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동성애자들 더 이해하고 사랑으로 품어야”

이대웅 기자 입력 : 2016.10.27 17:57

‘(가칭)한국기독교인권본부’ 출범 준비포럼 열려

미래목회포럼 한국기독교인권본부
▲발제 모습. 왼쪽부터 남윤재 변호사, 지영준 변호사, 박경배 목사, 김성영 목사, 김영길 소장. ⓒ이대웅 기자
미래목회포럼(대표 이상대 목사) 주최 '(가칭) 한국기독교인권본부 출범 준비포럼'이 27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한국 기독교 인권운동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포럼에 앞서 인사를 전한 대표 이상대 목사는 "입법·사법·행정, 문화와 인권 등 각 영역에서 보다 나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보다 바른 인권, 다음 세대를 위한 인권, 건강한 미래를 향한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기독교 인권본부의 출범과 그 역할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한국기독교인권본부는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지켜온 바른 인권적 가치를 지키고, 모든 개인이 가지는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창조적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했으면 한다"며 "한국기독교인권본부는 먼저 연구에 주력하고, 기본적인 자료 확보를 위해 번역과 출판 등 축적된 정보를 한국교회와 공유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포럼에서는 부대표 박경배 목사(송촌장로교회)를 좌장으로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의 개회기도와 김관상 사장(CTS 기독교TV)의 격려사 후 남윤재 변호사(법무법인 산지)가 '동성애 인권화: 해외사례와 국내 현황', 지영준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티스)가 '기독교 인권과 동성애 예방'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패널로는 서정숙 회장(여약사회), 김영길 소장(군인권연구소), 김성영 목사(전 국가인권위원) 등이 나섰다.

남윤재 변호사는 미국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과 유럽의 성소수자 차별금지법 등 '동성애 인권화' 사례를 소개한 다음, 우리나라의 현황과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미국은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6월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을 내리기 전, 이미 37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각 주 정부의 입법으로 동성결혼 또는 동반자법을 통한 동성간 법적 가족관계를 인정하고 있었다"며 "이어진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동성간 결혼을 미국 헌법상 권리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한국의 헌법재판소처럼 미국의 헌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미국의 법이 이런 변화를 경험하기까지는 50년도 걸리지 않았는데, 여기에는 엉뚱하게도 '인종 간 결혼 금지법'을 위헌으로 판결했던 논리가 그대로 동원됐다"며 "당시 결혼의 권리는 개인의 자유권과 행복추구권에 속하고 결혼에는 선택의 권리가 존재한다는 논리가 적용됐는데, 당시 재판관들이 이 논리가 동성결혼에 사용될 것이라고는 아마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사례로는 "차별금지법의 대표적 사례는 바로 유럽연합(EU)의 가맹국들이 실시중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EU 가맹국들은 가입시 EU의 법체계를 받아들일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어서 이것이 가능하다"며 "이 배경에서 2000년 EU 입법부는 가맹국들에게 '2003년까지 고용에 있어 성적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따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도록 했고, 이후 이는 교육과 결혼 등 다른 영역에서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은 EU가 지침을 만들기 전부터 여러 종류의 분야별 차별금지법을 이미 입법하 상태였다.

미래목회포럼 한국기독교인권본부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남윤재 변호사는 "현재 한국은 미국과 유럽(영국)의 상황을 동시에 따라가려는 상황"이라며 "김조광수의 소송으로 동성결혼에 관한 여론 형성과 군형법 제92조의 5 위헌소송,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입법 시도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의 과제도 제시했다. 그는 "첫 번째 과제는 각 교회와 믿음의 공동체의 반응으로, 예를 들어 오늘 교회에 동성애자가 찾아온다면,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던 사람이 '커밍아웃'을 한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며 "현재 동성애 인권화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교회가 동성애자들을 더 이해하고 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금까지 여론과 많은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한국교회의 모습은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것으로, 이런 노력을 줄일 필요는 없으나 이런 죄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품고 그들이 자신의 나약함을 예수의 은혜 안에서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 이 사회의 현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직면하는 자세인지 모른다"며 "동성애자들도 '죄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피난처가 되어주고 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회를 필요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둘째 과제로는 '인권에 대한 교회의 정의와 이해를 회복하는 것'을 언급했다. 남 변호사는 "과부와 고아로 대표되는 소수자들을 돕는 제도는 성경에서 발견되는 대표적 인권 보호의 모습"이라며 "한국교회는 역사와 경험을 반영하는 인권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 과제는 '점점 세속화되는 사회와 소통하는 것'이다. 그는 "성도들이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할지, 어떻게 국가라는 큰 틀 안에서 공존할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교회와 세상에 살고 있는 성도들이 느낄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해 주면서, 세속화되어 가는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영준 변호사도 "성경은 '동성애'를 불의한 것으로 규정하고 불의한 자는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을 경고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자들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받게 된다고 약속하셨다(고전 6:11)"며 "동성애를 합법화하여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가정을 구성하는 법률을 만드는 데 반대하지만, 누구나 하나님의 복음과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으므로 '혐오'가 아닌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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