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사에서 제작한 실사 영화 <미녀와 야수>가 11일 만에 3백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뿐 아니라 디즈니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로 지난 1991년 제작돼 주제곡과 함께 큰 흥행을 기록했던 영화 <미녀와 야수>는 26년 만에 엠마 왓슨과 댄 스티븐스 등을 내세워 다시 제작됐다.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뻔한 스토리'임에도 빼어난 영상미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녀와 야수>의 흥행이 씁쓸한 까닭은, 한국과 미국의 기독교계와 시민단체들에서 영화 개봉 전 '親동성애 설정'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디즈니사는 등장인물 중 르푸(LeFou)를 동성애자로 그렸다. 그리고 그의 상대역인 남성미 강한 개스톤(Gaston) 역의 루크 에반스와 시계로 변하는 콕워스(Cogsworgh)는 동성애자(게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생각과 가치관,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디즈니사가 잇따른 親동성애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美 보수단체인 미국가정협회 분석에 따르면, 디즈니 어린이 채널 중 만화 '프린세스 스타의 모험일기'에서는 남성 두 명이 키스하는 장면이 버젓이 방영됐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 영화 <니모를 찾아서> 후속편인 <도리를 찾아서>에서도 레즈비언 커플이 잠깐 등장하며, <겨울왕국>에서조차 동성애자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나온다고 한다. 디즈니사는 이 영화의 도리 役 더빙을 동성애자이자 동성애 인권운동가인 엘렌 드 제너러스에게 맡겼다.

본지 영화 칼럼니스트 박욱주 박사(연세대)는 "디즈니사가 영화에 이처럼 굵직한 게이 배우들을 포진시킨 것은, 향후 게이 캐릭터의 지속적인 등장과 종국적으로는 게이 캐릭터의 주연 등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루크 에반스가 실제로 게이라는 사실은 작중 르푸의 개스톤에 대한 동성애적 욕구를 더 실감나게 전달해 주는데, 이 개스톤은 원본 동화에는 존재하지 않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내용 때문에 정교회를 국교로 하는 러시아나 이슬람이 다수인 말레이시아, 미국 일부 영화관 등에서는 상영 금지 또는 제한 조치와 거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미녀와 야수> 속 동성애에 대한 우려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고 말았다. 영화의 흥행 가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을 해준 측면도 일부 있었다. 자녀가 있는 기독교 부모들이나 크리스천 청년들은 관람을 망설였을 수 있지만, 이들 외에는 전체 내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 동성애 논란에 거의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렇듯 영화와 TV 드라마, 만화 등 문화계를 통해 계속적으로 파고 들어오는 동성애 흐름에 대해, 기독교를 비롯해 전통적 가정을 수호하려는 이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일단 반대의 목소리는 계속적으로 낼 필요가 있다. 이는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않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로, 동성애를 법의 보호를 받는 제도권 또는 가정 질서 안으로 편입시키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도 위반될 뿐더러, 동성애자들이 중시하는 자연과 과학 법칙에도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그리고 개교회주의를 넘어, '문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한국교회 전체적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 신학자나 선교사만 양성할 것이 아니라, 성경적 가치관에 투철한 신실한 그리스도인 인재들을 문화계로 대거 파송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봤을 때는, 목회자나 선교사보다 문화계 종사자들이 오히려 전도와 선교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들은 국민들의 사상과 감정, 이념을 알게 모르게 원하는 곳으로 충분히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뻔한 대책이고 대안일 수 있지만, '소명'을 가진 청년들이 문화 분야로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 실용적 관점으로 봐도, 어떤 의미에서 '목사'나 '신학자'는 이제 '레드오션'이다. 평범한 목회로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가 됐다. 연예계를 비롯한 문화계와 문화산업 전반에서, 확고한 비전을 품은 청년들이 중심과 기준이 사라진 포스트모던 시대에 성경적 가치관을 기반한 뛰어난 콘텐츠들을 만들어내 주길 희망한다.

한국교회는 막대한 중복 투자를 지속하면서 서로 힘 빠지는 경쟁을 하기보다, 힘을 합쳐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 이미 문화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교육과 관심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