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현종 때입니다.
도사 여옹(呂翁)은 한단의 주막에서 노생이라는 젊은이를 만났습니다.
그는 가난을 떨치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하며 졸고 있었습니다.
여옹은 베개를 하나 건네주었고, 젊은이는 여옹의 베개를 베고 잠이 들었습니다.

잠결에 깨보니 베개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노생은 그곳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커다란 부잣집이 있었습니다. 노생은 그 집의 딸과 혼인을 하더니
과거에 급제해 벼슬을 얻었고,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역적으로 몰려 잡혀가게 되었습니다.
'옛날 누더기를 걸치고 한단을 거닐 때가 그립구나.'
노생은 이제 죽음을 기다리며 신세를 한탄할 뿐이었습니다.
다행히 사형을 면하고 변방으로 유배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모함이었음이 드러나 사면되어 재상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노생은 이후 부귀영화를 누리다 80세를 끝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난 그는 이 모든 것이 주막에서 잠든 동안
꾼 꿈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노생에게 여옹은 위로의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인생이 다 그런 것이라네."
노생은 부질없는 욕망을 깨닫게 해준 여옹에게 감사하며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권력자들의 부질없는 욕망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현실이 한단의 꿈처럼 깨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욕심의 끝은 결코 해피엔딩일 수 없습니다. 욕심 없이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류중현/발행인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