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인터뷰
▲김충렬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제15장 직관의 구조와 기능

직관은 감각이나 경험, 연상이나 추리 등의 사유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정신작용이라고 전술했다. 직관은 사고의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본능적인 파악능력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알아지는, 즉 깨달아지는 것이지만, 설명을 하라고 하면 잘 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직관은 상당히 본능적인 특성이 강하기에 동물적인 방어 본능을 가지고 있던 예감이 날카로운 직관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1. 외향적 직관형의 기초 이해

외향적 직관형(extroverted intuition type)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알아차리는 기능이다. 이 유형은 객체에 대한 주로 외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한다. 이런 이유로 외향적 직관형은 객체에 의한 직관의 특성 때문에 외부에 대한 가능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능력을 가진다. 외향적 감각형이 객관적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기에 그 객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파악하는데 빠르다고 볼 수 있다.

1) 외향적 직관형의 일반적 이해

직관(直觀)은 감성적인 지각처럼 대상의 전체를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정신기능이다. 이 직관은 대체로 사유(思惟)를 수단으로 하여 성립하는 간접적인 이성(理性)적 인식과 구별되며, 때로는 대립되고 있지만, 판단 및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 절대적 직관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합리적인 철학에서는 논증이나 매개 없이 사물의 본질을 바로 포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직관의 기능이 잘 발휘되는 사람에 대해서 우리는 곧잘 직관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직관력은 판단, 추리, 경험 따위를 거치지 않고, 어떤 대상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직관력 전문가인 엘프리다 뮐러-카인츠(Elfrida M?ller-Kainz)박사가 직관적 지능에 관한 이론적, 경험적 연구 결과를 묶어서 저서를 펴냈다. 이 책은『직관력은 어떻게 발휘되는가?』로 번역되었다. 저자는 우리가 모든 선택과 결정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직관적 지능'을 계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직관적 지능이란 직관과 감정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각자의 영적인 특성과 인성을 계발하여 장기적인 안목과 시각으로 결정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능력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저자는 지능과 직관은 창조의 원천이라는 시각에서 지능은 순수한 정신 에너지, 직관은 내면에서 나오는 메시지, 정신과 자아의 융합, 직관적 지능은 지혜와의 연결고리로 보는 것이 특이하다. 따라서 직관적 지능을 발휘하면 보다 근원적인 힘인 인간 내면의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세상에 대한 통찰력과 결정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

2) 외향적 직관형의 특징

외향적 직관형은 낡은 세계를 미처 정복하기도 전에 벌써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 이들은 겉으로는 부지런하고 행동력을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일을 잘 시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사고기능에 결함이 있어 자기의 직관을 끈기 있게 지속하지 못하는 성향이 있고, 좌충우돌하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대체로 외향적 직관형의 사람은 기발한 생각을 해내는 것 같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또한 이런 유형의 특기이기도 하다. 어떤 일에 호기심을 갖고 뛰어 들기도 하지만,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사람을 곧잘 실망시키는 경향이 있다.   

외향적 직관형의 아동이 수학문제를 푼다면, 문제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곧바로 답을 쓸 것이다. 이런 아동은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수학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공식을 쓰기보다는 답을 내리는데 중점을 둔다. 또 이런 아동은 대개 바닥에 드러누워서 연필도 안 들고 수학을 공부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실제로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하고 게으른 편으로 보인다. 이런 것을 지켜보는 부모라면 아동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되지만, 수학공식을 적지도 않고 어떻게 머릿속에서 문제를 푸는지 신기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아동은 문제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야 그 방법이 통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제가 생길 것이다. 높은 학년에 올라갈수록 복잡한 문제가 나오면 따지기가 귀찮아서 별표를 치고는 그냥 넘어가버리기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성적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런 아동은 글 쓰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귀찮아서 그러기도 하지만, 직관이 좋으면 순간적으로 다 이해하기 때문에 그것을 애써 글로 써내려가는 것을 힘들게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감성과 직관은 학교 다니면서 수학을 공부할 때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외향적 직관형은 가능성의 실현에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타인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파악해 내고, 그것이 실현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데 비상한 능력을 가졌다. 이런 특성 때문에 그들은 그들이 지각하는 대상에 대하여 뛰어난 인식능력을 긍정적으로 발휘하여 항상 장래성을 내다볼 줄 아는 미래 예시형으로서 기업가, 상인, 신문기자, 정치가, 부동산 투자가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타인이 가지고 있는 소질을 잘 발견하여 숨은 능력을 성장시켜주는 예술가도 여기에 해당된다.

