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자정기구 설치는 역사의 요구

김규진 기자 입력 : 2003.12.09 04:00

기윤실 김진호 간사 '하나님 공의대로 처리하라'

故장효희 목사의 사망원인이 과로사가 아닌 간통현장 추락사임이 밝혀져 한국교회에 충격을 준 가운데, "목회자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한국교회 건강한 자정능력이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기윤실 건강교회운동본부 김진호 간사는 '교단 내 상설화된 목회자 자정 기구의 설치'를 주장하고, "교회와 목회자의 문제를 세상으로 가져가는 성도들을 책망하기 이전에, 성도들이 모든 문제를 교회 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기윤실은 지난 9월 각 교단의 총회가 열릴 당시 예장 합동 등 8개 교단 총회와 총대 앞으로 '깨끗한 총회를 기대하는 호소문'을 보냈으며, 교단 총회 상설기구에 '목회자 윤리 위원회'의 설치를 요청한 바 있다.

기윤실은 이 호소문을 통해 "교회 내에서 목회자로 인한 비윤리적인 범죄가 발생했을 때 일반 성도들은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 줄 모르기에 세상 언론으로 나가는 형국"이라며 "교단 차원에서 피해자가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징계조치를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기윤실은 목회자 윤리위원회의 설치를 요청하고, "실수를 범한 목회자들이 깊이 반성하고 회개할 수 있도록 징계하며, 일정 시간동안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금 사역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관리하고 도와주는 기구가 되도록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각 교단 총회는 이를 받아들이기는 커녕 논의조차 하지 않았고, 이후 교단마다 목회자와 관련된 불륜 등 다양한 문제들이 불거져 나와도 구체적인 대응을 결정하기 보다는 사태무마를 위한 노력에 급급했다. 이번 장효희 목사(평화교회)의 경우도 고인 사망당시 많은 평화교회 성도들은 교회 발표대로 단순 과로사인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호 간사는 "목회자의 도덕성 문제가 발생하면 노회나 연회는 지나치게 목회자 중심적으로 사건의 결말을 내놓으니 피해자들은 심한 배신감을 안고 '언론'을 찾게되고, 그럼 교계는 '언론 대책 위원회' 등을 만들어 '무슨 무슨 규탄 대회'를 열면서 성도들을 동원하고 그것이 또 다시 세상의 가십거리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교회가 처음부터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반 신자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고 하나님의 공의대로 처리한다면, 굳이 언론에까지 알리지 않아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고 말하고, "이제 한국교회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목회자의 자정기구 설치’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롭게 만들어지게 될 ‘목회자 자정기구’에는 목회자들만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회 내 그룹들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목회자 자정기구의 설치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의 요구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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