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대 역사신학 라은성 교수(eunra.com)

1.1.1. 영지주의자들


1.1.1.1. 케린투스

“사도 요한이 쓴 서신들을 읽다 보면, 특히 요한 1서 4:2, 즉 ‘하나님의 영은 이것으로 알찌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에서 보면, 그리스도의 육체로 오신 것을 부인하는 자들이 당시에 있었다는 말이잖아요. 즉 이 말씀은 가현설을 주장하는 자들에 반대하여 경고하는 말씀임을 알 것입니다. 이렇게 성경은 이미 영지주의자들이 영적 진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음을 엄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영지주의에 속한 자들은 또한 천년왕국설, 즉 종말에만 관심을 갖는 자들이기도 합니다. 1세기 말에 나타난 ‘케린투스’라는 자가 있었습니다. 변증가 이레니우스에 의하면 그는 최상의 존재가 세상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최상의 하나님에 대해 무시하려는 능력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이, 즉 7명의 천사들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조된 인간은 신의 형상을 가졌다고 합니다. 최상의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능력은, 즉 덕은 세례 시에 요셉과 마리아의 아들인 예수님에게 부어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억지 주장은 결국 영지주의자들이 말하는 ‘이온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자들은 결혼과 자녀들을 낳는 것은 사탄의 일이고 사악한 일이라고 합니다. 결혼을 사악한 일이라고 보는 것은 육적인 것을 생산하기 때문이죠.”

“교수님! 그럼 영지주의가 종말론과 관련을 맺고 있군요? 최초의 종말론자들이 ‘몬타누스파’라고 들었거든요? 그렇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제가 4.2.5.1.1.에서 터툴리안을 설명하면서 간략히 설명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터툴리안이 후에 몬타누스파로 개종한다고 하면서 말이죠.”

“아! 예~ 기억납니다. 감사합니다.”

1.1.1.2. 사투르니누스

“바실리데스와 동시대 인물인 사투르니누스(Saturninus 또는 Saturnilus, 117~138)에 대해서는 히폴리투스가 쓴 『이단논박』의 16장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순교자 ‘사투르니누스’와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교수님! 순교자 사투르니누스는 처음 듣는 이름인데 누구인가요?” 이상영씨가 질문한다.

“아, 예.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제 실수입니다. 순교자 사투르니누스는 245년 로마감독 파비안의 파송을 받아 프랑스 고올 지방에서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그래서 그 지역 최초의 감독이 되었죠. 그곳에 기독교인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온 이후 날로 성도의 수는 늘어만 갔습니다. 대부분이 이교도인 그곳의 주민들은 그의 활동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그가 이교의 신전 앞을 지나가는데 무리들이 그를 보고선 자신들의 신들에게 희생제물을 드리라고 위협했습니다. 그러자 사투르니누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저는 오직 한 분 하나님 외에는 경배를 드리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신들이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왜 두려워해야 합니까?

▲황소에게 매여 끌려가는 순교자 사투르니누스
“이 말을 들은 군중들은 그를 황소에 매어 신전 앞으로 끌고 갔습니다. 황소에게서 그의 온몸은 찢어지고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그런 후 그의 시신은 거리에 내팽겨졌습니다. 그러자 경건한 두 여인이 그 시신을 한적한 곳에 고이 묻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야말로 위대한 순교자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귀하신 분과 지금 우리가 다루는 인물과 혼동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다시 영지주의자 사투르니누스로 돌아갈까요?”

“영지주의자 사투르니누스는 시리아의 안디옥 출신입니다. 그에 의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한 아버지가 천사들, 본질들, 또는 능력들을 창조했습니다. 그리고 7명의 천사들에 의해 세상과 사람이 창조되었습니다. 그래서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우리들의 형상과 모양은 천사들의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모습이 지렁이에 지나지 않지만 위로부터의 ‘생명의 광채(scintillation)’로 인해 인간은 활력을 갖게 되었답니다. 천사들에 의해 두 종류의 인간이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는 선한 영적 인류이고, 다른 하나는 악한 지상적인 인간입니다. 이렇게 인간에 대해서 두 종류의 인간임을 말한 자는 사투르니누스가 처음입니다.”

“그는 또 하나님께서 태어나지 않고, 형상을 가지지 않은 구세주를 사람인 것처럼 하여 보내셨다고 하면서 가현설을 주장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구세주는 사람들을 사악한 유대인의 하나님에게서 떠나도록 하기 위해 와서 자신을 믿는 자에게 구원을, 즉 생명의 광채를 되찾아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의 사상을 다시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성부와 세상 간에 다소간 타락하기 쉬운 중개자의 하강하는 사슬의 개념; 이러한 것을 ‘시대’라 번역되는 헬라어의 어원을 가진 ‘이온들(aeons)’은 신과 같은 영적 실재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유대인들의 하나님과 천사들은 타락하고 기본적 이온들이고 그 가운데서 선한 이온이 그리스도이다.
(2) 영적 세계와 물질적 세계간의 이원론이 이런 사슬에 포개진다. 영적인 실재인 이온들은 선하거나 악할 수 있지만 물질세계는 악한 이온들의 산출이고 그 자체는 악하다.
(3) 특별히 구원에 대한 이러한 영지주의적 개념은 육체적 감옥으로부터 구현된 인간 영혼들의 자유와 성부에로의 귀환을 의미한다. 하지만 신약성경과 너무나 다른 이 개념은 육체의 부활만 아니라 영혼의 생존을 필요로 한다.


국제신대 역사신학 라은성 교수(eunr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