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퇴수회
▲퇴수회에서 김회권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서울신학대학교(총장 노세영 교수) 신학대학원에서 교수들이 학생들을 섬기는 새로운 '사은회(謝恩會)'를 개최했다.

'사은회'는 졸업생이나 동창생들이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베푸는 모임이다. 보통 신대원에서는 졸업을 앞둔 제자들이 학교를 떠나기 전 스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스승으로부터 격려와 진로의 조언을 듣는 시간으로 준비해 왔다.

그러나 지난 9월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사은회 개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카네이션 한 송이와 캔커피 하나도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 이처럼 법률 취지에는 공감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감사와 정을 표현할 길이 막혀버렸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이에 서울신대 신학대학원(원장 조갑진 교수)에서는 그간 진행되던 사은회의 형식을 바꿔, 교수들이 목회 현장으로 파송받을 졸업생들을 위한 '역(逆) 사은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사람다운 사람, 하나님이 마음대로 사용하실 수 있는 사람을 배출하자'는 사명 아래 3년간 공부한 졸업생들을 위해, 원장 조갑진 교수는 신학대학원 동문회의 도움을 받아 '졸업생 퇴수회'를 24-25일 1박 2일간 열었다.

교수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에 입각하여, 제자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베풀고 제공함으로써 제대로 준비된 목회자들을 사회로 배출하겠다는 의지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졸업생 퇴수회'에서는 그 동안 배운 내용들을 정리하고 미래 진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1박 2일로 기획됐다. 먼저 서울신대에서 모여 개회예배를 드리고, 김회권 교수(숭실대)와 김삼 박사(요르단 선교사)의 특강을 청취했다.

특히 '목회자의 영적 갱신과 한국교회 부흥'이라는 제목으로 김회권 교수는 예비 목회자인 학생들을 향해 "하나님 말씀에 완전히 사로잡히지 않으면 교권의 종이 되고 성도들의 환대와 물질,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종속되고 무너질 수 있다"며 "말씀이 자신의 양심을 진동할 때까지 섣불리 말해선 안 된다. 오히려 본문의 뜻을 '모른다'고 말해야 하나님께서 알려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숙소인 시흥 대교 HRD센터로 이동, 밤 9시부터 부원장 윤철원 교수 사회로 '미래 목회와 진로를 위한 포럼'이라는 주제 아래 시니어 교수들과 목회자들에게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이후 밤 늦은 시간까지 교수들과 삼삼오오 모여 대화하면서 고민을 나누고 미래를 준비했다.

이튿날에는 아침 경건회 후 교수들과 학생들이 정을 나누는 'Go Go Paper' 시간을 갖기도 했다.

서울신대 측은 "이번 졸업생 퇴수회는 제자들이 주도하여 은혜에 감사하는 '사은의 자리'가 어려워지자, 교수들이 역으로 주체가 되어 끝까지 사랑을 베풀고 표현하는 자리로 교육의 참된 의미와 모습을 실천하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한 것"이라며 "한 번이라도 더 사랑받은 학생들이 사회 속에서 또는 사역의 장에서 얼마나 더 훌륭히 자신들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