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매튜 풀 성경주석)

매튜 풀 | 그책의사람들 | 168쪽 | 10,000원

‘17세기 가장 탁월한 주석’으로 불리는 매튜 풀(Matthew Poole·1624-1679) 성경주석 갈라디아서 편이 발간됐다.

영국의 청교도 목회자였던 매튜 풀은 1662년 성공회 예식에 따라 예배해야 한다는 ‘통일령(Act of Uniformity)’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추방당한다. 존 버니언이 12년 동안 감옥에 갇힌 것과 같은 죄목이었다. 풀은 이후 1666년부터 10여년간 150여명의 성경 주석가들의 작업을 모아 논증하고 요약하고 비평한 주석 <성경 해석자와 주석가에 대한 비평적 개요>를 펴낸다.

그는 이 책에서 종교개혁가들을 비롯한 당대 모든 성경 주석가들의 견해 뿐 아니라, 고대 교부들과 유대교 랍비의 구약 해석, 심지어 로마 가톨릭 주석가들의 견해까지 비평하고 논증한다. 1세기 후 목회자였던 조나단 에드워즈는 <주석 성경>을 저술하면서 매튜 풀의 이 책을 무려 792회 인용할 정도로, 그의 이 책은 당대 최고의 주석이었다.

그러나 라틴어를 알지 못하고 전문 주해훈련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그는 평신도들을 위한 실제적이고 적용적인 주석을 집필하기로 결심한다. 이 책이 바로 그가 소천한 뒤 세 권으로 출판된 <성경에 대한 주해>이다. 찰스 스펄전은 이 책을 가리켜 “단 한 개의 주석만 소장해야 하고, 내가 갖고 있는 매튜 헨리를 이미 다 읽었다면, 나는 매튜 풀 주석 외에 선택할 만한 다른 주석을 알지 못한다.”

국내에 출간된 그의 첫 주석 <갈라디아서>에서 저자는 절마다, 단어마다 친절한 설명을 달고, 갈라디아서의 원 저자인 사도 바울의 의도와 가르침을 충실히 전달하려 한다. 또 성경 각 구절마다 참조할 만한 다른 성경 구절들을 제시하고 있다. 본문에 대해 나올 수 있는 공격이나 의문을 소개하고, 여기에 답하기도 한다. 특히 단 한 절도 버리지 않고, 꼼꼼하게 주석을 달아주고 있다.

잘 알려진 2장 20절 주해에서 매튜 풀은 “우리가 의롭다 함을 얻게 됨으로써 못 박히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오는 유익들을 받게 될 뿐 아니라, 우리의 욕망을 죽이는 일에서 그리스도의 죽으심에 참여하게 된다”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고, 그 사랑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위해 자신을 십자가 죽음에 내어 주셨음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 책의 스터디 교재를 제작 중인 이정규 강도사(시광교회)는 매튜 풀의 삶과 저작에 대해 “현대 지나치게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성경 신학은 성경 각 권마다 전문 분야를 나눠 놓았을 뿐 아니라 신학적 엄밀성과 통일성을 따지지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며 “그러나 바른 목회자는 본문을 정교하고 깊이 있게 주해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강도사는 “바른 목회자는 한편으로 깊이 있는 주해를 바탕으로 한 강해 설교로 양떼를 먹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를 위협하는 잘못된 교리를 가진 이리들과 하는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학자들과 평범한 그리스도인들 모두를 위한 주석을 쓰고, 회의론자들을 위해 변증하며, 로마 가톨릭의 잘못된 교리와 더불어 용감하게 논쟁하고 고난을 기꺼이 받았던 풀의 삶은,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진정한 목회자의 삶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고민을 남겨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