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환자 치료 연구에 평생 동안 헌신한 황교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정진석 대주교)

"향후의 연구 방향 설정에 많은 도움과 가르침이 되었습니다"(황우석 교수)

생명윤리에 대한 종교인과 과학자의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정진석 대주교(서울대교구)와 황우석 교수와의 만남이 15일 서울대교구청 주교관 정진석 대주교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성체줄기세포의 가능성, 난치병 환자 유래의 체세포 핵이식 기술에 의한 줄기세포 생성 방법을 비롯하여 다양한 줄기세포의 유도 방법과 그들이 각각 지니고 있는 임상의학적 장단점 및 생명의 시작과 여성 난자 사용에 대한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먼저 정진석 대주교는 지난 6월 11일 국내 주요 일간지에 배포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인간 파괴를 전제로 하는 행위" 라는 내용에 대하여 이는 황 교수 연구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배아 즉 수정란과 같은 생명을 복제해 치료에 활용하겠다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우석 교수는 이에 대해 난치 환자로부터 직접 얻은 피부세포를 체세포 핵이식이라는 기술로 유도한 서울대 연구팀의 줄기세포는 난자와 정자의 결합이라는 수정의 과정을 일체 거치지 않았으며, 또한 착상의 가능성이 전혀 없어 생명으로 발전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대주교는 "첨단 과학 연구는 종종 기존의 윤리 규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이 분야는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사회적 책임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 강조되는 부분"이라며 무엇보다도 열린 자세를 지니고 사회의 우려와 권고를 최대한 수용하고 존중할 것을 당부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만남 이후 황 교수는 정 대주교의 풍부한 과학적 지식과 과학자에 대한 따뜻한 이해에 깊은 존경을 표시하면서 향후의 연구 방향 설정에 많은 도움과 가르침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또 나아가 앞으로도 연구의 진행 상황에 따라서 대주교님을 자주 찾아 뵙고 자문을 구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