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의 선전매체인 <다비크 15호>는 "십자가를 파괴하라"(Break the Cross)는 제목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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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모술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들이 살던 지역인 카라코쉬에 소재한 한 상점의 벽에는 “신의 이름으로 십자가를 부숴뜨릴 것”이라는 글이 붉은 색으로 적혀 있었다.
현지 교회에 들어서자 예수상의 목이 잘려져 있고, 성경은 찢겨진 채 바닥에 놓여 있기도 했다고.
카라코쉬는 한 때 기독교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였으며 이라크 기독교 공동체 인구의 4분의 1 가량이 이곳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IS가 마을을 통제하면서 “기독교인들은 마을을 떠나든지, 이슬람으로 개종하든지, 무거운 세금을 내든지 하지 않으면 참수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했고, 수 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마을을 떠났다.
이후 IS는 니네베 평원의 여러 마을에서 물러났지만, 지난 2년 동안 IS의 지배 아래 있던 시간은 기독교인들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남겼다.
한 기독교인 남성은 “만약 내가 젊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이에 무엇을 다시 할 수 있겠는가. 이라크에 우리의 미래가 없다”며 절망했다.
지난 10월 30일 모술이 회복된 이후, 수 십명의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성모수태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다.
모술에서 태어나 자란 시리아가톨릭교회 부트루스 모쉐 사제는 “오늘 카라코시는 다에시(IS를 일컫는 아랍어)로부터 해방됐다. 오늘날 우리의 역할은 우리를 희생시킨 분쟁과 차별, 선동 등 다에시의 모든 흔적을 지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 지도자와 따르는 이들 사이에 놓인 정치적·종파적 분쟁과 분열 등의 사고방식은 반드시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