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강론 시즌2. 4강] 늑대의 유혹, 여우의 용기

입력 : 2017.02.28 15:58

[크리스천투데이 결혼정보 & 웨딩 특집] 결혼, 그 높은 고지를 향하여

크리스천데이트 2-4

사람들 마음 속엔 누구나 큰 자물쇠가 걸려있어.
그리고 그 자물쇠가 열리려면 이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열쇠가 있어야 한데.
내 마음 속엔 오랫동안 그 자물쇠가 걸려있었지.
그런데 조금씩 자물쇠가 열리려 해.
너란 여자가 내 가슴속에 열쇠가 되어가고 있어.
-드라마 파리의 여인 中

  유혹이란 단어가 가져오는 느낌이 어떠할지는 대충 예상이 된다. 우선 하와를 꼬시는 뱀이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 삼손을 속여서 눈알을 뽑아버린 들릴라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물론 “유혹”이라는 어감이 그다지 좋지 않으리란 건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강하게 어필하고 싶다. 유혹은 연애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고.
물론 이 말은 짧은 치마에 뽕브라를 입고 봉춤을 추라가 의미가 아니다. 혹은 웃통을 벗고 돈다발을 던지며 얼마면 되냐고 다그치란 말도 아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하나님과 합의된, 합리적이고 건강한데다가 ‘퓨어’한 유혹에 대해서다.
당신은 이성을 유혹하고 있는가. 당신에게 끌리지 않는 사람들이 이상한 건가, 상대방을 끌어올 수 없는 당신이 이상한 건가. 내가 볼 때 정답은 후자 쪽에 있다.

 외면은 내면을 돋보이게 해주는 현미경

 장소와 상황에 따른 복장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장례식장에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맨발로 조문을 가는 사람을 개성있다고 봐주긴 힘들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교회의 '복장규제'에 대해 충분히 동의하는 바이다. 핫팬츠에 탱크탑을 입은 여성 옆에서 예배를 드린다면, 나는 시험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예배자, 혹은 봉사자에게도 복장은 중요한 문제다. 모름지기 영혼을 대하는 일에 있어, 곤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단정하고, 과하지 않은 의상을 갖추는 건 사역자에게 요구되는 당연한 덕목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단정함'을 벗어나 '갑갑할' 정도로 방어적인 친구들이 있어 매우 안타깝다. 복장을 단정히 하자, 혹은 내면의 가치에 중점을 두자는 말이, 아름다울 필요가 없다, 옷은 가리개일 뿐 따뜻하면 그만이다, 화장은 악마의 속임수다, 라는 말은 아니지 않은가.

 과하게 말린 파마머리를 고무줄로 질끈 동여매고 보기만 해도 답답한 남방과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겹겹이 입은 채, 흘러내리는 커다란 안경을 연신 고쳐 쓰는 자매의 모습을 보면 새삼 답답하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무릎이 창자처럼 튀어나온 청바지와, 수련회 맞이 교회 티셔츠만 달랑 입고, 아버지 약수터 운동화를 신은 채 로션도 바르지 않은 얼굴로 뛰어다니는 형제의 모습 역시 크게 다르진 않다. 게다가 나를 더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그녀, 혹은 그가 '이러한 패션이야말로 참 성도의 내면을 표현하는 크리스천룩'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단언컨데, 외적인 미를 신경쓰는 것은 죄악이 아니며, 후줄근한 모습을 성도다움이라고 믿는 것은 빈곤한 상상력이 가져온 씻을 수 없는 착각이다.

 나 역시 그러한 착각에 사로잡힌 사람이었다. 패션이라는 낯선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 겁이 났고, 외모에 자신감도 없었던 나는 외형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척 하며, 나의 후줄근함을 애써 무시했다. 그러나 내 오랜 친구 '깡마'의 조언은 나로 하여금 제정신을 차릴 수 있게 해줬다. 지금의 여자친구에게 말 그대로 뿅가있던 나에게 깡마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당장 너네집으로 돌아가 네 옷장을 통째로 태워버려라. 그렇지 않으면 넌 그 여자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다소 충격적인 조언이었지만, 이 여자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나는 깡마의 조언을 수렴하고 '나름대로 센스있는' 패션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약간의 공부와 관심을 통해 내 겉모습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보잘 것 없어 보이던 이 변화는 실제로도 효과가 있었다. 항상 닳디 닳은 몰골로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던 내가 깔끔하게 차려입은 모습을 본 지금의 여자친구는 '이 사람이 이런 옷도 입는구나'란 생각을 했고, 그날 밤 꿈에 내가 나왔다고 한다. 꿈에 나온 내 모습을 계기로 나는 그녀 마음 속에 자물쇠를 여는 열쇠가 되었고, 지금은 두 손을 맞잡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물론 내면의 가치는 외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외면이 내면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무가치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외면은 상대방이 당신의 아름다운 내면을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 당신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친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대가 지닌 내면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취해야 할 행동은 '아무렇게나 대충' 자신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내면만큼 정갈하게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이다.

