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묵상을 돕는 도서들이 지난해 말부터 여러 권 나오고 있다. '작심삼일 증후군'으로 흔들릴 시점, 관련 도서들을 간략히 소개한다.

2017 묵상 금보다 더 귀한 것
◈행복으로 가는 길, 주님과 이웃 사랑


금보다 더 귀한 것
바실레아 슐링크 | 국민북스 | 400쪽 | 14,000원

"사랑을 최고의 목표로 삼으십시오. 어느 다른 은사보다 사랑의 은사를 더욱 추구하십시오. 그 어떤 것보다 사랑에 부요하게 되기를 갈망하십시오. 하늘에서나 땅에서나 사랑만큼 귀중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이기적인 사랑을 쓰레기처럼 버리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주님의 사랑이 당신 마음을 차지하게 하십시오(2월 16일)."

독일 개신교 영성공동체인 기독교마리아자매회 창립자인 바실레아 슐링크(M. Basilea Schlink, 1904-2001)가 쓴 365일 묵상집이다. 짧은 성경구절과 짧은 묵상이 들어 있으며, 모든 내용이 영어로도 담겨 있다. 저자는 이 묵상을 '한 해 동안 받는 매일의 선물'이라 표현한다.

저자는 1960년대 초 이집트 시내산을 방문해 산 위에 머무는 동안 성령의 감동을 받아 이 묵상집을 썼다고 한다. 1968년 독일어 초판이, 1978년 영어 초판이 각각 나왔고, 이후 일본어 등 각국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은 하나님께서 그의 규례 안에서 우리에게 경고하고 계시는 것을 이해하고 그 규례들을 통해 우리를 사랑하고 계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며 "우리에게 생명을 얻도록 주신 주님의 율례는 행복으로 가는 길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데, 그 길은 주님과 우리의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바실레아 슐링크 여사는 18세 때 구원을 체험한 후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 전역을 순회하며 선교단체와 교회 그룹들에게 가르치고 선교 강연을 했다. 게슈타포 앞에 두 번이나 불려갔으나 타협 없는 자세를 보인 끝에 풀려났다. 1947년 동역자 에리카 마다우스(Erika Maddaus, 마더 마티리아)와 함께 기독교마리아자매회를 설립했다. 60여개 언어로 번역된 100권 이상의 책을 썼다.

2017 묵상 나우웬과 함께하는 아침
◈'우리와 같은' 영성작가의 선집 112편


나우웬과 함께하는 아침
헨리 나우웬 | IVP | 128쪽 | 8,000원

"긍휼(compassion)이란,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여 주신 땅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공동 운명을 용기 있게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긍휼은 다른 사람의 기쁨을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그 사람과 고통을 나누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완전한 행복을 누릴 기회를 주는 것과 그의 기쁨이 온전하게 꽃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말입니다(59. 모든 사람을 위한 동산, <열린 손으로> 중에서)."

지체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았던 영성작가 헨리 나우웬(Henri J. M. Nouwen, 1932-1996)이 생전에 썼던 30여 권의 저서 중 가장 빼어난 112편을 발췌해 묶은 묵상집이다. 작가이면서 Doubleday 출판사에서 종교 담당 편집자로 일했던 에벌린 벤스(Evelyn Bence)가 편집을 맡았다.

이 편집자는 "사제이자 심리학자이며 저명한 교수였던 나우웬은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기억된다"며 "인생과 신앙에 내재된 모순을 해결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마음의 고향을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예기치 않은 통찰들을 예찬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평가하고 있다.

헨리 나우웬 특유의 따뜻하고 솔직한 글이 읽는 이들을 위로한다. 각 소제목도 영감을 준다. 2001년 처음 나왔던 책을 다듬었다. 인용 도서 목록은 국내에 아직 모두 번역되지 않은 탓인지 다소 불친절하다.

2017 묵상 주니어 묵상집
◈말씀을 베개 삼아 그 위에서 곤히 잠들도록...


주니어 묵상집
프랜시스 리들리 하버갈 | 죠이북스 | 224쪽 | 15,000원

"이제 여러분이 성경을 읽을 때 하나님의 약속들을 찾아 보세요. 하나님의 약속은 밤하늘에 빛나는 아름다운 별들처럼 성경 전체에 흩어져 있답니다. 하나님의 약속 한 가지를 찾을 때마다 이렇게 말하세요. '이 약속이 나에게 이루어질 거야.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겠어(31일 저녁)?'"

