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더 가까워질 뿐인가?…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

김진영 기자 입력 : 2016.11.28 13:22

샬롬나비, ‘고령화 시대의 한국교회’ 주제 학술대회 개최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백석대학교 대학원에서 '고령화 시대의 한국교회'를 주제로 제13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임승안 박사(나사렛대학교 총장)가 설교한 개회예배에 이은 상임대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의 기조강연, 이관표(협성대)·신현수(평택대) 교수·최철희 선교사(샬롬나비 상임이사)의 발표 및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진리와 가치 보존하고 유지하는 사회의 기둥"


'포스트모던 시대 속에서 늙어감의 의미'를 주제로 기조강연한 김영한 박사는 "전통적인 가정과 성(性), 공동체 질서가 무너지는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노인들은 단지 늙어서 사회로부터 퇴각한다기보다, 사회의 원로로서 젊은 세대들에게 삶의 지식과 지혜를 가르쳐주고 이들을 격려해 진정한 진리와 가치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사회의 기둥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전통과 권위가 붕괴되고 사회의 기반이 흔들리는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늙은 이들은 오히려 방황하는 젊은 세대에게 넘겨주어야 할 존재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늙은 세대들은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진리를 보존하고 사회의 기초를 안정시킬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다. 늙어간다고 비관하거나 한탄할 필요가 없다. 노쇠(老衰)에 따르는 불편함과 고통을 고통으로 생각하지 말고 당연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수용하자"고 했다.

이어 "노년 세대는 방황하는 오늘날 젊은 세대들에게 성경적 유산, 즉 개혁신앙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한다. 그것은 청교도 전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앙 안에서 늙어감과 죽음을 볼 때 그것들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고 했다.

복음주의조직신학회
▲김영한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특히 "오늘날 사회적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가진 기독인 노년층은 시니어 선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며 "현재의 시니어 세대는 한국의 산업화와 교회부흥의 시기를 이끌어 온 주인공으로서 70~80년대의 독특한 사회적 경험과 신앙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시니어 선교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박사는 "창조주 하나님과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생명의 영이신 성령 안에서 늙어감이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면서 "그것은 오늘 주어진 삶의 내용을 착실하게 채워야 하고, 죽음에 대한 선구적 결단을 하도록 하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토록하며, 약속된 영생에 대한 믿음과 소망의 빛을 켠다"고 했다.

아울러 "전도서는 오늘 하루를 열심히 하나님의 면전에서 살아야 한다는 지혜를 가르친다. 그려면서도 현세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초연하는 가난한 마음의 소유자가 되도록 권면한다"며 "늙어감이란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우주적 삶의 한 과정이요, 죽음이라는 삶의 마지막 성장 단계를 거쳐 영생을 소망으로 바라보게하는 존재적 내지 인식적 계기다. 노년층은 가정과 성과 가치와 진리의 보존이라는 전통적 가치가 무너지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보수적 가치를 지키는 사회의 균형추의 역할을 할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님 나라와 부활희망 이야기 할 수 있다"


이어 '부정성의 극단화로서의 노년과 그 신학적 의미'를 제목으로 발표한 이관표 교수는 "노년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던 부정성이 극단화 되는 시기"라며 "부정성의 기본적인 요소들, 즉 죽음, 나약함, 노화 등이 증가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때"라고 했다.

이 교수는 "노년에 이른 모든 이들은 죽음 앞에 직면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상실을 가깝게 체험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결코 재산이 많거나 건강하다고, 또는 사는 집이 편안하다고 해서 면제되지 않는다"며 "재정적 도움이나 복지의 개선만을 통해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극단적 부정성 안에 노년은 들어가 머물러 있으며, 따라서 이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가 없다면 노년의 행복한 삶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년의 신학적 의미를 고찰한 이 교수는 "그가 기존의 종교적 자세로부터 벗어나 참다운 종교적 삶으로 자기를 개방하여 들어서게 된다는 점"이라며 "다시 말해, 노년은 부정성의 극단화 경험 안에서 자신의 유한성을 깨닫고, 그럼으로써 진정한 하나님 나라에로 자신을 개방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노년은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이것은 우리를 억압하던 자연법칙, 상식, 이기심의 전복"이라며 "이것은 인과율의 거절이며, 나아가 가장 먼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자신으로서 증명하셨던 부활의 근거이다.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당연시하며 고통당했던 모든 세상질서의 전복이다. 여기서 우리는 죽지 않을 것이고, 혹시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노년은 바로 이러한 부활희망을 시작하는 알맞은 때이며, 바로 이것들이 부정성의 극단화 안에서 노년이 획득하게 될 신학적 의미"라고 역설했다.

그는 "부정성의 극단화란 단순히 노년을 괴롭히고, 그를 사라지게 만드는 허무한 어떤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부정성이 극단화되는 시간 안에서 노년은 기존의 세상이 가지고 있는 상식들로부터 거리를 둠으로써 새롭게 하나님 나라와 부활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고령화 시대의 교회의 과제'를 제목으로 발표한 신현수 교수는 "고령화로 한국교회는 교인의 수가 줄어들었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됐으며, 그 구조와 기능이 축소됐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영향력이 약화됐다"며 "이러한 고령화를 대처하기 위한 기본적인 실천 방향은 먼저 16세기 종교개혁 전통으로 돌아가고, 형식과 절차가 간단하고 자기를 살피는 성찰적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했다

또 "복음 전도와 해외 선교에 더욱 힘을 기울이되 특히 평신도 중심의 자비량 선교를 해야 하고, 소그룹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 주일학교 교육을 강화하며, 성경적이고 역사적이며 실천적 근거가 있는 성숙한 교제(koinonia)를 나누고, 이웃과 사회를 섬기며, 교회 연합 활동을 강화하고, 교회 운영을 단순하고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고령화를 창의적으로 극복하는 길은 노인이 섬김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의 기본 사명인 예배, 교육, 사귐, 선교 및 사회봉사 사역을 적극적으로 하는 주체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든든한 후원자와 중보기도자 될 수 있을 것"

끝으로 '고령화 시대의 시니어 선교'를 제목으로 발표한 최철희 선교사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이다. 앞으로도 교회 안에 많은 건강한 은퇴자들이 생길 것"이라며 "특히 7~8백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 부머(55~63년생)가 이제 은퇴하고 있다. 교회는 이들이 뒷짐지고 있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바른 대책과 신앙으로 인도해야 한다"고 했다.

최 선교사는 "네덜란드의 선교신학자 크래머(Kraemer H.)는 교회 안의 시니어들을 가리켜 '하나님의 동결된 자산(God's frozen property)라고 했다. 이 동결된 자산은 하나님께서 오늘날 선교를 위해 예비하신 자산임을 확신한다"면서 "선교사로 가든 아니든 이들을 선교 자원으로 동원한다면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의 든든한 후원자와 중보기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시니어라는 이 좋은 자원을 그냥 묻어버리는 것은 마치 자신의 달란트를 땅에 묻어버린 어리석은 자와 같다"며 "한국교회는 이 동결된 하나님의 자산을 풀어 두 달란트 받은 자, 혹은 다섯 달란트 받은 자와 같이 주인되신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위해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럴 때 한국교회는 영적인 활력을 다시 얻고 계속적으로 부흥할 것이며 하나님의 나라가 속이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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