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선교회 김한식 목사

한사랑선교회 김한식 목사는 최근 <교회와 시국에 관한 성명서>를 내고, "한국 개신교회의 원로 지도급 목사들에 대해 복음 선포나 선교활동에 있어 그 내용이 집권층의 구미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하려는 불온한 책동이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는 바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얼마전 자유공원(동인천 소재)에서 맥아더 동상 철거 반대집회를 갖고자 했으나 집회 신청이 수락되지 않자 본 집회 장소로부터 약 500여미터 떨어진 인성여자고등학교에서 집회를 갖는 헤프닝을 겪었다.

그는 21일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목사들 중에서 집회 참석 전 정부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집회 참석을 꼭 해야겠느냐?' '몇명이 가느냐?' '안갈 수는 없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심지어는 어떤 목사는 집회에 참석할 뜻을 굽히지 않자 신원을 알 수 없는 자에게 미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목사들이 정치인들이냐?"며 "목사들은 비정치인들이다. 그런 전화를 받고, 혹 미행이라도 당하면 목사들이 위축돼 여러가지로 그같은 모임(집회)에 참석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김 목사는 "기독교 연합체의 대표는 정부 관계자로부터 그런 집회(맥아더 동상 철거 반대 집회)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며 기독교 지도자들에 대한 정부의 압력의 정도를 가늠케 했다.

한편 그는 "대한민국에 집회,결사의 자유가 없느냐?"며 "맥아더 동상 철거를 운운하는 이들에게는 집회를 허가해 주고, 반대한다는 이들에게는 허가를 안해준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김 목사는 끝으로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자는 것은 연방제로 가자는 말과 다름이 없다"며 "저들이 노리는 것은 연방제 수순을 밟는 것이다. 한반도를 공산화 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인천기독교총연합회(총회장 서명섭 목사)와 인천성시화운동본부(본부장 최성규 목사) 주최로 약2,000여명의 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시민회관에서 열린 '맥아더 동상 철거 반대집회'에는 그러한 압력이 전혀 없었다고 집회 관계자가 밝히기도 했다.

최성규 목사의 비서 김영진 전도사는 "집회 전 정부 관계자로부터 압력을 받은 적이 있는가"란 기자의 질문에 "그런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당시 행사 준비위원이기도 했던 김 전도사는 "인천 시장은 당시 집회가 끝난 뒤 식사 장소에 찾아와 이같은 집회를 열어준 데에 고맙다"며 "동시간 다른 곳에서 행사가 있어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는 말까지 남겼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11일 당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어달라는 두 신청서가 접수됐다"며 "민중연대에서 맥아더 동상 철거집회를 황해도민회에서 맥아더 동상 철거 반대집회를 열어달라고 신청서를 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서로 상반되는 성격을 띤 집회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는 것 그리고 민중연대가 집회신고를 먼저 한 것 등을 이유로 민중연대의 집회 신청을 받아들이고, 황해도민회의 신청을 반려했다"고 밝히며 특정 목적으로 맥아더 동상 철거 반대집회 신청을 반려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