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다른 '공식교회'(일반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지 않을 때도,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한 교회로 남아있는 교회가 바로 '지하교회'입니다. 한국교회는 바로 지금 '지하교회'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온 것들, 예를 들어 건물, 목회자에 대한 세금 공제, 존경심 등 우리가 가진 특혜를 다 잃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19일 서울 마포 한국 순교자의 소리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릭 폴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공동대표는 "앞으로 10년 동안 동성애, 성전환 등 성(性) 혁명의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라며 "미국, 유럽에서 닥치고 있는 문제들이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빨리 깨어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교자의 소리 설립자인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의 책 '지하교회로 들어가라'의 한국어판 발간을 기념하여 마련된 이 자리에서 에릭 폴리 목사는 특히 자유세계에서 범람하는 자유주의와 이로 말미암은 성 혁명과의 싸움에서 한국교회가 잠자고 있거나, 핍박이 두려워 쉬운 길을 택함으로 미국과 유럽 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을 거듭 당부했다. 폴리 목사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를 통해 박해받는 교회와 동역하고, 전 세계 기독교 컨퍼런스 및 전략회의에 초청되어 강연 사역 등을 하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공동대표 에릭 폴리 목사는 이날 한국교회가 지하교회의 영성을 배워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그는 "지금 미국의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창조대로 살거나 정부가 정한 틀대로 살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그러나 동성애를 반대하면 제한적 삶에 노출되고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미국 기독교인의 70%가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미국 정부는 위탁 부모, 입양 부모들이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키우지 못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나님이 약속하신 자유의 의미에 대해 기독교인들조차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간이 동성애나 혼전동거, 이혼, 성결정, 성형 등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선택하면서 만끽하는 것이 '완전한 자유'가 아니다. 성경은 죄로부터의 자유를 이야기하며, 세상으로부터 핍박과 압력, 고난을 겪더라도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삶으로써 얻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라고 피력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날 "한국도 정부가 어떠한 자유를 선택해야 하느냐의 시점에 온 것"이라며 "미국, 유럽은 동성애, 성전환 등도 할 수 있다는 자유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들이 자유를 만끽하도록 보장해주고, 기독교인들이 동성애 반대 연설을 하면 벌을 주도록 했다. 정부가 기독교인들이 말할 수 있는 자유까지 제한해가며 동성애에 대한 자유를 더 높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미국, 유럽 사회에서 교회가 자유를 억압하는 주체로 보았기 때문"이라며 "자유세계 정부는 교회가 동성애 증오의 연설을 한다고 공식적으로 지적하면서, 예배를 드리는 자유는 있지만 교회가 믿는 바를 밖으로 갖고 오지 말 것을 주장했다. 이것이 미국, 유럽 교회가 경험하는 것이며, 한국에서도 지금 이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기자회견에서 공동대표 에릭 폴리 목사(좌)가 새로 발간한 한국어판 '지하교회를 준비하라'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통역은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표이자 에릭 폴리 목사의 사모인 폴리 현숙 박사(우)가 맡았다. ⓒ이지희 기자
폴리 목사는 오늘의 성 혁명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서구교회의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미국, 유럽의 교회들이 법정에 아무리 가도, 거리에서 아무리 항의해도, 미디어에서 아무리 논쟁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며 "한국의 기독교인과 교회도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없는 방법으로 대응하는 경우들을 보는데, 우리의 신뢰를 돈이나 권력, 시위, 법정소송, 여론 등에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우리는 핍박과 고난을 받는 기독교인과 교회들이 어떻게 신앙을 지켜 살아갔느냐에 대해 듣고 겸손히 배워야 한다"고 요청했다.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것은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될 준비하는 것" 

