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홈스쿨을 시행하려면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은 직장 생활을 하지 않고 아이들과 붙어 지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생활이 유지되는, 즉, 어느 정도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가정이어야 홈스쿨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종종 나온다.


실제로 미 홈스쿨 변호협회(HSLDA, 1997)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0%가 고졸 이상의 교육을 받은데 비해 홈스쿨 부모의 88%가 고졸 이상의 교육을 받았다. 또 홈스쿨 가정의 소득 중간치인 5만 2천 달러는 다른 가정 소득의 중간치인 3만 6천 달러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게다가 홈스쿨 부모들은 전문직이나 기술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고 영업원, 고용점원, 서비스업 노동자, 반숙련 노동자나 미숙련 노동자인 경우는 적다. 우리나의 경우도 역시 홈스쿨 가정 수가 매우 적기는 하지만 홈스쿨 부모들은 대체로 학력 수준이 높고 경제적 지위도 중간 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미 홈스쿨 변호협회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일반 공립학교의 1년간 학생 1인당 경비가 5,325달러인 것에 반해 홈스쿨의 경비는 그것의 약 1/10에 해당하는 546달러에 불과했다고 한다. 즉, 홈스쿨 자체에는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홈스쿨과 관련해 더 중요한 것은 가정의 경제적 배경이라기보다 자녀의 교육에 대한 생각이다. 실제로 집안이 부유하지 않아도 부모의 가치관으로 인해 홈스쿨을 하는 경우도 많게 있다. 단 부모 중 한 사람은 아이들과 가까이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홈스쿨을 한다고 해서 부모가 직접 자기 아이들에게 모든 교과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홈스쿨을 하는 몇몇 가정이 각자 자기가 잘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을 돌아가며 가르치는 일종의 품앗이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또 일부 특별활동을 위해서는 외부의 교육기관이나 강사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야외 활동이나 수학 여행은 지역별 홈스쿨연합을 중심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김재웅 교수(서강대)의 '홈스쿨의 교육적 의미와 법률적 위상'(우리 집 아이들은 학교에 안 가요, 대화출판사, 2003)이라는 글 내용의 일부를 요약 정리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