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성도들의 1/3 정도(32.8%)가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다'고 한다. 떠난 후의 계획도 이들 중 22.1%는 '교인으로 있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 5.3%는 '다른 종교로 갈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의 6%가 일명 '가나안(안 나가) 성도'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교인이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이미 전체의 5%였으므로, 성도들 중 10% 정도는 '가나안 성도'라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이제까지 한국교회 전체 교인을 적게는 800만 명, 많게는 1,200만 명 정도로 추산했으니, '가나안 성도 1백만' 주장이 전혀 설득력 없다고 보긴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실천신대 부설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지난 25일 공동 주최한 '평신도의 교회 선택과 교회 생활 만족도에 대한 조사연구 세미나' 발표 결과다. 지앤컴리서치는 만 20세 이상 개신교인들 500명을 대상으로 교회 선택과 교회 생활에 대한 전반적 의견을 조사하여, 향후 한국교회 생태계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떠나고 싶은 이유'를 물었더니 73.8%가 '교회의 책임'이라고 답했고, 10.8%만이 '떠나는 사람 자신'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60대 이상의 81.4%, 중직자들의 83.8%가 '교회 책임'을 지적했다고 한다.

조사연구를 진행한 이들은 설문 통계를 토대로 "'가나안 성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보여준다", "'가나안 성도' 는 떠나는 사람들의 문제이고 심지어 교회 반대 세력이라는 비난이 일었지만, 성도들 상당수는 반대로 교회가 자신들을 떠나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양극화 현상을 줄이고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려면, 개교회 중심의 사고를 넘어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 등을 주장하고 있다.

'떠나고 싶다'는 이들이 '자기 자신 때문'이라고 말할 확률이 높지 않다는 점은 예상 가능하지만, 한국교회는 이번 설문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간 크고 작은 교회에서 이권과 명예욕, 자존심과 경쟁심 때문에 얼마나 많은 분쟁이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으며, '싸우는 꼴이 보기 싫어' 교회를 옮기거나 아예 신앙생활을 중단한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았다.

한국교회는 '잘 살게 되거든 나를 기억하라'는 하나님 말씀을 철저히 무시한 채, 더 가지려 하고 더 높이 오르려 하다 지금 이 같은 파국을 맞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교회가 잘 되면' 칭찬하고 함께 기뻐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험담을 하거나 나쁜 소문을 내는가 하면, 심지어는 이단으로 몰아세워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극단적인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러한 설문 결과를 거울 삼아, 늦었지만 회개하고 하나님 앞으로 철저히 돌아서야 할 것이다. 특히 목회자들은 '밥벌이로서의 목회'를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자신의 욕심과 허영을 내려놓고, '한 영혼'을 위해 목숨 바치겠다던 목사안수와 서약 당시의 결기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과 인생을 세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성도들도 무작정 불평불만만 갖기보다, 먼저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이 너무 적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단지 성인 그리스도인 500명의 생각을 전체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은가 하는 찜찜함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