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국 목사(청소년교육선교회 대표)

청소년들에게 세례 문답을 하면서 묻는다.

"언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지?"
그러면 백이면 백이 다 한결같이 대답한다.
"수련회에서요!"
나 역시 고2 여름수련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인생의 목표를 정했었다.

이제 여름철이 되면서 수련회에 대한 관심을 같게 된다. 이러한 수련회는 공동체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하나님과 교제함으로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영접 또는 생활 가운데 그 말씀대로 적용하며 살도록 영적, 정서적, 육체적으로 모든 것을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전인교육의 장(눅 2:52)이다.

수련회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분류해 보면 대략 네 가지 면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육체적 목적이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어릴 적부터 불균형하게 발달해 가는 육체를 자연과 공동체 속에서 균형 잡히게 함으로써 건강한 정신적, 육체적 생활로의 동기부여를 하는 데 의미가 있다.

둘째로 정신적 목적이 있다. 과학문명, 스피드 시대, 합리적 사고 방식 등의 문화 속에서 잊혀져 가는 정서적 정신건강을 회복하며 그리스도와의 참된 교제, 지체들과의 마음과 마음을 묶는 인격적 깊은 교제를 도와주며 한편,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독립적인 정신과 자세를 기르도록 유도해 준다.

셋째, 사회적 목적이다. 이기주의, 물질주의, 개인주의로 찌든 사고를 버리고 그 곳에 타인을 생각하여 협동하고 봉사하려는 마음을 채워 넣으며 사회적 책임감을 고취시키고 준법정신, 올바른 예의범절, 타인의 인격 존중 등을 훈련하며,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지체로서 올바른 인격적 교제를 통하여 그리스도 자녀로서의 우애와 사랑을 돈독케 하고,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 협력하는 공동체를 느끼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넷째, 영적 목적이다. 수련회의 목적이나 운영 자체도 이러한 영적 중요성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교회는 수련회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모시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믿음 안에서 승리의 생활과 헌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크리스천들이 모여 함께 말씀 안에서 생활하며 말씀을 구체적으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처럼 청소년들에게 수련회가 의미가 있다면 교회교육의 입장에서는 더욱 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수련회에서 학생들이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수련회 참석률이 120-90% 정도였으니 요사이는 50-70%에 불과하다. 그나마 참석자들이 만족할 만한 영적 도전과 체험을 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영성이 후퇴하고 있다.
배가 고프고 배움의 길에서 온갖 역경과 힘겹게 싸워야 했던 시절에는 인격의 내부요인에 의해 하나님에 대한 추구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된다. 누가 외치지 않아도 이런 학생들의 내적 요인이 삶의 의미와 목표를 간절하게 찾게 하였고 이것은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적극적인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내적 동인이 많이 축소 완화되어 버림으로 하나님과 지고한 가치에 대한 추구가 시들해져버렸다.

둘째 프로그램이 침체되어 있다.
수련회라는 것이 비슷한 방식, 비슷한 내용으로 계속 된 것이 아마도 20년은 족히 넘을 것이다. 그 동안 비슷한 수련회를 많이 참석해오면서 교사도 안일해졌고, 학생들도 신선한 기대를 거두어 들였다. 그러는 사이 수련회는 더욱 정형화, 정체화 되어갔고 심지어 초등학생 시절부터 경험하는 수련회를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참석해야 한다는 것은 가히 고문에 가까운 일이 되어버렸다.

셋째, 목표선정과 교육방법의 편협하다.
학생들이 살고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매우 빠르게 바뀌면서 학생들의 필요 또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변화의 핵심은 다양화라고 말할 수 있다. 다양한 관심과 환경, 다양한 직업과 전공, 다양한 매스컴과 생활양식들(음식, 옷, 사고, 가치)이 몰려와서 가히 세계화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만큼 생활의 모든 영역들이 변화되고 있다. 그런데, 그 변화에 익숙하고, 다양한 필요를 채움 받아야 할 십대 청소년들을 앞에 놓고 우리는 교육 목표의 설정과 방법론의 도입을 지나치게 편협하게 이끌어 왔다. 회개를 중심으로 한 눈물 빼는 수련회로만 일관한다든지, 지나치게 극기 훈련식의 생활양식을 강요한다든지, 모든 그룹을 지나치게 집단화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 혹은 좋다는 프로그램을 백화점 식으로 늘어놓고 너무 빡빡하게 진행한다든지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넷째, 장소 선정과 활용의 한계로 힘들어 한다.
수련회는 거의 교회가 아닌 장소를 선택하게 된다. 자연의 품으로 나아가서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런데 많은 돈을 교통비와 숙박비로 지출하여, 그리고 바늘 귀 같은 장소를 싸우다시피 얻어내고, 휴가철 지옥 같은 도로를 뚫고 수련회 현장에 도착하였지만 막상 프로그램은 장소가 가지는 특수성이라든지 자연의 풋풋함을 누리거나 경험하는 것과는 동떨어지게 짜여져 왔다. 한 장소에서 3박4일의 일정을 붙박이로, 그것도 주로 실내에서 보내는 것이 수련회 진행상 고정화 된 개념이었으므로 실제 야외에 나갔지만 야외가 아닌 또 다른 교회당으로 옮겨온 것이나 다름이 없다.

청소년들에게 영적 도전을 주기 위해 다양한 수련회를 준비해야 한다. 6년을 주기로, 주제와 형식을 변화시키고 장소와 프로그램을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 기도원식 집회, 교회에서 하는 문화수련회, 여러 곳을 찾아가는 이동식 수련회, 전도의 매력을 누리게 하는 거지전도수련회,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의 삶을 느끼고 섬기는 기회를 주는 봉사수련회, 여러 가지 기자재를 활용하는 문화캠프 등을 활용하여 청소년들에게 영적 도전과 함께 미래의 꿈을 만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손종국 목사 (청소년교육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