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크 15
▲이슬람국가(IS)의 선전매체인 <다비크 15호>는 "십자가를 파괴하라"(Break the Cross)는 제목을 달았다.
이라크 북부가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로부터 해방된 후, 기독교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가운데, IS의 끔찍한 실제도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술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들이 살던 지역인 카라코쉬에 소재한 한 상점의 벽에는 “신의 이름으로 십자가를 부숴뜨릴 것”이라는 글이 붉은 색으로 적혀 있었다.

현지 교회에 들어서자 예수상의 목이 잘려져 있고, 성경은 찢겨진 채 바닥에 놓여 있기도 했다고.

카라코쉬는 한 때 기독교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였으며 이라크 기독교 공동체 인구의 4분의 1 가량이 이곳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IS가 마을을 통제하면서 “기독교인들은 마을을 떠나든지, 이슬람으로 개종하든지, 무거운 세금을 내든지 하지 않으면 참수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했고, 수 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마을을 떠났다.

이후 IS는 니네베 평원의 여러 마을에서 물러났지만, 지난 2년 동안 IS의 지배 아래 있던 시간은 기독교인들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남겼다.

한 기독교인 남성은 “만약 내가 젊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이에 무엇을 다시 할 수 있겠는가. 이라크에 우리의 미래가 없다”며 절망했다.

지난 10월 30일 모술이 회복된 이후, 수 십명의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성모수태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다.

모술에서 태어나 자란 시리아가톨릭교회 부트루스 모쉐 사제는 “오늘 카라코시는 다에시(IS를 일컫는 아랍어)로부터 해방됐다. 오늘날 우리의 역할은 우리를 희생시킨 분쟁과 차별, 선동 등 다에시의 모든 흔적을 지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 지도자와 따르는 이들 사이에 놓인 정치적·종파적 분쟁과 분열 등의 사고방식은 반드시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