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故 강원용 목사의 유품들을 보고 있다. 왼쪽 뒷편에는 강 목사의 개인문고가 설치돼 있다. ⓒ고준호 기자

“정의가 없는 사랑은 하나의 감상주의며 사랑이 아닌 겁니다. 그렇다고 사랑이 없는 정의도 결국 부정이 됩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사랑, 그 사랑은 하나의 정의라는 도관을 통해서, 정의가 실현되어야 할 세상 구석구석으로 들어가 현실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강원용 목사의 어록 中)


지난 16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여해가 띄우는 희망의 편지’란 주제로 故 여해 강원용 목사 개인문고 설치 기념 전시 개막식이 열렸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사단법인 여해강원용목사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사회 저명인사 개인문고 설치사업의 일환으로 강 목사의 생전 애장 도서 5,173권이 4층 인문과학실 개가 자료실에 비치된 것을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주최측은 이번 전시에 대해 “대한민국의 현대사, 그 격동의 현장에서 행동하는 지성의 삶을 살아 온 강 목사의 뜻을 기리고자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시장에는 강 목사의 저서 <역사의 언덕에서 1-5권>(한길사), <중간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현암사), <내가 믿는 그리스도>(대한기독교서회) 등이 전시됐고 책에서 발췌된 인상적인 텍스트, 사진으로 엮어진 내레이션을 담은 시각적 조형물들이 설치됐다. 또 문화예술 공동체(CCF, Creative Christian Fellowship) 회원들이 만든 영상인 ‘여해가 띄우는 희망의 편지’가 상영됐다.

강 목사의 개인문고가 설치된 4층 인문과학실에는 강 목사의 친필 원고와 친필 수첩 등의 유품과 <새시대의 건설자>(1949), <빈들에서>(1993), <믿는 나 믿음 없는 나>(1998), <역사의 언덕에서>(2003) 등 강 목사의 수상집과 자서전이 전시됐다.

개인문고는 미국 뉴욕 유니온신학교 시절 공부했던 신학 원서와 일본 동경 명치학원에서 공부했던 일본어 서적, 사회운동을 하며 탐독했던 철학책, 곳곳에서 기증받은 서적들로서 정치, 교육, 종교, 예술, 신학, 철학, 언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강 목사의 손때가 묻은 서적들을 접할 수 있다.

여해강원용목사기념사업회 측은 “기념사업회 측에서 장서들을 보관하려고 했으나 중앙도서관 측에서 개인문고 설치를 먼저 제안해 왔다”며 “많은 이들이 고인의 장서를 접하고 역사의 언덕에서 우뚝 선 거목과도 같은 고인의 ‘영과 지혜’를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해강원용목사기념사업회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평화와 화해를 위한 종교 간의 협력을 비롯한 사회 각 영역에서의 대화운동에 헌신한 여해 강원용 목사의 유지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