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빙글리

조용석 | 익투스 | 216쪽 | 9,000원

울리히 츠빙글리(Huldrych Zwingli, 1484-1531) 전공자로 독일 보쿰대에서 신학박사를 취득한 저자는 “츠빙글리의 삶은 한 편의 극적인 영화와 같다”고 했다.

츠빙글리는 처음에는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모범적인 가톨릭 사제가 되고자, 당시 유행하던 신학문을 멀리하고 중세 스콜라 신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흑사병과의 사투에서 살아남으면서 개혁자가 됐고, 전쟁의 비극을 체험한 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쟁이 아니라 평화의 말씀으로 이해하기에 이른다.

이후 스위스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몰아내는 부조리한 용병 제도의 철폐를 위해 전쟁터에 칼을 들고 나가 싸우다, 결국 그곳에서 전사한다. 물론 직접 칼을 들고 싸움에 나선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매우 불편하게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고 논란도 무성하다.

삶 뿐 아니라 신학적 유산도 적지 않다. 로마가톨릭과 루터를 대면해 유한이 무한을 포용할 수 없다는 ‘하나님과 피조물의 명백한 차이’를 분명히 밝히고자 했고, 재세례파와 논쟁하며 계약사상과 예정론을 발전시켰다.

츠빙글리를 통해 한국교회가 생각해야 할 점에 대해 저자는 “말씀 중심의 예배를 성경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말씀 중심’을 말하지만 형식에 그칠 때가 대부분이라는 것.

저자는 “성경을 본문으로 설교하는 것은 철학이나 예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자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츠빙글리는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는 기독교는 참된 종교이며, 인간의 말을 선포하는 기독교는 거짓 종교이다. 참된 종교와 거짓 종교를 구분하는 핵심적 신학원칙은 바로 성경’이라고 항상 강조했다”고 전했다.

익투스(합동총회출판국)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출간 중인 ‘우리 신학자가 쓴 종교개혁자 산책: 종교개혁자 평전 시리즈’에서, 츠빙글리는 루터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되는 인물이다. 부제는 ‘개혁을 위해 말씀의 검을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