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커플
사랑은 나이도 국경도 초월하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실제로 외국인과 백년가약을 맺는 이들을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기야-백년손님'과 같은 외국인 배우자를 둔 부부의 일상을 담은 예능프로그램이 속속 나올 정도로 국제결혼은 친숙한 단어로 느껴진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는 구절이 등장한다. 자칫 오해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해석과 통찰력이 요구된다. 이에 16일(현지시간)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인종이 아니라 종교에 대해 말하는 성경의 참된 뜻을 전했다.

에스라서 9장에 따르면 에스라는 바벨론에서의 망명생활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복귀한 뒤 충격을 받아 속옷과 겉옷을 찢고, 머리털과 수염을 뜯었다. 예루살렘 백성들이 이방 여인들과 혼인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에스라는 이방 아내를 맞이한 이들을 대신해 회개의 기도를 올렸다.

결국 엘람 자손 중 여히엘의 아들인 스가냐가 주도해 이방인 배우자를 둔 이들은 이혼하게 됐고, 그의 이방 아내들과 자손들은 예루살렘에서 추방됐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혼을 당하고 쫓겨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이로 인해 기독교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생길 수 있지만, 이 3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성경은 인종차별 서적이 아니다. 민수기 12장에는 모세가 흑인 에티오피아계의 쿠시인 여인과 결혼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모세의 누나인 미리암은 이 사실을 못마땅해하며 비방을 쏟아냈고, 하나님은 그 벌로 미리암이 문둥병에 걸리게 하셨다.

또한 출애굽기 12장 48~49절에는 타국인이라도 할례를 받으면 유월절에 참여할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된다. 신약에서는 요한계시록 7장 9절에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나와 흰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라는 구절이 나온다. 하나님은 인종이 아니라 믿음을 보신다는 것이다.

둘째, 성경은 인종이 아니라 종교에 관해 얘기한다. 에스라서에서 이스라엘 민족과 결혼한 이방인은 단순히 인종이 다르기 때문에 배척의 대상이 된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이방 신을 섬기는 상태에서 하나님의 자녀와 혼인한 것이다.

유대 왕국이 무너지고 혼돈에 빠진 상황에서 이방인과 결혼하게 된 것은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하지만, 하나님만 섬기고 신앙의 열정이 남다른 유대인이 이방인과 일생을 함께하기로 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에스라는 이스라엘에서 이방인과의 혼인은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셋째, 이방인과의 결혼은 특별한 경우다. 유대인들은 생명의 위협에서 목숨을 건진 뒤 신앙의 역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강한 믿음 덕분에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많은 크리스천이 신앙이 없는 배우자를 맞이한다. 가치관 등이 달라 부딪히기도 하지만, "만일 어떤 형제에게 믿지 아니하는 아내가 있어 남편과 함께 살기를 좋아하거든 그를 버리지 말며"라는 고린도전서 7장 12절의 말씀처럼 웬만해선 이혼을 결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혼으로 인해 신앙에 위기가 생길 것 같다면, 에스라처럼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조심하며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을 믿는 배우자와 일생을 함께한다면, 서로 신앙적으로 이끌어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