그는 '지하교회를 준비하라'의 서문에서 공식교회와 지하교회의 구분에 대해 소개했다. 폴리 목사는 "박해 국가든 자유세계든 많은 기독교인은 정부에 동의하면서 공식교회 교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그렇지 않은 경우 지하교회 교인으로서 살아간다"며 "박해 국가에서는 정부가 교회를 통제하는 방법대로 살지 않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대로 살아가려고 하기 때문에 지하교회가 드러내 보이는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공식교회와 지하교회의 가장 큰 차이는 핍박을 받을 때 드러난다. "일반적인 교회가 공격에 맞닥뜨리면 이익, 재산, 권리, 생활 양식이나 신념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를 보호하며, 곧 자신을 위협하는 대상에 맞선 전투(법정 소송, 시위, 데모, 여론 및 교육 방면 시도)를 하고, 이로 인해 교회에 대한 대중적 반발이 강화된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고 나서는 "마침내 적들과 타협을 정당화하고 자신과 똑같이 하기를 거부하는 일원들을 목청껏 비난하면서 걸출한 교회들과 신학자 및 교단과 더불어 스스로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변절자들은 박해자들과 똑같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에 나머지 교회는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려 재정적, 물리적, 영적으로 스스로를 소진해버린다는 것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19일 서울 마포 한국 순교자의 소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지희 기자

하지만 폴리 목사는 "지하교회의 방식은 자기를 방어하거나 보전하려고 애쓰지 않는다"며 "그 대신 오직 주만 섬기는 데 자유롭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교회는 검(劍)을 내려놓으라는 주의 명령을 따라 세상의 검, 즉 법정이나 언론, 정치에 맞서 싸우지 않고 대신 오직 어린 양의 피와 교회의 증언으로만 무장한다"고 말했다. "욕을 먹어도 욕하지 않고 저주받으나 저주하지 않으며 핍박당하지만 축복하고 살해당했어도 용서한다. 지하교회는 자신을 세상에 맡기지 않으며, 세상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대가를 기쁘게 치르며 그리스도의 이름이 고난 받을 만한 가치가 있음을 앎으로 고난을 당할 때 그것을 모두 기쁨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 혁명에 대해서도 지하교회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폴리 목사는 "그들은 단순히 계속 교회이고자 한다. 보편적 믿음에 의한 경외와 영광이 남아 있어 어떤 한 주제에 대한 교회가 되기를 거부하며, 진정 필요한 것은 믿음을 지키다가 죽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하다가 죽는 것임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들은 교회가 건물이나 교파, 재산이나 삶의 방식, 자기 이익 등을 수호하기 위해 부름 받은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교회를 준비한다는 것은 성 혁명에 대항하여 싸울 준비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싸우지 않을 준비를 하라는 의미"라며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것은 세상에 의해 영광의 모든 흔적이 우리로부터 벗겨지고 주의 가지신 영광 외에 우리의 헐벗음에 걸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그때, 따가운 스포트라이트가 우리에게 비치는 날에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될 준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지하교회 교인들이 겪는 고난에 대해서도 "예수님이 말씀하시길,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쫓으라고 하셨다. 그것이 진보된 양육을 말하는 것이 아닌, 주님을 따르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기독교 역사에서는 그 말씀대로 살아왔다. 현대 사회에서, 특히 미국이나 한국 등 이미 부유한 나라에서 우리가 그 메시지를 바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을 마치 우리의 행복과 욕망을 채우고 우리 마음속의 어떤 것이든 성취시켜주시기 위한 것처럼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이 돌아가신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죄를 용서받고 그분의 영생을 얻고자 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가 잘못된 메시지를 듣고 있는 것을 먼저 회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호주 순교자의 소리 설립자이자 전 세계 순교자의 소리 역사가인 머브 나이트가 순교자의 소리 설립자 고 웜브란트 목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는 웜브란트 목사와 30년 이상 동역했다. ⓒ이지희 기자

호주 순교자의 소리를 설립하고 은퇴한 머브 나이트(Merv Knight)는 이날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는 1969년 이미 자유세계 교회가 공산주의는 아니지만 물질주의, 자유주의의 위협에 노출된 것을 우려하며 역시 '지하교회'로서의 삶을 준비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제1권 '지하교회를 준비하라'의 후속편으로, 오는 4월 제2권 '지하교회를 심으라', 11월 제3권 '지하교회로 살다'를 발간하고, 한국교회 목회자, 교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계속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월 13일에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 사무실에서 무상으로 교육 및 점심을 제공한다.(사전 등록 필수 02-206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