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티리오스 트람바스 대주교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정교회 한국대교구(대주교 소티리오스 트람바스)가 올해로 정교회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에 영적 지도를 요청한지 5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세계 3억 정교회의 수장인 바르톨로메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22일부터 27일까지 방한한다.


정교회 한국대교구는 20일 오후 대교구청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의 방한 소식을 알렸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23일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특별강의를 발표하고 명예박사학위를 수여받을 예정이며 이와함께 서울 아현동 성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열리는 대영광식 참여한 이후 문화관광부 장관, 서울시장, 미국·터키·독일·로마 교황청 대사와 접견한다.

또 24일 노무현 대통령과 문화관광부 정동채 장관과의 면담을 갖고 27일까지 울산성당 축성식, 춘천 정교회 사회복지관 개관식 등 한국 정교회가 마련하는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바르톨로메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그리스 출생으로 1961년 사제가 된 이후 1991년 제270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 총대주교로 임명됐다. 올해 세번째 방한으로 1995년과 2000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1900년 러시아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된 한국 정교회는 러일전쟁으로 선교사들이 추방당하자 일본정교회에 소속됐다가 한국전쟁 후 1955년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의 관할에 들어가 현재에 이르렀다.

정교회 한국대교구는 대교구 승격 1주년이자 콘스탄틴노플 사목관할 50주년을 기념, 경상남도에 위치한 울산성당 축성식과 강원도에 위치한 춘천 정교회 사회복지관 축성식과 축하연 및 만찬을 개최한다.

이번행사에는 정교 국가 대사들과 해외 각국 대사를 비롯한 국내외 귀빈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새로 축성되는 성당건물은 그리스 선박회사 주주들의 협조로 건립됐다.

훈천 정교회 사회복지관은 지역주민 1,000여명의 노인들의 복지에 기여하며 아울러 한국정교회 청소년들 위한 특별세미나 및 수련을 위한 회관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지관의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오는 8월에 “미국정교선교센터 (OCMC)”의 협조로 청소년들을 위한 영어교육을 중점으로 구성된 “여름캠핑” 프로그램이 실시된다.

한국정교회는 과거 50년간의 수많은 고통의 시절을 겪어 왔다. 러일전쟁이 발발하면서 일본인들에 의해 초대 러시아 선교사들은 한반도에서 추방당했고, 1910년 1945년 사이에 발생한 일본인의 한국인에 대한 식민정책으로 갖은 고난을 겪어야 했다.

36년간의 식민생활을 자행한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정교인들은 그들의 적으로 간주하여 고문과 감금을 서슴치 않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볼세빅 혁명으로 러시아 정교회 주교회의는 1921년 한국정교회를 일본도쿄 정교회 주교의 사목관할을 받도록 결의하게 되었다.

물질적 어려움은 정신적 고통 못지않게 치명적인 위험에 봉착하게 된다. 일본 식민정책에서 해방을 맞게 되면서 한국정교회의 모든 재산은 한국정부에 의해 적산으로 처리되고 말았다. 어려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한국전쟁시 유일한 정교회 사제인 알렉세이 김 신부는 납북되었고, 성당건물은 파괴되어 참담한 상태에 직면하였고 정교회 교인들은 생존을 위한 피난길을 남쪽으로 떠나야만 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에 생존한 정교인들은 서울로 모여 작은 정교회 공동체를 이루었지만 국내의 도움은 물론 외국 정교회와의 유대관계도 두절되어 고아처럼 홀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다.

이러한 고립은 결국 1955년 12월 25일 주님의 탄생일 축일에 당시 정교회-사제였던 보리스 문신부의 사회로 정교회 신도총회가 개최되고 이 총회에서 콘스탄틴노플 총대주청 소속으로 입적하여 총대주님의 영적지도를 받기로 결의하고 탄원서를 제출하게 됐다.

모든 정교회 총대주교들과 동등하고 아울러 선임자인 콘스탄틴노플 총대주교가 한국정교회의 탄원서를 받아주고 총대주교청사목관할 하에 위치하기를 승낙했다. 총대주교청의 첫 과업은 한국정교회의 재산을 적산목록에서 해제하여 본래의 교회재산으로 등록되도록 최선을 다 하는 것이었다. 이 결과 법정투쟁에서 승소해 모든 정교회의 재산를 정부로부터 되돌려 받게 되었다.

터전을 돼 찾게 된 한국정교회는 서서히 일어나 서울을 비롯하여 부산, 인천, 전주, 춘천, 양구지역에 선교사역을 전개하게 되었고 나아가 동북아시아를 위한 “총대교구선교재단”을 설립하여 한국정교회의 재정, 교육 및 수도생활을 위하여 큰 공헌을 세웠다.

지금은 유아원과 사회복지센터들을 건립하여 사회복지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신학교육면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일정한 교육을 실시하여 주일학교 교사자격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였고 일부 학생은 심도 높은 신학연수를 받게 하여 성직 품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