어린이들이 매일 아침과 저녁 31일간 묵상할 수 있도록 짧은 성구와 함께 총 62편의 글이 그림과 함께 실려 있다. 저자는 어린이들의 눈높이로 말씀과 주요 교리들을 풀어주고,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을 남기고 있다.

책을 쓴 프랜시스 리들리 하버갈(Frances Ridley Havergal, 1836-1879)은 영국에서 태어나 14세 때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영접한 후 평생 복음을 전하며 살았다. 하버갈 여사는 '나의 생명 드리니', '내 너를 위하여', '주 없이 살 수 없네' 등의 가사를 쓴 뛰어난 작사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아무리 행복한 어린이라도 때로는 마음이 무척 지쳐서, 편안히 기대 쉴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 법"이라며 "예수님을 사랑하는 어린이라면 예수님의 아름다운 말씀을 마음의 베개로 삼아 그 위에서 곤히 잠드는 것을 언제나 기뻐할텐데, 이 책에 여러분의 마음을 위한 '작은 베개' 서른 한 개를 준비했다"고 말한다.

2017 묵상 요나 묵상 31일
◈선지자의 자전적 이야기 통해 삶을 반추하다


요나 묵상 31일
오지영 | 홍성사 | 400쪽 | 15,000원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나에게 임해야 할 은혜가 왜 그들에게 임하는가?' 하면서 마음이 상하신 적 없으신지요. 내가 꺼리는 타인에게 값없는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보며 상처받으신 경험은 없습니까. ... 내 은혜에만 집중하다 보면 아무리 은혜를 많이 받아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갑니다(Day 29)."

<룻기 묵상 28일>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묵상집이다. 선택하지 않은 인생 이야기 속에 주인공으로 들어가 있었던 한 사람, 선지자 요나의 여정을 통해 "주어진 삶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할 때, 진리가 우리 안에 확고해지고 날로 깊어질 것"을 기대하는 책이다. 히브리 원어를 적절히 설명하면서 요나서에 담긴 깊은 의미들을 전달하고 있다.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미국에 거주중인 저자는 시카고 무디 신학대학원에서 성서연구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동 대학원 목회학 석사과정(M.Div.)을 밟고 있다. 저자는 "요나서를 단순히 '불순종하여 도망가는 선지자의 이야기' 혹은 '큰 물고기 배 속에 들어간 요나 이야기'로 읽기에는 무척 진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요나서는 무척 독특한 것이, 다른 예언서와 달리 선지자가 겪는 삶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면서 그 자전적 이야기에 가까운 내용이 우리의 삶을 반추하도록 돕는다"고 이야기한다.

2017 묵상 하루 동행
◈하나님과 동행하려면... '멈추고 침묵하기'


하루 동행
하정완 | 규장 | 232쪽 | 12,000원

"하루종일 하나님과 동행하기는 단순히 하루를 동행하는 숙제가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며 온전한 임재를 누리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경건생활을 점검하고 준비하라. 바로 '하루 종일'에 앞서 하는 '날마다'의 훈련이다. 이것을 '날마다의 용기'라고 이름 붙였다(프롤로그)."

하나님과 24시간 동행하는 삶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가진 꿈이자 비전이다. '영화 설교'로 잘 알려진 저자는 "하루를 동행하면, 평생 동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책은 독특하게도, 그 하루를 위한 15일간의 '멈춤 훈련(1부)', '10일 동안의 준비(2부)' 후 3부 'D데이'에서 하루종일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3부는 어찌 보면 시간대별로 일정이 있는 '다이어리' 형식이기도 하다.

저자는 하나님과 동행하기의 핵심을 '멈추고 침묵하기'로 규정한다. "우리를 유혹하는 세상의 시스템에 매몰되지 않기 위하여 고독을 배워야 한다. 또 세상에 익숙해진 거짓 자아의 음성으로 위장된 금송아지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않기 위해 침묵과 말씀을 통한 하나님 음성 듣기 훈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소유하는 것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육체적 침묵인 가난과 청빈의 삶의 태도도 배워야 한다. 우선 멈추고 침묵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출판사 규장에서는 3년간 '하나님과의 대화'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365 크리스천 Q&A BOOK' <오늘도 잘 지냈어?>도 나왔다.

2017 묵상 오늘도 잘 지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