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한복협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가 13일 아침 서울 영락교회(담임 이철신 목사)에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를 주제로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기도회에선 이철신 목사가 말씀을 전했고, 이어 최칠용(예장 합신 총회장)·권오륜(기장 총회장) 목사·허문영 박사(평화한국 대표)가 차례로 발표했다.

먼저 '한국교회의 화해와 평화와 연합을 염원하며'를 제목으로 발표한 최칠용 목사는 "화해, 평화, 연합, 이 세 가지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고의 가치요, 또 한국교회가 가장 간절하게 소원하는 일"이라며 "또한 이 세 가지는 각각의 소중한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서로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했다.

최 목사는 "화해 없이는 평화가 없다. 화해와 평화 없이는 진정한 연합은 불가능하다"며 "서로의 이해타산에 따라서 연합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해타산에 따라서 이루어진 연합은 그 이해타산에 따라서 다시 쉽게 깨질 수 있다. 실제로 수많은 집단들이 이용가치에 따라서 이합집산을 이루는 것을 우리는 쉽게 목도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의 화해와 평화와 연합은 이해타산이 아니라 십자가의 정신에서 비롯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치, 사회의 화해와 평화와 연합을 염원하며'를 제목으로 발표한 권오륜 목사는 "오늘날 우리나라를 가난하고 힘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평등과 화합을 이뤄냈다고 느끼는 사람은 적다. 오히려 그 반대"라며 "평화가 사라지고 계층 갈등이 심화된 시대풍조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평화와 연합이다. 우리 시대 지도자들과 교회가 추구해야 할 것도 평화를 이루는 일"이라고 했다.

권 목사는 "평화를 실현하는 길은 정의와 사랑, 이 두 기둥을 세울 때 가능하다"며 "정의와 사랑은 하나님 나라의 통치원리다. 평화는 정의의 기초 위에서 시작되지만 동시에 용서하고 용납함으로 세워지는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 원리인 정의와 사랑으로, 우리 사회가 화해와 평화, 그리고 연합을 이뤄낼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은 민주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하고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우선은 정치 지도자들이 우리 사회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일을 실행해 가야 할 것이지만, 그들을 움직이고 앞장서서 이끌어 낼 수 있는 곳은 교회이며 교회 지도자들"이라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정의의 편에 서고, 사랑으로 사회를 결속시키는 사명을 감당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허문영 박사는 '남북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복음통일과 영성대국을 향하여'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허 박사는 "우리민족의 통일은 무력통일이 아닌 평화통일, 일방적 편입통일이 아닌 쌍방적 합의통일, 지도부만에 의한 통일이 아닌 국민적 통일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의통일에 있어서도 그 수순은 정치→경제→사회·문화 통일이 아닌 사회·문화→경제→정치 통일이어야 한다. 그래야 온 민족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고, 분단 70여년 이상 남북이 각각 축적해온 제 분야의 역사적 유산들을 융합·승화·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先) 국가통일, 후(後) 국민통합 방식이 아니라 선 국민통합, 후 국가통일 방식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허 박사는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올해 우리 기독인들은 상대방 북한을 변화시키려고 애쓰기보다는, 우리 교회와 사회에서부터 정의·사랑·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도록 노력하자. 그러면 하나님께서 선물로 복음통일을 내려주실 것"이라며 "수단에 있어서는 제재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관여를 병행하자. 북한의 반응을 얻어내며, 주변 4국과도 협조를 이뤄가야 피흘림 없는 통일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세 번의 발표를 종합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는 "촛불시위와 태극기 시위의 대립과 갈등 속에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의 입장에 서서 우리 사회를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화해, 평화와 통합으로 나가야 한다"며 "니느웨 성읍처럼 남녀노소 기도하고 회개하며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초월적 입장에 서서 우리 사회의 여러 세력들에 대한 이해를 초월한 중보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의 제사장적인 헌신과 중보자적인 행동에 의해 먼저 한국사회가 직면한 갈등과 대립이 해소돼 우리가 사회가 통합을 이룰 때, 더 큰 통합인 남북의 통일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