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오브 호프 이스라엘(VOHI)
▲지난 3월 이스라엘 정부가 최초로 허가한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인 보이스 오브 호프 이스라엘(VOHI) 제이콥 다얀 대표와 감독 존 테일로 목사(왼쪽부터 순서대로)가 17일 주한이스라엘대사관에서 기자회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스라엘 정부가 최초로 허가한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인 '보이스 오브 호프 이스라엘'(VOHI, Voice of Hope-Israel)이 2017년 2월 개국한다. 지난 수년간 특히 극심한 박해를 받아 온 레바논, 시리아 지역의 기독교인을 비롯하여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에게 평화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갈릴리 호수 주변에 세워지는 VOHI를 통해 향후 중동 지역의 수많은 사람이 변화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기도와 지원을 요청하러 VOHI 감독 존 테일로(John D. Tayloe) 목사와 제이콥 다얀(Jacob Dayan) 대표가 방한해 17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주한이스라엘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 풀러신학대 출신인 존 테일로 목사는 VOHI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스트러티직 커뮤니케이션즈 그룹(SCG, Strategic Communications Group) 설립자이자 회장이며, 전미 단파방송자연합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외교관 출신인 제이콥 다얀 대표는 미국 남서부지역 이스라엘 총영사, 외교장관 비서실장, 주미이스라엘대사관 정치자문관, 팔레스타인 협상팀 등 18년간 이스라엘 정부 고위직에서 근무했다.

아랍어로 중동 지역에 복음 전파 "흥분되고 기대된다"

복음과 희망, 인도주의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는 VOH(Voice of Hope)는 미국, 캐나다, 쿠바, 멕시코 등 미주 지역에서 단파방송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잠비아 수도 루사카에서 운영하는 VOH는 75% 이상의 아프리카 지역에서 방송된다. 지난 30년간 국제 방송선교 사역에 앞장서 온 존 테일로 목사는 "중동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기독교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VOHI를 만들게 됐다"며 "특히 IS(이슬람국가)에 의해 쫓겨나거나 이슬람으로 개종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리아 기독교인들을 비롯해 박해받는 중동 지역의 성도들과 교회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는 아마도 중동의 많은 무슬림에게도 복음을 들려줄 좋은 기회이자 매우 역사적인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3월 국경을 초월해 복음을 전하는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을 최초로 허가해준 것에 대해 테일로 목사는 "이스라엘 정부에 협력을 요청했을 때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흥분되고 앞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대인인 제이콥 대표는 "이스라엘 정부도 어려움에 처한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돕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보이스 오브 호프 이스라엘(VOHI)
▲보이스 오브 호프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인근의 시리아, 레바논, 이집트, 요르단 지역 등에서 아랍어로 24시간 방송될 예정이다. 중동의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아랍어 사용하는 중동 지역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보이스 오브 호프 이스라엘
아랍어로 24시간 방송... '음악' '여성' '쌍방 소통' 프로그램 주력

방송선교의 사명을 가지고 아내 헤더 테일로(Heather Tayloe) 선교사와 함께 18년 전 SCG를 설립한 존 테일로 목사는 VOH을 운영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아랍어 위성TV 방송 SAT-7 텔레비전, PAX 채널의 워십(Worship) TV, 살렘 커뮤니케이션, 미션 아메리카, LeSEA 브로드캐스팅, KPRZ-Los Angeles 등을 도왔다. 이스라엘에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를 묻자 그는 "중동 지역에서 박해받고 죽임당하는 전통적인 기독교인과 무슬림 출신 기독교인(MBB, Muslim Background Believer)들의 소식을 보았다. 그들에게 목소리로 용기를 주고, 평화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도 복음을 듣지 못한 무슬림들에게도 복음을 듣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들은 복음을 들을 기회가 없었을 뿐 우리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람이다. 그들에게도 복음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VOHI를 갈릴리 호수 근처에 세우게 된 것에 대해 테일로 목사는 "갈릴리 호수는 예수님이 병든 자들을 치유하고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돕고 복음을 전파하신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VOHI가 시작되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며 "한국의 목회자나 성도들이 이스라엘에 성지순례를 오면 중동에 말씀을 전파하는 기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현재 내년 2월 첫 방송을 목표로 미국에서 장비를 들여와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있으며, 스태프도 현재 5~10명에서 아랍 크리스천을 위주로 더 채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시리아, 레바논, 이집트, 요르단 지역에서 방송될 예정인 VOHI는 주로 아랍어로 24시간 운영한다. 프로그램의 20%는 영어로 방송하게 된다. 테일로 목사는 주력하는 프로그램을 묻자 "아랍 크리스천 음악 방송이다. 또 중동 지역에서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많이 낼 수 없는데, 2~3명의 여성을 모아 대화, 토론하며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프로그램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일방적인 소통방식이 아닌, 청취자도 말하고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들을 만들 계획"이라며 "레바논 청취자와 교류하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VOHI 통해 중동 사람들 변화되도록 기도해달라"

존 테일로 목사와 제이콥 다얀 대표는 한국을 방문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으로 방한한 제이콥 다얀 대표는 "16일 명성교회 목회자들이 특별기도를 해주었고, 17일 오전에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Billy Kim)를, 오후에는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를 만났다"며 "극동방송과 CGNTV 등과 친목을 쌓고 앞으로도 우호적으로 교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에 이어 두 번째 방한이라는 존 테일로 목사는 "(한국에) 다시 오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한국은 전 세계 기독교계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나라로, VOHI가 중동 기독교인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기도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통해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할 수 있게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또 지금까지 엄청난 투자가 이뤄졌고 앞으로도 투자가 필요한데, 모금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 아랍어 방송이므로 아랍어 콘텐츠를 개발하는 단체 등과의 파트너십도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