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스티븐스 교수는 “깊이있는 영성과 음악을 추구하라”고 조언했다. 맨 오른쪽이 제임스 스티븐스 교수.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내 맘에 사랑 없으면/ 내가 참 지식과 믿음 있어도 아무 소용 없으니/ 산을 옮길 믿음이 있어도 나 있는 것 모든 것 줄지라도 나 자신 다 주어도…” –‘내가 천사의 말을 한다해도’의 가사 中


한국에서 복음 성가곡으로 널리 애창되고 있는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사랑 없으면’, ‘사랑은 영원하네’라는 제목으로도 불림)의 작곡자 제임스 스티븐스(James M. Stevens) 교수(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in Louisville, 교회음악과)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선민음악이 주최하는 ‘폭발! 교회음악 세미나’에서 강의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한국교회의 음악지도자들이 겸손한 마음으로 사역하길 바라고, 전통예배와 현대예배가 균형을 맞춰 드려졌으면 좋겠다”며 “음악적 형태면에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시도하는 동시에 실력을 연마해 깊이 있는 음악과 영성을 표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는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가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이 곡을 작곡하게 되셨나요?

“1990년도에 어느 교회음악 관련 세미나의 워크샵에서 갈보리 십자가에 대한 찬송가를 불렀어요. 그리고 같은 주제로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십자가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고린도전서 13장이 떠올랐어요. 고린도전서 13장을 보면 반복적인 이야기가 계속적으로 등장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죠. 그 후 작곡자 조셉 마틴(Joseph M. Martin)이 편곡을 도와줘 오늘의 형태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 곡은 미국보다 한국에서 이 곡을 널리 애창되고 있는데, 스티븐스 교수님은 최근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여러 출판사, 음반사에서 악보와 음반을 제작하고 다양한 공연 및 결혼식장에서 연주되어 왔다는 사실을 저도 최근에서야 알게 됐어요. 왜냐하면 한국에서 정식 라이센스 계약이 되거나 로열티 지불이 된 기록이 없기 때문이죠. 2006년 여름에 한국에서 허가 없이 편곡되고 불법으로 출판 및 음반 제작된 사실을 웹상에서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마치 초콜릿과 쓴 약을 함께 삼킨 것 같은 기분이었고 큰 충격과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네요. 작곡의 과정 가운데 각고의 노력 끝에 얻게 된 열매일텐데요. 작곡은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먼저는 성경을 보며 묵상하면서 하늘의 영감을 얻으려고 기도하죠.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라는 곡도 성경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작곡자에게 영감이 10%라면 90%는 열정과 고민으로 채워집니다. 곡의 부분부분마다 느껴오는 영적인 감흥을 한 단계씩 점검하면서 각고의 노력을 투입합니다. 좋은 곡이 나오려면 첫째는 성경이지만 두번째는 작곡자의 열정과 고민입니다.”

-어렵게 작곡하신 곡인데 한국교회에서 저작권에 대한 로열티 지불 없이 무분별하게 불리는 등 한국교회가 여러 가지 면에서 반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음악지도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먼저 하나님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사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전통예배와 현대예배에 종사하는 사역자들이 서로 균형을 맞춰 교회 안에서 잘 동화되길 바랍니다. 음악적 훈련도 좀 더 철저히 해 실력 있는 사역자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피아노 편곡이나 반주를 포함한 음악적인 면에서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적인 곡’들을 선택해 부르기를 권합니다.”

-요즘 미국 교회음악의 동향은 어떤가요?

“미국교회에서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통예배와 현대예배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죠. 물론 서로 잘 협력해서 발전적인 모델을 이루는 교회들도 있고요. 서로의 영역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투쟁적인 모습도 있습니다.”

-서로 협력해 발전적인 모델을 이룬 미국 교회의 사례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특정교회를 예로 들 수는 없지만 먼저 교회에서 목사님들이 음악을 담당 사역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좋은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목회자와 음악사역자 간에 대화가 필요하죠. 또 전통적인 교회음악을 전공한 이들과 현대적인 교회음악을 전공한 이들의 대화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대화가 풍성한 교회가 좋은 모델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덧붙이실 말씀이 있다면.

“무엇을 하든 ‘깊이 있게’ 하길 바랍니다. 음악사역자들이 충분한 준비없이, 교육과 훈련없이 사역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좀 더 깊이 있는 훈련과 영성, 교육을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