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한기총 한교총
▲참석자들이 모임이 끝난 후 서로 악수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 한국교회교단장회의(이하 교단장회의)가 '한기총-한교연 통합'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들은 20일 아침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모여 이 같이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세 단체는 각각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교연은 이미 통추위(위원장 고시영 목사)를 조직한 상태다.  

이 자리에는 한교연 측에서 정서영 대표회장을 비롯한 김요셉·고시영 목사 등이, 한기총 측에선 이영훈 대표회장이, 교단장회의에선 이성희(예장 통합 총회장)·여성삼(기성 총회장) 목사 등이 참석했다.

한교연 측 한 관계자는 "애초 한기총-한교연 통합 논의를 시작했던 세 주체가 모여, 그 동안 있었던 여러 문제들은 접어두고 다시 원점에서 한국교회 하나됨을 위해 대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를 두고 교계에선 "사실상 한교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기총, 한교연과 함께 통합을 논의할 주체로 이미 출범한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 아닌 교단장회의를 못박았다는 것 때문이다. 실제 이날 모임에서 한교연 측도 "(논의에 참여할 주체가) 한교총이 아닌 교단장회의가 맞느냐"며 이 점을 몇 차례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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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 임하고 있는 각 단체 대표들 ⓒ김진영 기자
한 교계 관계자는 "애초 교단장회의의 중재로 한기총 한교연 통합 논의가 진행되다 한교총이 출범한 것"이라며 "그런데 한교총이 아닌 교단장회의가 한기총 한교연과 다시 통합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것은 한교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교연 역시 최근까지 한교총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기에 이 같은 해석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서영 대표회장은 지난 16일 최성규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이 한교연을 방문했을 당시 한교총에 대해 "또 다른 분열의 씨앗을 뿌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비판했었다.

그러나 한교총 측은 이날 합의에 대해 "한기총 한교연 통합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하자는 게 아니"라며 "다만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한교연 측과 계속해서 대화하자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