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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신학 논쟁

폴 R. 에디, 그레고리 A. 보이드 | CLC | 616쪽 | 30,000원

<복음주의 신학 논쟁>은 복음주의 내에서 논란이 되어 온 여러 신학적 주제들에 대해, 복음주의자들이 취하고 있는 다양한 입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복음주의자’는, 에큐메니칼 신조들에 표현돼 있는 역사적 정통 기독교의 핵심적 신앙과 실천의 모든 내용에 있어 성경의 우선적 중요성에 헌신돼 있는 사람들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신학 논쟁’은 총 17가지. ‘성경의 무오성’과 섭리·예지 논쟁을 비롯해 기독론, 구원론, 속죄론 등 조직신학적 논제와 세계와 성찬, 미전도종족, 여성 사역, 영적 은사, 천년왕국 등을 망라하고 있다. 화체설 같은 가톨릭적 입장이나 ‘하나님을 가이아(Gaia)로 보는’ 자유주의적 입장들은 제외하고, 복음주의권에서 폭넓고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논쟁들을 다루고 있다.

이 외에 부록에서 ‘신학 방법론 논쟁’과 ‘성령 세례’, ‘그리스도인과 정치에 대한 세 가지 견해’, ‘죽은 아기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등 13가지를 추가 논의함으로써, 총 30가지 논쟁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무오성 논쟁’에서는 성경에는 어떤 종류의 오류도 없다는 ‘무오설’과, 성경이 역사나 과학 같은 분야의 사소한 문제들에 있어서도 무오하다고 간주될 수는 없고 기독교 신앙과 삶에 관련된 모든 문제들에 있어 실수하지 않는다는 ‘무류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성경적 논증과 지지하는 논증들, 반론에 대한 응답들을 제시한다. ‘예지 논쟁’에서는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와 열린 유신론을, ‘속죄 논쟁’에서는 대리형벌 이론과 승리자 그리스도 이론, 도덕적 통치 이론을 각각 비교한다.

저자는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명백하게 순수 학문을 공부하는 방식을 취했고, 교사가 자신의 관점으로 학생들을 설득하는 데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도리어 가르침의 목적은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도록 도움으로써 학생들의 지성을 넓혀 주고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비판적으로 사고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가르침의 목적은 특정한 교리의 주입이 아니다.” 책은 전문적인 논의나 한쪽 편에 힘을 싣지 않고, 복음주의 내의 다양한 입장들을 소개하는 ‘입문서’ 역할에 충실한다.

한국적 상황에서 특히 배워야 할 점은 저자가 서론에서 밝히는 점이다. “학생들에게 왜 진지하고 경건하며 성경적으로 정향된 사람들이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는지 평가하도록 허용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심지어 자신들과 대립되는 자신들의 교사의 입장에 대해서도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격려받고 그런 힘을 길러야 한다.”

현재의 신학적 풍토는 논의의 폭이 지나치게 좁은 경우도 있고, 걸핏하면 상대를 이단으로 몰거나 정죄해 버림으로써 건전한 논쟁 자체가 불가능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맞지 않는 성향의 상대의 ‘신상’을 털어 조롱하고 비난하거나, ‘자기 편’에게는 관대하지만 다른 진영에는 무자비한 모습들도 만연해 있다. 중세의 ‘마녀사냥’과 유사한 이 태도는 다양한 사상을 학습할 필요가 있는 젊은이나 신학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므로, 책을 통해 건전한 입장들을 살피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출판사의 ‘복음주의 역사 시리즈’ 일부이다. 원제 ‘Across the Spectrum(스펙트럼을 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