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삼회장 “기독NGO 신앙고백 회복해야”

박상미 기자 입력 : 2005.07.06 05:57

[기획]기독NGO의 정체성 되찾기2-월드비전 박종삼 회장

▲월드비전 박종삼 회장 ⓒ송경호 기자

한국 현대사 속에서 한국교회의 급성장은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그리고 그 교회는 자체 성장에 있어 엄청난 성과를 이뤘을 뿐 아니라 시민사회운동을 주도하며 사회 변화도 이끌어왔다. 그러나 현 기독NGO들은 시대 변화에 올바로 대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앙적 정체성마저 퇴색되며 국민들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


본지는 이같은 현실에서 한국 기독NGO의 정체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그 두번째로 월드비전 박종삼 회장을 인터뷰했다.

박종삼 회장은 기독NGO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내부적인 '신앙고백'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교회와의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공동 목적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개발구호NGO(이하 기독NGO)의 경우엔 일반 이념운동을 하는 NGO들과는 대북관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북한주민들의 인권 및 선교와 남북통일을 위하는 기독NGO운동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남북문제에 대해 지난 50년동안 한국교회가 복음적 차원에서 연구하고 기도하고 토의했는가를 묻고싶습니다. 함구했거나, 아예 말하지 않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돕는 단체를 보고 어느곳은 옳고 어느곳은 그르다는 식의 판단논리가 교계내에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월드비전은“하나님이시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에 대한 대답을 구하면서 북한에서의 일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북한의 굶주림에 허덕이는 어린아이들을 보며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고 계실까요? 북한을 돕는다 해놓고 식량을 무기화하고 인도주의적 이념과 복음을 무기화하는건 허락할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 무엇일까요? 저희는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북한의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생존권리, 최소한 굶어죽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인권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통일이 되었을때 교회에게 물어올 것입니다“우리가 굶주려 죽어갈 때, 당신들은 먹을 것이 풍족하여 많은 음식물을 쓰레기로 버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갈 때, 당신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로서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70년대 한국교회와 기독NGO의 협력 또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활발했습니다. 오늘날 기독NGO와 교회와의 협력은 어때야 합니까?

“모든 기독NGO의 궁극의 존재목적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의 존재목적 역시 인간의 영적 구원과 함께 땅 끝까지 이르러 예수님의 증인이 되는 것이라 믿습니다. 따라서 기독NGO와 교회의 존재목적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월드비전과 같은 기독교 구호개발NGO는 특별히 봉사의 기능을 위탁받은 교회 선교의 특별한 기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말씀의 선포에 중점을 두는 만큼 디아코니아 사회봉사는 이에 비해 조금 부수적인 것일 수 있으며, 또한 영적 기관으로써 전쟁, 재난, 빈곤, 기아 등 특수한 상황에서 전문적 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21세기의 선교사역지는 모든 선교단체나 기관의 동역체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개교회주의, 개교단주의를 탈피하고 교회합동의 패러다임 하에 교회와 기독교구호개발NGO들이 선교동역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교회는 말씀의 전파와 함께 기독NGO들의 기독교적 소명을 끊임없이 일깨워줘야 하며, 기독NGO들은 봉사선교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공동 목적인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 월드비전 박종삼 회장 ⓒ송경호 기자
-과거 시민운동에 앞장섰던 기독NGO들은 정치적인 권력을 떠나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성경적 가치관에 근거한 새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었기 때문인데, 오늘날 기독NGO는 이 같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까?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대는 냉전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대와는 전혀 다른 비전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민주화를 이루어낸 한국사회는 더욱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비전은 우리의 세계를 제한하고, 분열시키는 여러 장벽들을 뛰어넘어서 모든 사람들에게 더 안전하고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비전이어야 합니다.

기독NGO야말로 이러한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가난하고 억눌린 자들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 즉 성경에 근거한 실천적 가치로서의 생명 운동 또는 나눔의 실천입니다. 이제 기독NGO들은 생명의 운동, 나눔의 실천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빈곤과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해서도 눈감지 않도록 생명과 나눔의 실천을 일깨우는 것 또한 기독NGO의 몫일 것입니다.

이미 많은 기독NGO들이 이런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의 결과가 잘 보이지 않고 요란하게 알려지지 않더라도 기독NGO들의 소명감 넘치는 노력은 우리들 마음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상을 바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독NGO의 역사는 외국에 비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에서 섬김의 사역은 크게 확장되고 성장됐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한국의 기독NGO를 평가해주십시오

“전체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를 보는 눈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찾아가는 발... 이런 노하우가 많이 축적됐습니다.

특히 북한과 같은 반기독교 국가들에서의 기독NGO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월드비전은 북한에서 직접적인 복음전도를 하지 못하지만 소명을 가지고 행동으로 보여줬습니다. 월드비전의 기본 신앙고백이 '예수님을 따라 개인을 변화시키고 사회변화를 변화시켜 예수님을 증거 하는 것'인데, 이런 문구를 보고도 북한은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오늘날 기독NGO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지만, 다양한 만큼 기독교적 역량이 분산되거나 신앙적 정체성이 약화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교회가 만든 기독NGO인데도 불구하고 교회로부터 독립한 기독NGO가 사회로 뛰어들면서 세속화 되고, 반면에 교회와는 점점 더 멀어지면서 기독교적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됐습니다. 또한 교회도 자신들이 만든 단체임을 잊어버린것 같습니다. 사역이 국제화되고 자라다 보면 자아도취나 교만 자만에 빠질 수 있고, 소명을 잃고 세속한 사회에서의 NGO들과 같이 행동하게 됩니다.

결론은 다시 교회와 함께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월드비전 안에서는 10 여 년 전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고, 직원들의 신앙훈련조차 소홀히 하지 않으려 합니다. 다시 교회와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회복해 선교현장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합니다.”

-기독NGO들의 신앙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교회와의 새로운 관계정립은 곧, 우리안의 신앙고백이 확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주기도문에도 나오듯이 그분의 뜻은 땅에서도 이뤄져야 하는데 그 분의 자녀 된 우리들이 우리의 형제요 자매된 자들을 돕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독교의 복음에 입각해서 생명을 사랑으로 섬기면 그렇게 하고자 하면...어디든 달려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발걸음을 금할 법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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