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기독문화잡지들

늘어나는 기독문화잡지, 문화적 실천 욕구가 팽배해 있는 것.

질좋은 컨텐츠, 수준높은 마케팅 전략으로 살아남아야...

# “어렵지만.. 만들고 싶다."

큐티집, 목회, 신학 관련 잡지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기독 잡지계에서 ‘문화’라는 키워드로 잡지를 만든다는 것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에 상품을 내놓는 모험정신이 필요한 일이다.
‘감동, 문화, 치유’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삭막한 세대에 풍성한 정서를 제공했던 아담한 잡지 ‘낮은 울타리’는 따뜻함을 그리워하는 ‘정기구독자’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지금까지 꾸준한 사역을 해오고 있지만, 그 외 문화사역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프리즘’이나 광주지역 전남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규모로 만들어졌던 시사문화잡지 ‘보이스 21’, 낮은 울타리에서 만들었던 교회 이벤트 전문잡지 ‘큐’ 등은 취약한 경제구조로 인해 아쉬움속에 폐간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CCM 전문 문화잡지로 CCM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CCM LOOK'은 “시대의 요청에 맞는 영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이달, 돌연히 휴간을 선언했고, 기독종합문화잡지를 표방하며 음악, 문학, 연극,영화 등 다양한 기독문화를 다루었던 ‘브리드’ 역시 휴간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문화잡지들은 유가지, 혹은 무가지 형식을 띠고 계속해서 창간되고 있다. 2000년도 이후 창간되어 현재 발행되고 있는 문화잡지들을 살펴보면, 유가지로는 호산나 미디어에서 발행한 기독교 여성잡지 ‘레베카’, 일반 문화를 주로 다루던 ‘원'잡지에서 CCM전문잡지로 컨셉을 변경해 재발행된 ‘호산나’가 있다. 또한, 무가지로는 CCM관련 정보지인 '월간 CCM', 문화선교연구원의 ‘신앙과 문화’등이 어느정도의 유통망을 가지고 배포되고 있고, 정동교회 청년들이 만드는 ‘조율’, 호산나안의 카페인 ADzero의 동호인들이 만드는 “WATT' 등이 소규모로 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문화선교연구원의 최은호 목사(‘신앙과 문화’ 편집인)는 “그만큼 한국교회가 문화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문화적 실천을 하기 원하는 욕구가 팽배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직 문화잡지로써 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잡지들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컨텐츠가 제대로 잡혀져있지 않으면서 사명감이라는 이유를 대는 것은 옳지 않다.”며 좀 더 성숙하고 내실있는 잡지를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민수 팀장(원피닷컴 음반기획팀, ‘호산나’ 객원필진) 은 “좋은 의욕을 품고 당장 뭔가 전하고자 하는데, 기독교 서점에 가는 사람들이 극히 일부분이고, 그들의 경제사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 잡지사별로 의욕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며 “잡지는 확실한 구독연령층을 정해 온오프상에서 그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그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 각각의 특색을 살려..

아직 기독교계에는 성공적인 문화잡지의 표본이 나오지 않다는 것이 문화계 인사들의 중론. 그래서인지,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기독문화잡지들은 대부분 편집방향성과 생존을 위한 돌파구가 제각각이다.

* 낮은 울타리(발행인 신상언) => “끊임없이 세상을 따스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자 하는 부분과 기독교 문화로 세상을 관찰하고 대안을 제시, 치유까지 할 수 있는 부분, 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 편집을 하고 있다. 별책부록으로 ‘N 낮은울타리’를 내서, N세대들의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것?싣고 있는데, 부모님들이나 목회자들 N세대 당사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교회학교에서 굉장히 선호하고 있다.” (서정희 편집차장)

* 레베카(발행인 정미정) => “20-30대 크리스천 여성들을 위한 건강한 잡지다. 크리스천에 관한 것이면 어떤 것이든 구애받지 않고 소재로 삼는다. 우리는 일단, 재단이 좋고, 이번에 정미정 아나운서가 CEO로 영입되어 커다란 의욕을 갖고 다방면으로 홍보활동을 펼친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자들도 크리스천의 룰을 따라서 되도록이면 아름답고 건강하고 참신한 그런 기사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잡지의 매력은 일단 읽을꺼리가 많다는 것인데, 기자들만이 아니라 교수,작가,시인 등 여러 방면의 사람들이 글을 내고 있다.” (장휘경 편집차장)

* 호산나(발행인 김상현) => “씨씨엠 전문 매거진으로 국내, 국외 CCM을 소개하고, 워쉽 컨텐츠는 한국 다리놓는 사람들에서 감당한다. 일반 시장에도 배급되는 잡지이기에 CCM과 일반 문화를 80:20 비율로 소개하려고 한다. CCM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을 충족시키면서 하나님의 영적 흐름, 하나님의 섭리를 지면을 통해 요소 요소마다 알릴 것이다. 앨범 리뷰도 전문성을 갖춰 하고 말미에는 하나님께서 이 앨범을 어떻게 쓰실 것인가를 다룰 것이다. 하나님의 의가 각 꼭지별로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민수 음반기획팀장)

