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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건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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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교회의 이러한 정치 무관심이 오히려 나치의 들러리 역할이 된다. 1932년 9월 28개 교파의 교회들이 제국교회로 통합된 프로이센 합동총회에서 '아리안 조항'을 가결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유대인과 결혼한 사람이나 결혼할 사람은 교직자가 될 수 없고 교회의 임원이 될 수 없다. 심지어 1934년 1월 27일 주 감독회의는 제3제국 나치와 그 지도자에 대해 무조건 충성을 맹세하고 제국의 권위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채택했다. 교회의 리더들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철저히 나치주의에 앞장선 우를 범한다.
독일교회는 정치 무관심으로 국가를 악마주의에 넘긴다. 교회가 예언자, 감시자로서의 직무를 무시하고 오히려 국가가 악마가 되는 것을 도운 셈이다. 그러나 본회퍼와 같은 소수의 기독지식인들은 히틀러의 정부에 맞선다. 본회퍼는 1933년 4월 하순 '유대인 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이라는 강연에서 히틀러를 적그리스도로 비판한다. 본회퍼와 니뮐러는 9월 7일 이 아리안 조항은 신앙고백에 비추어 불법이며 신앙고백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파기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다. 이 호소에 응한 목사는 1,500명. 이것이 목사긴급동맹의 출발점이다. 그 해 말까지 가맹한 목사는 5,500명이다. 그 동맹은 1933년 5월에 성립된 고백교회 태동의 한 원인이 된다. 1934년 1월 4일 167개의 개혁파교회가 '자유개혁파교회 신앙고백회의'를 개최하고 바르멘선언을 발표한다.
당시 주류 독일교회는 나치가 권력을 남용하도록 동조한 책임이 있다. 기독교국으로서의 독일교회는 기독교 가치를 삶, 그 중에서도 정치에 적극 투영했어야 했다. 오늘의 현실도 독일의 상황과 유사한 것은 정의가 실종되고 기득권층의 탐욕이 공고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정부에 의한 경제 양극화는 한국을 몰락시키고 있다. 선거 때만 국민을 위한 정치고, 선거만 끝나면 국민과의 약속은 썩은 동아줄이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세월호와 같은 사건들이 넘쳐난다. 국민이 진정 필요로 할 때 정부는 개기일식현상이 일어난다. 보수정권을 지지한 보수교회 리더들은 세례요한처럼 국민의 고통소리를 먼저 대변했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자숙해야 할 일부 보수교회 리더들이 국민의 고통을 담고 있는 촛불시위를 종북 세력으로 몰고 맞불을 놓다니.
박근혜 대통령과 그 너머에 공고화된 기득권의 뿌리 깊은 탐욕에 대한 국민의 타오르는 분노 해결이 종착점이 아닐까. 사람사회를 정글사회로 만든 짐승이 된 기득권층, 그리고 기득권 보호를 제도화한 시스템을 뿌리까지 개혁하라는 것이 국민들의 외침이 아니던가.
조종건 (사)한국시민교육연합 사회통합위원장, 평택샬롬나비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