 작은 표현과 아주 조금 더 솔직해지기

나는 소위 '밀당'이란 것이 정녕 필요한지에 대해 늘 의문이다. 물론 기술적인 밀당을 통해 감정을 부풀리는 일은 가능하겠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되기에는 미흡하지 않나 하는 게 내 지론이다. 대다수의 썸남썸녀들이 물타듯 잘나가다가도 이내 흐지부지 돼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밀당'에 있다.

내가 '밀당'에 대해 좋지 못한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바로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밀당은 서로에게 계속해서 거짓을 던진다. 거짓말에는 힘이 없다. 거짓은 모순을 낳기 마련이고 모순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만약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생긴다면, 관심 없는 척 상대를 떠보기만 할 게 아니라 순수하고 순진하게 직구를 던지는 줄도 알아야 한다.
남자는 속을 알 수 없고, 기준이 없는 여자를 오래 좋아하지 못한다. 여자의 인생에 있어 거짓으로 수작을 부리는 남자는 매력여부를 떠나 바퀴벌레 곱등이 보다도 해로운 존재다.

 경우와 정도에 맞는 솔직함은 때때로 폭발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나와 함께 교회에서 크고 작은 봉사를 함께 하며 친분을 쌓은 정팔씨는 곱상한 외모와 별명처럼 털털한 성격을 가졌음에도 긴 시간 솔로의 길을 걸어야 했다. 평소 일처리가 확실한 만큼 송곳같은 날카로움과 대쪽같은 단호함을 지닌 그녀는 남자들에겐 ‘기센 여자’로만 보일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도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생겼는데, 속칭 핑크로 불리는 훈남 신학생이었다. 당시 핑크는 고독에 몸부림치고 있었고, 열정을 가지고 짝을 찾으려 했지만, 적어도 정팔씨가 핑크의 시야에 들어오는 여자는 아니었다. 핑크에게도 정팔씨는 ‘기센 여자’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그렇게 두 사람은 인연은 시작도 못해보고 저물어 가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찬양팀 모임을 끝내고 나온 핑크와 나는 로비에 서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역시나 이야기는 연애로 흘러갔고, 자신의 한스러운 솔로생활을 비관하며 길길이 날뛰던 핑크의 옆을 정팔씨가 우연히 지나가고 있었다. 이미지와는 다르게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순둥이 정팔씨는 핑크가 질러대는 ‘좋은 여자 어디 없냐’라는 질문에 마음이 심하게 동요되었던 것 같다. 평소 속마음을 잘 내비치지 않는 그녀가 그 날은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한마디를 던진 것이다.
“그럼 저 같은 여자는 어때요? 저 보기보다 좋은 여잔데.”

이유가 어찌됐건 이 한마디는 서로의 마음을 불질러 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날 밤 나는 두 사람의 전화를 교대로 받아가며 뚜쟁이 역할을 해야 했다. 좋아하는 쪽은 좋아하는 쪽대로 잠금장치가 해제되어 있었고, 사랑받는 쪽은 사랑받는 쪽대로 편견이 걷혀져 있었다. 후문이지만, 핑크는 정팔씨의 한마디를 듣고 집에 오는 길에 자꾸만 그녀 생각이 떠오르게 됐다고 한다. 맨날 무섭게만 여기던 여자가 사실은 이렇게 귀여웠구나, 계속 실없는 웃음만 흘렸다고. 두 사람은 현재 1년째 교제중이고 조만간 약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계산 없는 순수한 한마디가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것이다.

 유혹의 정의

  용기의 가치는 실로 대단하다. 딱 한줌만 가지고 있어도 생각지도 못한 많은 것들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한줌이 부족해서 기회를 놓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청년들은 그리스도에게 속한 바 되어있을 것이다. 사역의 길이 그러하듯 자신의 것을 많이 포기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때론 연애의 한 부분 역시 과감하게 내려놓았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삶의 방식 역시 존중한다. 잘못됐다고 비판할 명분도 자격도 내겐 없다. 다만, 용기가 없어 다가서지 못함을 사역핑계를 대며 뒤로 물러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좋아하는 이성이 보이면 자신을 어필해라. 내가 좋은 사람이란 것을 언젠간 알아주겠지 기다리기 보다 적극적으로 PR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신의 삶을 위해 용기를 내라는 말이다. 상대방에게 내가 매력적인 사람이란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아름다운 용기’는 사랑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론 대상도 없이 온갖 이성에게 막 들이대라는 말은 아니다. 한 사람에게 거머리처럼 달라붙어서 부담을 주란 말은 더더욱 아니다. 샐러드 위에 허브가루 뿌리듯 간결하고 은근하게 접근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생각하는 유혹이란, 당신의 진짜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다. 조금 더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언제나 피상적으로 사랑하는 당신이 용기를 내서 그 수동적인 틀을 깨버리는 것.
자매들이여, 오늘 소개팅에서 만난 그 남자가 맘에 드는가? 유혹하라. 형제들이여, 오늘 데이트Yes를 누른 그 여자가 절실한가? 용기를 내라. 당신은 충분히 멋있는 사람이다.

[출처] 크리스천데이트 christiandat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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