* 오늘의 크리스천 문학(회장 양왕용) =>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의 작품을 장르별로 다 들어가도록 편집하고 있고, 일년에 한번씩 문학상을 주고, 세미나를 갖고 있다. 교수가 회장이 될 때는 주로 비평중심의 잡지를 만들고, 목사가 회장이 될 때는 신앙중심의 잡지를 만들기 때문에, 교수, 목사가 돌아가면서 회장을 하도록 하고 있다. 기독문학의 수준이 하위레벨이어서 뚫어나가는 데 어렵고 정착이 잘 안되지만, 과도기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뜻있는 사람들이 무료 봉사로 만들고 있는 잡지다.” (이영지 교수, 명지대 사회교육원 문창과)

* 신앙과 문화 (발행인 임성빈) => “기독교 안의 문화잡지들이 상당히 대중적이라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기에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잡지를 만들려고 한다. 너무 수준이 높아 엘리트주의에 빠지거나, 너무 대중적이어서 새로운 실천을 하기에 약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잡지를 통해 교회가 문화적으로 고민하고 창조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겠다. 제작비가 비싸서 교회를 중심으로 배포해서 후원회원들을 모집하고 있고, 자리잡으면 광고도 받으려고 한다.” (최은호 편집인)

* 처치 미디어 (발행인 정동선) => “‘월간 PA(Professional Audio)’라는 프로오디오 음향관련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는 전문잡지사에서 만드는 것으로, 교회 음향, 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뤄보고자 창간했다. 신앙적인 면이나 개인생활의 면이 아닌 교회의 실질적인 예배와 찬양의 다양한 해법들과 방법론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고, 음향 및 영상 전문가들이 직접 만들어내는 책이기 때문에, 목회자는 물론 교회의 방송실 담당자, 찬양팀에게 충분한 어필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교회에 음향이나 영상관련 전문가 집단이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취재에 있어서 소스 극복이 어렵다면 어려운 면이다. (서정호 편집인)

* 콰이어 오르간(발행인 김용관) => 영국에서 라이센스를 받아 번역한 기사와 한국에서 취재한 기사가 반반씩 들어가고 있다. 교회 음악과 관련한 영국 기사는 성공회 중심이고, 한국 기사는 개신교 중심에다 카톨릭도 조금씩 넣는다. 교회 성가대, 악기, 오르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전문잡지라서 정기구독에 의존하고 있다. 교회음악의 역사가 뿌리깊은 나라 중 하나인 영국의 기사를 다루다 보니 우리 현실과 다른 점이 있어, 이상적이 될 때가 있다. 실력있는 분들, 눈에 띄진 않아도 진실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며 학문적인 실력을 갖춘 분들을 필진으로 많이 소개하려고 한다. (박희정 기자)

이밖에도 ‘조율’이나 ‘WATT’같은 경우는 후원회원들의 회비로 제작비를 충당해 무가지로 배포하고 있는 잡지로, 두 잡지 다 교회 문화가 아닌 일반 문화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려고 시도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잡지다.

# 기독교 문화 잡지가 살아나려면?

생명의 말씀사 강남지점에 근무하는 사경아(29)씨는 정기간행물 코너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서점에서 정기간행물들의 판매량은 그다지 많지 않다.

“서점에서는 항상 서점안에 잡지 전시를 위한 공간을 따로 내주는데, 잡지 판매실적은 그다지 많아요. 세워놓지 않고 다들 잘 볼 수 있도록 눕혀놓는데도, 문화잡지같은 경우는 손님들 대부분이 잘 모르?것 같습니다.. 홍보가 많이 안 되어 있나 봐요.”

이같은 현상에 대해서 기독교 출판계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기독교 잡지 편집인들이 해야할 일은 단순히 편집만이 아니라고 단호히 말한다. “기독교계는 열악하기 때문에 편집인이 편집만 하면 잡지가 망하기 쉽습니다. 편집인은 잡지의 광고,배포,홍보에까지 깊숙이 참여해서 잡지를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대부분의 기독잡지사에 그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문화잡지가 살아나기 위한 전략으로 ‘업체 껴안기’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출판관계자도 있었다. 잡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정지출이 필요한데, 잡지 창간 초기에는 그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서, 그리고 열악한 업체들을 키워주는 의미에서 교회를 상대로 하는 업체들의 질좋은 상품들을 잘 소개해주는 ‘업체 껴안기’는 필수적이라는 것. 그는 ‘후일 잡지가 성장하면, 좀 더 독립적인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조심스레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성공하는 잡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질좋은 컨텐츠에 더해 수준높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