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인터뷰
▲김충렬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제22장 노인과 자살의 문제(1)

최근 노인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발달심리학적으로 노년기는 최후의 단계에 있지만, 노인들이 삶을 온전하게 마치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있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증가일로에 있는 노인 자살에 대해 고찰해야 한다. 여기에는 노인 자살이 어떤 원인에서 유발되며, 어떤 특이점과 관련되며, 다른 자살과 비교할 때 어떤 점이 다른가에 대해서도 다루어져야 한다.

1. 노인의 우울증과 자살

노인의 자살은 일차적으로 노인의 우울증과 관련성이 높은 편이다. 모든 자살이 거의 우울 상태에서 일어나고, 노인 자살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노인은 다양한 이유들로 우울함을 겪지만, 우울증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노인이 겪는 우울의 일반적 요인을 살펴보고, 노인의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하고자 한다.

1) 우울증의 이해

우울(depression)이란 우울한 기분(mood)을 주로 느끼게 되는 기분장애의 일종으로 '정신적으로 가라앉는 상태를 일으키다' 또는 '무겁게 내리누르다'는 의미의 라틴어 'deprivere'에서 유래했다. 이런 우울은 비관적 사고, 이분법적 사고와 같은 인지적 기능, 슬픔, 좌절감, 상실감 등과 같은 정서적 기능, 나아가 무력감, 의욕상실과 같은 동기적 측면 그리고 식욕 부진, 불면증, 피로감, 체중감소 등과 같은 생리적 기능을 포괄하는 인간의 전반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정의했다.

우울은 대체로 "정상적인 기분 변화로부터 병적인 상태에 이르기까지 연속선상에 있으며 근심, 침울감, 무력감, 실패감, 자존심 상실, 무가치함을 나타내는 기분 장애"로 알려져 있다. 이런 우울증은 기분이 우울하고, 슬프고, 희망이 없고, 실망스럽거나, 의기소침해하며, 일반적으로 노인에게서 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러나 증상이 심할 경우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정도를 넘어 자신의 기분 상태를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도 하며 자살충동, 자살행동으로 이어지는 정신장애의 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 노인의 경우 지적능력, 감각기능이 감퇴되며, 감정반응이 둔화되기도 하고, 우울 경향의 증가와 함께 정신 기능의 변화도 일어난다.

흔히 우울은 우울증과 구분 없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한 우울감과 우울증은 서로 다르다. 우울감은 슬프고, 희망이 없고, 실망스럽거나 의기소침해하는 정서적 반응으로 상황이 개선되면 대부분 풀리지만,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 등이 감소하여 뇌의 기분조절 회로에 이상이 생기는 병으로서 우울증은 신체증상, 기분, 사고를 포함해 심신을 동시에 약화시키는 질환이다.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달리 우울증은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으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2) 노인의 우울증

노인의 우울증은 다른 세대와는 달리 자신의 우울증에서 오는 기분침체를 우울증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비관적인 혹은 무기력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노인 스스로 우울증을 자각하기 어렵다. 또한 노인은 우울증으로 정신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 노인이 독립해 거주하는 경우에는 심각한 상태에 빠질 대까지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게 된다. 또한 노인의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지적 기능의 저하로 인해 기억장애, 계산 장애, 판단력 저하와 인식장애를 나타낼 수가 있는데 이는 일종의 가성치매(pseudo-dementia)로 진짜 치매와 혼돈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의 신체적 문제의 호소가 있을 경우 나이에 따라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우울한 노인들의 정서는 외부에 관심이 없고, 정서적인 표현이 없어지고, 기분이 저하되며, 지나친 죄책감에 빠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환각이 일어나기도 한다. 신체적인 병이나 이상까지 겹쳐 우울증이 심해지기도 하고 기억력에도 장애가 온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울은 노인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인의 우울증의 조기발견 및 적절한 시기에 치료, 나아가 예방하는 것은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3) 노인의 자살과 우울증

