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옥 박사.

<문학이란 삶이라는 현실성 위에 존재한다. 기독문학은 삶이 무엇인가를 의식 깊은 곳에서 느끼고 경험하기를 원하는 인간을 위한 문학이다. 성찰하고자 하는 인간에게 미적 아름다움을 통해 자유를 주고자 하는 것, 이것이 기독문학의 기능이다.>


나는 기독문학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인간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독문학이란 순수한 공기와 빛이 들어가게 하는 언어로 씌어진 문학이다. 그 언어가 생명력이 있어 인간에게 참된 자유를 부여할 수 있는 문학이다. 언어의 생명력이란 작가의 상상이 상상의 근원인 하나님을 향해 열려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는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저희가 대답하되 우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 남의 종이 된 적이 없거늘 어찌하여 우리가 자유케 되리라 하느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죄를 범하는 자 마다 집에 거하지 못하되 아들은 영원히 거하나니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케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하리라 (요한복음 8:32-36)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문학의 기능은 ‘실용적인 것’과 ‘쾌락적인 것’, 그리고 문학의 쾌락성과 교훈성의 조화로서 ‘이 둘을 겸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웰렉과 웨렌은 “쾌적한 것(dulce)과 유용한 것(utile), 이 둘을 동시에 정당하게 판단하는 방법으로 예술의 기능을 설명해야한다”고 했다. 문학 기능의 쾌락성이란 육체적이고 관능적이고 탐미적인 의미만은 아니다. 아름다움과 즐거움인 동시에 그것은 감동을 통해 정화작용(purification)을 거친 가치를 말한다. 정신적인 즐거움이며 미적인 쾌락이다.

기독교인의 이상적인 모습이 성화라고 할 때,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는 거룩함과 진지함에 반대되는 인간적 정서로 생각하기 쉽다. 다음 장의 ‘한국의 기독문학의 현주소’에서 논의하겠지만 인간적인 것은 저속한 것이며 죄악이라는 고정관념이 이 땅에 기독문학을 피우지 못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성서는 미(美)가 하나님의 속성이며, 기쁨이 구원받은 사람의 삶의 완성인 것을 보여주며 이 아름다움이 곧 자유의 속성인 것을 나타낸다.

여호와는 나의 빛이며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오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 나의 대적 나의 원수 된 행악자가 내 삶을 먹으려고 내게로 왔다가 실족하여 넘어졌도다 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하며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할지라도 내가 오히려 안연하리로다 내가 여호와께 청하였던 한 가지 일 곧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나로 내 생전에 여호와의 집에 거하여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앙망하여 그 전에서 사모하게 하실 것이라 (시편 27: 1-4)

이 시는 미가 곧 하나님의 속성인 동시에 미를 구하는 것이 인간의 소망임을 보여준다. 시편 90:17절에도 “주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임하소서”로 돼 있고, 스가랴는“그의 선하심과 아름다움이 어찌 그리 큰지요(슥 9:17)”라고 감탄했다. 이외에도 “거룩한 아름다움으로 여호와를 경배하라”, “거룩한 아름다움을 찬양하라”, “네 형 아론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지어서 영화롭고 아름답게 할지니”(출28:2) 등을 통해 미가 거룩함의 속성과 같은 것임을 보여준다.

아름다움과 함께 성서는 즐거움을 찬양한다. 즐거움과 기쁨과 같은 동의어들은 시편의 주요 주제들이다. 시편 16편의 기자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내게 줄로 재어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 이러므로 내 마음이 기쁘고 내 영광도 즐거워하며 내 육체도 안전히 거하리니… 주께서 생명의 길로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기쁨이 충만하고 주의 우편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 (시편 16:6-11)

문학이란 삶이라는 현실성 위에 존재한다. 기독문학은 삶이 무엇인가를 의식 깊은 곳에서 느끼고 경험하기를 원하는 인간을 위한 문학이다. 성찰하고자 하는 인간에게 미적 아름다움을 통하여 자유를 주고자 하는 것, 이것이 기독문학의 기능이다.

호메로스는 그리스 문학에 대해 시인이 문화적으로 물려받은 지식의 주요 원천이 되는 사회와 시대적으로 일치하고 있다고 했다. 쉘리의 표현을 빌면 시인은 “공인되지 않은 입법자들”이다. 시인의 의식세계는 그 당시의 모든 지혜와 지식의 저장소라는 뜻이다.

한국의 현대 문학기라고 할 수 있는 개화기 이후 1세기 동안은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시기였다. 현대 문학사의 작가들이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간에 그들의 작품이 기독교적 요소를 담고 있다는 전제는 너무나 당연하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문학이란 전력적 의미이며 서양의 기독교 문화에서처럼 한국의 문학은 곧 기독문학이 될 수도 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고 본다.

- 송영옥 박사
‘한국수필’에서 수필로, ‘문단’에서 단편소설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국제 PEN 정회원이다. 수상집 ‘미운 남자’, ‘하늘 숲’, 영한시집 ‘The Womb of Life(자궁의 그림자)’와 세계 문화 예술 기행집 ‘해지는 곳에서 해뜨는 곳까지’, ‘이 지구를 떠돌고 싶다’, 문학에세이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가 있다.

세종대,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영문학을 수학하고 경북대 대학원에서 헨리 제임스 전공으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7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Y’s Man International에서 국제여성부장을 두 차례 역임했고, 전 세계 60여 개국을 돌며 문화 예술 기행을 했다. 현재 대신대에서 기독문학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