외향적 직관형의 사람은 객체의 자극에 의한 직관을 발휘하여 인식하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자기의 인식을 정리 및 저장할 겨를이 없다. 이들은 한 곳에 꾸준히 머무르지 못하는 성향도 있기에 시작은 잘 하지만, 그 일을 끝까지 붙들고 나가지 못하여 그만두고 곧 다시 다른 일을 시작한다. 예를 들어 교회개척을 잘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그들은 어떤 환경을 보고 어떻게 하면 교회가 이루어질지를 비상하게 알고 곧바로 개척하여 어느 정도의 규모로 이루어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오래 이끌어가면서 성장시키지 못하고 쉽게 그만 두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여러 교회를 개척했다고 말하는 목회자들 중에는 외향적 직관형이 많다.

2. 외향적 직관형의 긍정적인 측면

외향적 직관형은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기능에 결함이 있지만, 나름대로 대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장점을 우리는 외향적 직관형의 긍정적 측면으로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논리적인 과정에 문제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다른 유형이 갖지 않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의 긍정적인 측면은 현실을 근거로 하지 않는 점 때문에 때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나중에는 인정받게 되는 등의 특성을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우리는 그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가능성 파악에 탁월함

직관이 객체에 방향을 맞추기 때문에, 외향적 직관형에서는 외적 상황들에 강하게 의존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의존방식이 감각형과는 매우 다르다. 직관형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현실적인 가치들이 있는 곳이 아니라 가능성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외향적 직관형은 타인이 보지 못하는 가능성을 뚫어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물론 그들의 이성적인 작용으로 따져서 아는 것이 아니라 직관력으로 파악한다. 이것은 직관이 본능적인 파악능력인 이유이다.

그런 이유로 보편적으로 인정되지만 제한된 가치를 지닌, 안정되고 오래 유지되어왔으며, 토대가 잘 잡힌 여건 속에는 직관이 없다. 이런 점에서 직관은 대개 현재를 넘어서 미래적인 것과 관련을 갖기에 지금의 '여기' 보다 앞으로의 '존재'나 '상태'로 주의력이 집중된다. 이들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하여 유달리 예리한 눈을 가졌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숨은 소질을 실제적으로 계발(啓發)하는데 용기를 주고 그 천재성을 키우는데 적극적이다. 이런 특성은 그들이 사회문화적으로도 큰 공헌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될 수 있다.

외향적 직관형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안정된 여건 속에서는 오히려 질식할 위험이 있다. 그들은 새로운 객체들과 새로운 길을 매우 강렬하게 그리고 때로는 극도로 열정적으로 붙들지만, 그들의 범위가 확인되고 상당한 발전이 더 이상 예감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해버릴 수 있다. 이런 것을 두고 융은 그들은 어떤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 운명적으로 그것에 붙들려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냉혹하게 포기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외향적 직관형의 유형에는 기업가, 상인, 신문기자, 정치가 등이 해당하는 편이다. 이들은 어떤 사람이 현재 타인에게 평가를 받고 있는가, 없는가에 개의치 않는다. 무명의 작가, 화가, 음악가들의 자질과 그 '가능성'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가능성을 실현하려 한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직관적 인식에 확고하게 발을 디딘 채 이들을 후원하며, 또한 이들을 서로 만나게 해주고 자극을 줌으로써 그들의 숨은 능력을 실제적으로 성장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아무도 돌보지 않거나 때로는 사회로부터 경시되고 있는 소수의 집단일지라도 그것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한 이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도 한다.

2) 미래에 대한 예측능력의 소유

외향적 직관형은 가능성을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다. 가능성의 파악은 이성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본능적인 파악능력이다. 이 유형은 이런 가능성과 관련하여 다시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물론 가능성이나 미래의 예측이나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바로 지금야말로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에 도달한 것 같은 인상, 그래서 마치 이제부터는 다른 아무것도 더 이상 생각하거나 느끼지 못할 것 같은 인상을 남에게 주고 스스로도 그런 인상을 받는다. 다만 가능성이 타인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미래의 예측은 사회의 변화에 집중되는 것이라 할 수 있기에 이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가능성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외향적 직관형은 외향적 감각형과는 비교되는 측면이 있다. 이 두 유형은 모두 객체에 의한 지각과 인식을 하는데서는 동일하지만, 그 형태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외향적 감각형이 현실적인 감각에 비상한 능력을 발휘한다면, 외향적 직관형은 미래를 예시하고 그 장래성을 아는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외향적 직관형은 무슨 사업이 장래성이 있는가, 무슨 상품이 장차 잘 팔리고 무엇이 앞으로 유행할 것인가, 독자가 무슨 기사를 흥미 있게 읽어내게 될 것이며, 미래의 세계에 무엇이 일어날 것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는 사람이다. 그들이 출판사 주인이라면 다음 해에 무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겠는가를 알 것이다.

