궤테(Goethe, 1749-1832)는 그의 <시와 진실> 제3부에서 “한 작가의 작품 속에는 그의 엄격한 오성, 순진한 감성, 활발한 구상력,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훌륭한 관찰, 각종의 차이에서 오는 특색 있는 묘사가 있다”고 했다. 그는 에서는 “작가의 문체는 그의 내적인 자아의 참된 표현”이라고 했다. 괴테는 누구든지 명석한 문체를 쓰려면 우선 그 정신을 명석하게 해야 하고, 위대한 문체를 가지려면 우선 그 자신이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만이 위대한 문체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괴테의 주장은 ‘인격을 문학의 발달 원리(The Principle of Literary Growth)’로 보는 관점과 일치한다.


프랑스의 작가 뷔퐁(G. L. L. Buffon, 1707-1788)은 “문(文)은 곧 인(仁)이다”라고 하였으며 헌트는 “사람은 문체다(The man is the style)”라고 말함으로서 문학과 인격과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인격 문제는 문체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에 다 적용된다. 프랑스의 미학자 골티에(Paul Gaultier)는 그의 에서 “예술작품이 그 양식에 의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준다면 그것은 무엇보다도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했다.

우리는 다음 시에서 어떻게 한 시인의 감정에 우리가 동화되는지를 살필 수 있다. 어떻게 시인의 내적 세계가 파악되며 다시 그 세계에서 태어나는 정서를 감득함으로서 우리 속에 글쓴이의 인격을 부활시킬 수 있는지 느껴보자.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 손으로 하시는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가 없고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 말씀이 세계 끝까지 이르도다
하나님이 해를 위하여
하늘에 장막을 베푸셨도다.
해는 그 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고
그 길을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 같아서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까지 운행함이여
그 온기에서 피하여 숨은 자 없도다

(시편 19:1-6)

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사유 방식은 하나님 중심적 세계관을 형성하게 한다. 세계나 우주는 우연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창조주의 계획 속에 질서를 따라 존재하며 인간 역시 그의 피조물이라는 인간관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시를 통해 해와 하늘과 궁창과 밤과 낮의 질서와 조화에 대한 미감을 공유하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자연은 하나님의 권능의 상징성이며 하나님의 속성의 은유적 표현일 뿐이며 하나님 자체는 아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존재 없이는 자연이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았으며 자연은 그분의 사랑의 결과일 뿐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인 스스로 하나님에 대한 그의 인격을 자연을 통해 형상화함으로서 우리들의 인격을 그와 같은 정서로 감동시킴과 동시에 확대시켜 준다. 이처럼 우리가 문학 작품에서 경험하는 정서는 그것을 쓴 작가가 경험한 정서와 동일한 차원인 동시에 우리 각자에게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것이다.

-송영옥 박사는

<한국수필>에서 수필로, <문단>에서 단편소설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국제 PEN클럽 정회원이다. 창작집으로는 <미운 남자>, <하늘 숲>, <해지는 곳에서 해 뜨는 곳까지>, <閃 囚구를 떠돌고 쏀덛>,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와 영한시집 , 그리고 문학이론서 <기독문학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세종대,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경북대 대학원에서 헨리 제임스 전공으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7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Y's Man International에서 국제여성부장(International Director for Y'Menettes)을 두 차례 역임했고, 신문·잡지의 연재계약으로 전 세계 60여 나라를 여행, 문화 예술 기행을 했다. 현재 대신대에서 기독문학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