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러신학교 리처드 마우 총장. ⓒ고준호 기자

최근 방한한 리처드 마우 풀러신학교 총장이 성도들의 ‘수평이동’ 현상을 현대인들의 ‘소비자주의’와 관련해 해석했다.


‘오늘의 현대인의 예배: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청년 및 일반 성도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마우 총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구도자 예배’와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여러 현상들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마우 총장은 현대인들이 ‘여러 종교 중 기독교’를 선택하는 것을 넘어, 기독교 내에서도 수많은 특성을 가진 교회 중 한 곳을 선택하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이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1880년대 언더우드가 한국에 왔을 때, 이전에는 한국의 어떤 곳에서도 존재하지 않았던 선택을 의도적으로 소개했고, “한국인들의 삶에 그러한 ‘소비주의’의 도래는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파할 수 있었던 큰 축복”이었기 때문이다.

마우 총장은 그러나 “하지만 최근에는 종교 선택의 여지가 지나치게 많다”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에 관한 하나님의 손길에 반응해왔던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교회에 다닐 것인가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에서의 여러 흐름들을 설명했다. 미국인들은 더 이상 전통이나 교리체계에 대한 신봉으로 교회를 다니지 않고, 여러 예배나 교회구성원들로부터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충족시킬 때까지 ‘이리저리 둘러본다(shop around)’는 것이다. 그는 “나는 근본적으로 내가 믿고 있는 것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단지 브랜드만 바꾼 것입니다.”라는 한 미국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브랜드 충성심’은 없으며, 그들이 그 교회에서 즉각적인 필요를 만족할 수 없으면 또 다른 교회를 둘러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우 총장은 이러한 현상의 위험성에 대해 “‘둘러보기’는 한 곳에 헌신하고자 하는 노력을 방해한다”며 “둘러보기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원해서 진정으로 알맞은 교회를 찾아다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즉각적인 영적 욕구에 지나치게 집중해 특정 교회공동체에 열심을 다해 헌신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마우 총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바람직한 예배의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구도자 예배’와 같은 새로운 형식의 예배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그러한 형식 속에서도 헌신된 마음이 양육되고, 전통의 추억이 보존되는 공동체로 기능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면서, “교회는 문화적인 방식으로 하나님의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달해야 하지만, 예배 장소에 들어갔을 때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세상의 모든 소음들이 사라져버리는 공간으로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우 총장은 한국교회 초기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웠던 교회들의 연합체인 언더우드자매교회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움에서 주강사로 초청된 자리에서 첫날인 30일 강연을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마우 총장은 이번 심포지움 둘째날인 31일 오후 2시에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오늘날 개혁교회의 목회-전통과 변화’를 주제로 첫날에 이어 강의하며, 앞서 오전 10시에는 연세대에서, 오는 4월 1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서울장신대에서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을 주제로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