이들은 아무도 생각하고 있지 않는 작업을 미리부터 시작하는 사람이며, 증권, 부동산 투자를 해서 성공을 거두는 사람가운데는 이런 유형이 많다. 외향적 직관형의 사람은 융에 의하면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다. 이 여성들은 사교 무대에서 활약하거나 사회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장래성을 가진 일을 발굴하는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3) 창의적 시각과 실현력 소유

외향적 직관형은 창의성을 실현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타인이 가진 창의력을 밖으로 끌어내어 발전시키게 해준다. 이들의 창의력은 현실의 생활에서 실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유형의 아동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 그들이 가진 감성과 직관은 성공의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도 한다. 이런 것은 우리의 주변에서 학교공부는 잘 못했지만, 졸업 후에 사회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은 것에서 볼 수 있다. 모름지기 아동은 어느 분야로 진출하든지 감성과 직관이 뛰어나야 성공할 수 있다.

또 직관이 뛰어나야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를 할지 말지에 대해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직관력이 뛰어난 치료자라야 환자의 고통을 감싸 안을 수 있다. 또 직관력이 뛰어나야 환자가 어디가 아픈지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융은 치료자가 치료이론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관력이 뛰어난 점이 더욱 좋다고 했을 것이다. 특히 감성과 직관은 인간관계를 잘 형성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기에 부모는 아동은 학교 다니는 동안 감성과 직관이 과도한 수학 등의 선행학습에 희생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외향적 직관형은 아무런 변화가 있을 수 없는 곳에서도 새로운 창의력을 발휘하여 놀라운 변화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그들은 행동력을 가졌기에 생각하고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부여잡고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아무것도 잡힐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들은 그 결과를 기대하며 행동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신앙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무미건조하고 삭막할지 모른다.

이 유형은 그런 창의력을 발휘하여 적합한 장소를 제공하고 그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으면서 사회적 창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창조적인 사람들에는 내향적인 사람들이 많지만, 이들은 그 창의력을 밖으로 표시하는데 약하다. 그들은 창의력을 외부로 표출하는데 극히 서투르고 용기도 부족한 편이지만, 외향적 직관형은 그들이 가진 새로운 사상, 새로운 감각 등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다.
  
3. 외향적 직관형의 부정적인 측면

외향적 직관형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들의 부정적인 측면은 삶에서 단점으로 볼 수 있는 특성이다. 이 유형의 부정적인 측면은 앞에서 기술한 긍정적인 측면과는 대립되는 특성들이다. 그들의 인식의 형태는 겉으로 보기에는 사고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체계적이지 않은 태도 때문에 생활에서는 결함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들의 인식의 형태가 주로 객체에 의한 직관을 발휘하기 때문에 때로는 현실성과는 대립되는 측면도 있다. 이들이 사고와 감정 그리고 감각의 영역에서 결함을 보이기 때문인데, 이는 그들의 단점과 관련시켜 볼 수 있는 것으로 이를 부정적인 측면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이성적인 인식력에 결함

외향적 직관형은 사고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하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기능에 결함을 보인다. 너무 외향적 직관기능에만 사로잡혀 이성적으로 자기의 인식을 정리하고 저장할 겨를이 없기에 사고기능은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정리하는데 문제가 초래된다. 그들은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하나의 단순한 사실을 발견하고 행동하는데 빠르다. 그들은 누가 보지 못하는 가능성을 보고 그것을 실현하는데 빠르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생각하여 정리하는 데는 약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은 추상적 인식이나 이성보다는 직관적인 인식이 실생활에 더 중요하기는 하다. 모든 사실이나 상황을 일일이 논리적으로 파악하여 알기보다는 본능적인 파악능력을 발휘하여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그들의 신체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도 세상을 인지하는 틀로 훌륭히 기능할 수 있기도 하다. 이는 마치 뇌손상으로 시력을 상실한 사람이 물체와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들의 신체는 적절히 반응을 보이는 것과도 같다. 이런 긍정적인 특성은 일상적인 일을 할 때도 그 순서와 방법에 대해 매번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숙달된 방식대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문제는 그 정확성에 있다. 그들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어떤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학습하는 일에 결함을 보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외향적 직관형은 용기 있게 결단하고 과감하게 실천하는 행동력과는 달리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불안정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곳에 뛰어들어 일을 가능하게 하여 주변의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하고, 남이 보지 못하는 객체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자기의 몸을 던져 이것을 실현해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문제는 예측을 불허하는 일들이 속출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남이 보기에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큰 문제로 드러나는 것이다. 때로 이 유형은 언제 어느 때 일을 시작할지 모르며 타인을 놀라게 할지 모르는 사람일 것이기에 이 유형은 타인에게 예측불허한 사람으로 통하기 쉽다.

