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유적 전라남도
▲발제와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교회언론회 제공
전남 지역 기독교 선교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달 24일 전남도청에서 '전라남도 선교유적의 가치 재발견'이란 주제로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된 것.

수백 명이 참가한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기독교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인도와 필리핀, 그리고 등재를 추진 중인 일본 전문가 등이 참가하여 문화재 등재 경험을 들려줬다.

이 자리에는 세계유산 전문가와 근대문화유산 연구자,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들이 참여해 기독교 선교유적의 가치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사단법인 한국선교유적연구회 주관으로 근대교육, 의료기술, 서양건축 양식 등 우리나라 근대화의 발전을 이루는데 큰 공헌을 한 개화기 선교사들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전라남도에 있는 기독교 선교 유적이 문화유산으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함께했다.

국제학술대회 제1부에서는 '세계유산 제도의 이해와 한국의 세계유산 등재 전략'이라는 주제로 이상해 중앙문화재위원회 문화재위원장의 기조강연 후, 인도의 '교회와 수녀원'과 필리핀 바로코 교회들의 세계유산 등재, 그리고 일본의 나가사키 지역 숨겨진 기독교 유적들을 소개했다.

제2부에서는 '전라남도 기독교 선교 역사' 최혜영 교수(전남대), '여수의 선교 유적' 박찬 교수(전남대), '미국 남장로회 순천선교부 선교마을의 역사적 의의' 우승완·이석배 교수(순천대), '지리산선교사 유적의 근대문화·문화재적 가치' 남호현 교수(순천대), '아시아의 기독교세계유산과 한국의 선교유적 비교연구' 서만철 교수(공주대)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제3부 종합토론에서는 천득염 교수(전남대)를 좌장으로 김종진(전 문화재청 차장), 김효시(광신대), 이왕기(목원대), 조길환(전남대), 윤용혁(공주대), 전경미(예원예술대), 정성창(전남대), 이동주(한국전통문화대 겸임) 교수 등이 열띤 토론과 함께, 전라남도 내 기독교 선교 유적을 세계유산에 등록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서만철 회장(사단법인 한국선교유적연구회)의 개회사와 이낙연 전남지사의 환영사, 선교사 후손이며자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인 인요한 박사가 축사를 각각 진행했다.

선교유적 전라남도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교회언론회 제공
이날 관심을 모은 것은 지리산 기독교선교유적지로, 이곳은 지난 2007년 8월 3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철거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1972년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 건물에 대해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로, 어렵사리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후 지역 기독교인들과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2007년 12월 3일 전라남도로부터 사단법인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 법인 설립허가를 받고, 유적지 보존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은 지난 2009년 11월 (사)도코모모코리아(근대건축보존회)와 조사연구 용역을 체결, 지리산 일대 기독교 선교사 유적 고증자료집을 발간했으며, 2011년에는 국제적인 시민단체 내셔널트러스트 주최 '이곳만은 지키자' 시민공모전에 참가하여 '소중한 문화유산상'을 수상했다.

2015년 6월 열린 시민단체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주최로 전남 구례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지리산 왕시루봉 유적지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서울대 윤여창 교수가 이곳의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하기도 했다.

지리산 기독교 선교 유적지는 문화재적, 역사적, 건축학적, 선교학적 가치를 품고 있다. 이곳에서 선교사들에 의해 띄어쓰기와 맞춤법 등 한글 문법이 최초 탄생된 것. 이에 기독교뿐 아니라 온 국민의 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

주최측은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지에는 총 12채의 건축물이 있는데, 노르웨이와 미국, 호주와 영국 등 각 선교사들 본국의 건축 양식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개화기 현대사의 소중한 문화인류학적 근대유산으로서 속히 문화재로 등재해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