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신학은 통합적이며 분열을 치유할 수 있다”

이지희 기자 입력 : 2017.03.28 17:08

크리스천투데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이양호 박사 초청 강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석학 초청 강연
▲이양호 박사가 본지 사옥에서 진행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석학 초청 강연에서 칼빈의 생애와 기독교 강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500년 전 종교개혁은 종교의 속박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켰을 뿐 아니라, 인류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운동이었습니다. 한국교회 역시 종교개혁의 정신을 본받아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을 돌리며, 우리 사회에 대안을 제시해 실천해 나간다면 교회에 대한 신뢰는 높아질 것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역사신학자이자 칼빈신학 권위자인 이양호 박사(67·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는 크리스천투데이가 24일 서울 창경궁로 사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최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석학 초청 강연'에서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 특히 칼빈의 정신을 본받아 다양한 사회 문제들에 공헌할 것을 제안했다.

이양호 박사는 칼빈의 생애와 함께 그의 일생의 최고 역작이자 개혁주의 기독교의 교과서로 불리는 '기독교 강요'(The Institute of the Christian Religion)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했다. 이번 강연은 500년 전 유럽에서 발생한 종교개혁의 정신을 심도 있게 고찰하고, 오늘날 한국교회에 종교개혁이 주는 의미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이양호 박사는 이날 "칼빈의 신학은 통합적이며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 신학"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칼빈은 대의민주주의 방식을 옹호하고 일반섭리와 특별섭리를 함께 인정하며, 내적 소명과 외적 소명을 모두 중요하게 보았다"며 "칼빈의 사고구조는 기존에 이야기 되어 온 것처럼 두 개의 중심을 가진 타원형적 구조가 아니라, 큰 원과 그 안에 작은 원이 있는 동심원적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동심원적 사고구조는 우리가 살아갈 때 누가 맞고 틀린 것이 아니라, 둘 다 옳은데 좀 더 중요한 것은 먼저하고 다른 것은 다음에 하는 방식으로 좋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기독교 역사에서 훌륭한 신학자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 자기 신학을 한 권의 책으로 체계화 한 사람이 많지 않다"며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그가 일생 동안 자신의 신학을 모으고 교정하여 상당히 정확하게 기록된 책"이라고 설명했다. "1536년 초판 발행 이후 1559년까지 수 차례 수정, 증보 출판되어 시대마다 유물이 다른 고고학 발굴처럼 '기독교 강요'도 5층으로 나눠져 있다"며 "작성된 시대를 잘 구분해서 읽으면 칼빈의 주장들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은 감소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석학 초청 강연
▲크리스천투데이 주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석학 초청 강연이 본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24일 진행됐다. ⓒ송경호 기자
이양호 박사는 이날 칼빈은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는 신념으로 일생을 산 위대한 종교개혁가임을 반복해서 증거했다. 칼빈은 그의 종교적 신념에 대항하는 수많은 반대자와 '걸어다니는 병원'으로 불릴 정도로 육체의 한계 상황 속에서도 종교개혁 운동의 기치를 높였고, 생애 후반 병상에 누워 마지막 호흡이 끊어질 때까지 주석을 남길 정도로 자신의 사명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칼빈은 세상을 떠난 후에 혹시 자신을 위대한 인물로 기릴 것을 염려하여 무덤조차 만들지 말라고 유언을 남겼다.

이 외에도 칼빈이 당시 영국 대주교에게 보낸 편지에서 '만약 교회 일치를 원하는 자리라면 10개의 바다를 건너서라도 참석하겠다'고 말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는 것은 큰 죄라고 했다. 이처럼 위대한 종교개혁자일 뿐 아니라 교회 일치의 선구자였던 칼빈의 정신으로 돌아가면 분열된 한국교회도 하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민주주의, 자본주의, 복지사회, 과학 발전 등에 공헌한 칼빈의 업적을 소개했다.

이양호 박사는 이러한 종교개혁 정신을 본받아 오늘날 청년실업, 저출산, 교육 문제의 대안으로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주 4일 근무제, 대학졸업시험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무원, 대기업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약 400만 개의 일자리에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출산 문제도 해소할 수 있으며, 대학졸업시험은 초, 중, 고등학생들의 신앙과 인격, 지덕체를 골고루 발전시킬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가난한 자들을 위해 교회 헌금의 절반을 사용하는 방안도 한국교회의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봤다.

한편, 이양호 박사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를 향해 3가지, 곧 ▲성직자부터 평신도까지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삶, 자신을 희생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통해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 ▲예수님의 산상수훈의 가르침으로 돌아갈 것 ▲고대교회의 법과 종교개혁자들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 헌금의 절반을 불우한 이웃에 나눌 것 등을 제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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