2) 지속력에 문제를 보임

외향적 직관형은 시작은 잘 하지만 지속력에 문제가 있다. 이들은 새로운 일을 잘 시작하지만, 그것을 꾸준히 붙들고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이들은 어느 정도 까지는 쉽게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만, 그 이상 발전시켜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것을 찾아 나서기 때문에 한 곳에 오래 머물러 그가 발견한 가능성을 차분히 키워나가지 못한다. 이는 너무 쉽게 자기 삶을 이 일 저 일에 허비해버리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가능성이 있는 객체가 눈에 띄면 그들은 하던 일을 내버리고 그곳으로 가는 것과 같기에, 이는 마치 씨를 뿌리고 결실을 보지 못한 채 다른 밭으로 가는 농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의 농부라면 수고한데 따른 수확은 그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게 될 것이다. 사방에 창조적 가능성을 일깨워 놓고는 실상 진정으로 이룩해 놓은 것은 없는 것과도 같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이는 인재를 발굴해 놓고는 다른 또 하나의 인재를 발견하면, 먼저의 사람을 거리낌 없이 버리고 새 사람을 붙드는 방식이다.

지속성이 약하다는 점에서 외향적 직관형의 고민은 "나는 왜 시작은 잘하지만 끝까지 붙들고 가지 못하는가?"이다. 그들은 스스로도 그 문제에 대하여 고민하지만, 또 다시 다른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감정이나 사고는 열등기능에 속하므로 그들은 타인에 대하여 그리 따뜻한 감정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에 이들은 대인관계에 손해를 보고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서도 이성적으로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으로부터는 '사람을 이용하고 무자비하게 버리는 사람'이라고 비난을 받기가 쉽지만, 융은 이 유형이 자신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관조(An- schauung)에 대한 충실성, 그리고 그 힘에 서슴없이 순종하는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그들은 주변 사람들과 마찰 없이 지내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고, 자신의 건강에 대한 적절한 배려는 더구나 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드러난다.

3) 감각기능에 열등한 경향

외향적 직관형은 감각기능에 열등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감각기능이란 사고와 감정의 판단기능과는 달리 내부 및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에 의한 지각의 정신작용이다. 그들에게 이런 감각기능의 열등성은 자극으로부터 오는 자기의 느낌을 무시하고 생각하는 바를 밀어붙이는 데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 드러나는 현실적인 상황을 때로는 무시하기도 한다. 그들이 어떤 일에 집중하여 때로는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소홀히 하는 것도 감각을 무시한 결과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피곤한 줄을 모르기도 하고, 심지어는 언제 배고픈지조차 모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앓아눕게 되거나 노이로제에 걸리면 비로소 자기의 신체에 대하여 지나치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외향적 직관형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의 현상은 무의식적인 보상 때문에 지나치게 신체감각에 매달리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무의식에 억압된 열등한 내향적 감각이 무의식의 일방성에 반기를 들고 강박적으로 의식을 침범해 들어온 결과다. 이는 외향적 직관형은 흔히 강박증상을 나타내기 쉽고, 특히 건강염려성(hypochondrinical) 강박관념이나 건강에 대한 공포증, 또는 병적인 신체 감각을 갖는다는 점에서 외향적 직관형은 열등기능인 감각을 분화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는 깊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적극적 명상(Aktive Image- nation)을 통해서 가능해진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다. 더욱이 이 유형은 사고와 감정도 열등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유아적, 고태적인 특징을 나타낸다. 이런 무의식의 열등한 사고나 감정이 투사되면 객체에 대하여 구체적인 성격을 띤 성적(性的), 재정적 또는 그 밖의 추측을 하게 된다. 물론 열등한 감각이 이들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때로 고태적인 감각이 투사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자나 여자에 반해 버리기도 한다. 이들이 그 사람의 무의식의 원시적, 고태적인 감각영역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4. 요약

우리는 직관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서 기술했다. 직관은 감각이나 경험, 연상이나 추리 등의 사유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정신작용이기에 사고의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본능적인 파악능력이라고 했다. 스스로 알아지는, 즉 깨달아지는 것이지만, 설명을 하라고 하면 잘 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직관은 상당히 본능적인 특성이 강하기에 동물적인 방어 본능을 가지고 있던 예감이 날카로운 직관을 갖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