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Go
▲포켓몬Go. ⓒ제작사 홈페이지 캡처
한국에 상륙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Go)'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주로 청소년 사역자들 중 이를 적극 활용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1월 31일 SNS에서는 한 평신도가 "제가 섬기는 교회에 포켓몬 체육관이 생겨서, 어제 청소년 4명을 교회로 인도하여 복음을 전했다"며 "그 4명의 구원을 위해 기도 부탁드린다"는 글이 올라와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 청소년들과 사역하면서 '새벽기도 후 포켓(몬고)투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새벽기도에 참석한 아이들과 차를 타고 '포켓스탑'들을 돌면서 아이템을 돌려 얻는 것. 이 사역자는 "확실히 '포켓몬Go는 대단하다"며 "이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단순하게 간과해 버린다면 청소년들에게 큰 이슈를 놓쳐버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는 '새벽기도+아침식사+포켓투어+등교길 운행' 패키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청소년 사역자 나도움 목사는 '포켓몬Go'의 캐릭터들에 예수님의 열두 제자의 이름을 비롯해 '네피림', '아슬란', '삼손', '요나 삼킨 물고기', '골리앗', '바울', '익투스' 등 기독교 명칭들을 붙여 '닉네임'처럼 사용하는 경우이다. 이를 본 사람들은 "포켓몬을 통해 열두 제자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면 이득", "사소한 부분까지 예수님을 생각한다고 느껴졌다", "본질이 중요한 것"이라며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었지만, "당황스럽다", "몬스터에 어떻게 열두 제자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느냐"는 부정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에 나 목사는 30일 자신의 SNS에 '포켓몬 이름을 예수님의 열두 제자로 바꾼 것이 당신이 느끼기에 악하고 신성모독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나 목사는 "사람마다 이해의 정도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것이 그렇게 문제인가"라며 "이런 것에 신성모독같고 악하다고 느낀다면, 최근 열풍이 불었던 tvN <도깨비> 같은 드라마도 사악한 드라마여서 보면 안 될 것이다. 도깨비든 귀신이든, 전생이든 환생이든 성경적인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구별돼야 하는 존재인 것은 맞지만, 단순하게 세상 문화나 도구, 게임들이 이러니까, 저러니까 안 하고 문제가 있다고, 악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구별됨을 이룬 것이 아니다"며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구별됨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만, 단순히 포켓몬 이름을 성경 이름들로 바꾸었다고 악하고 거룩하지 못다는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나 목사는 "'난 이렇게 하고 있는데 넌 그렇지 못하다'면서 판단하고 정죄하는 그 이유와 방식은 안타깝다"며 "세상 문화든 게임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단순히 안 보고 안 듣고 안 하는 것이 거룩이 아니라, 왜 사람들이 이에 열광하는지, 이를 통해 요즘 사람들은 어떤 관심과 필요를 느끼는지 돌이켜 보고, 믿는 이나 믿지 않는 이들에게 좋은 관계와 관심 분야의 접촉점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친구는 게임을 좋아해 게임방에서 밤새워 놀던 아이였는데, 그 아이에게 한 전도사님이 다가와 '우리 같이 게임하러 피씨방 갈래?' 하면서 함께 밤을 새며 게임하곤 했다"며 "그 친구는 처음에 '뭐지? 이 전도사님은?' 하고 생각했지만, 같이 놀고 함께하다 보니 마음을 열었고, 지금도 예수님을 잘 믿고 있는 청년으로 귀한 역할들을 잘 감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포켓몬Go
▲나도움 목사가 이름붙인 캐릭터 닉네임.
나도움 목사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하나님이 단순히 게임 이름 이렇게 바꿨다고 분노하시고 뭐라하시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안 하는 건 안 하는 거지만, 그걸 이런 식으로 악하다고 평가하는 건 필요 이상의 반응 아닐까"라고 전했다. 또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시고 모든 영역을 다스리는 분"이라며 "그 어떤 영역도 하나님이 '내 것이 아니다' 하시는 영역은 없다. 단순히 보이는 것으로 쉽게 판단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英·美 "포켓몬Go 덕분에... 교회로 젊은이들 몰려와"

이러한 논란은 앞서 '포켓몬Go'가 서비스되기 시작한 해외에서 한 차례 있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지난 여름 포켓몬 사냥을 위한 아이템 제공 장소인 '포켓스탑', 다른 플레이어와 포켓몬 대결을 벌이는 장소인 '체육관'이 주로 교회 건물에 표시돼,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교회로 나오면서 큰 이슈가 됐었다.

젊은이들이 줄고 있던 영미권 교회 목회자들은 당시 "젊은이들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체육관에서 다른 이용자와 대결하기 위해 교회 문턱에 나타나고 있다"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대량 전도의 중요한 기회로 보인다"며 환영했다.

영국 성공회도 "이 게임은 교회에 쉽게 나오지 않는 지역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매우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각 교회는 '환영한다'는 간판을 문에 매달 수 있다"고 권고했다.

성공회는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이끌어 마실 것과 다과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이 게임은 또한 많은 건전지를 소모시키므로, 건전지 충전소를 만들고 와이파이도 사용하도록 허락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성도들에게 '게임하는 법을 배워, 게이머들과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라"며 "이는 그들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도 했다.

반론도 있다. 미국에서 웹사이트 '트루니스(Trueness)'를 운영 중인 릭 와일즈 목사는 "이 포켓몬 동물은 가상의 사이버 악마들과 같다"며 "이것이 마성적인 힘을 이끄는 어떤 자석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와일즈 목사는 "이러한 기술이 이슬람 지하디스트들에게 전달돼, 크리스천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보여주는 앱을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적(사탄)은 가상의 디지털화된 사이버 악마들과 함께 교회를 겨냥하고 있고, 그들은 당신의 교회 안에서 악마를 낳고 있으며, 마성적인 활동으로 당신의 교회를 겨냥하고 있다"며 "이 기술은 십자가를 대적하는 적들이 크리스천들을 겨낭해 그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처형하는 데 이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