일반적으로 노인 자살은 흔히 빈곤, 신체질병, 소외를 꼽는다. 이런 배경 때문에 노인들을 위한 복지 정책에 열을 올리는 정치적 구호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사실 빈곤, 질병, 소외로 대별되는 사회경제적 원인은 노인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노인 자살 문제는 매년 언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요 보건문제이며 고질적 사회병리임을 환기시켰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인들 가운데 세 명중 한 명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노인 우울증의 원인은 젊은 층과 특성이 다르다. 노인들은 대부분 오랜 지병과 함께 외로움 속에서 심리적으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의 어려운 상황은 단지 물질적인 데만 있지는 않다. 대다수 노인들은 가족 기능의 해체로 자식들과 뿔뿔이 헤어져 살아야 하는 입장이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도 자립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자녀들 또한 살기 바빠 고령의 부모에 대한 효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흔치 않다. 하지만 우울증에 빠진 노인들은 그 어려움을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그 병리나 심리를 스스로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에 따라 요즘엔 지역 정신건강 상담자가 노인 심리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최근 노인 복지관에서 5개월 정도 자살 충동을 가진 노인들을 대상으로 매번 특정 주제를 갖고 집단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주제는 가령 죽음, 자녀와 관계, 유서를 쓴다면, 왜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나머지 인생을 어떻게 보낼까, 사후세계에 대해서 등이다. 물론 일부 노인들에게는 항우울제를 처방해줬다. 6주간 집단상담을 한 결과 노인들에게서 매우 양호한 반응을 얻었다. 이런 현상은 노인들이 대화나 관계를 통해 자아(自我)를 새롭게 하고 자존감을 끝까지 잃지 않고 자녀와의 관계를 새롭게 다지는 것이 필요한 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경제상태는 최소 여력만으로도 견딜만한 일이었다. 상대적 빈곤보다 건강(특히 통증문제), 활동 공간(교류, 나눔, 취미 등)의 문제가 오히려 삶의 질 향상에 중요했다.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노인의 문화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1,521명에 관한 2차 자료를 복합표본설계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하여 분석하였으며, 연구결과를 4,629,337명으로 일반화할 수 있다. 남성 노인에 비해 여성 노인 중에서 자살생각을 경험한 자의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자살생각 경험 여부에 관한 다변량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한 결과, 신체활동 제한, 우울 경험, 교육수준이 남성 노인의 자살생각에 유의한 영향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여성 노인의 자살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신체활동 제한, 우울 경험, 식이형편, 규칙적인 운동으로 나타났다.

남성 노인의 자살 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수준이 여성 노인에게는 영향이 없었고, 여성 노인의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형편과 규칙적인 운동이 남성 노인의 자살생각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성별로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한국 노인의 자살예방 중재프로그램 개발시 남성 노인과 여성 노인에 따른 영향요인을 고려하여 성별로 세분화된 접근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근거자료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2. 노인 우울증의 일반적인 요인

노인에게 우울증이 증가되는 요인이 여러 가지가 있다. 우울증이 상실감이 온다고 할 때 단순히 상실감의 측면에서만 보아도 노인에게는 잃어버리는 것이 너무나 많다. 그것은 오인이 되어 직장에서 물러나는 것에서 직업과 직위를 잃고, 건강을 잃고,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더 크게는 배우자를 먼저 보내므로 인해 배우자를 잃는 상황이 된다. 이런 것들이 노인에게 총체적으로 희망을 잃게 만드는 측면이 있기에 노인이 우울감이나 우울증에 빠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우리는 노인의 우울증을 증가시키는 요인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기술할 수 있다.

1) 사회인구학적 요인

노인의 우울증은 사회 인구학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노인의 우울증은 성별, 연령, 학력, 배우자의 유무, 경제적 수준, 종교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별에 있어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여성의 역할이나 신체적 질환, 여성의 호르몬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1.0%이며, 2018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0.4세로 여자(83.8세)가 남자(77세)에 비해 6세 더 많아 여성 노인들이 홀로 지내게 되는 상황이 남성 노인의 경우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에 여성 노인들이 우울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노인의 우울증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우울 발생의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울 수준은 80세 이상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노인종합복지관 이용 노인을 대상으로 한 손덕순의 연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우울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서울거주 60세 이상 노인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연령이 우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령에 관해서 일관된 연구결과가 제시되고 있지는 않다.

노인의 교육수준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났다. 그것은 초등학교 졸업 이하에서 노인 우울증의 점수가 가장 높았고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 이상 순으로 우울정도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는 점에서다. 이는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여러 가지 부정적 경험들에 대처할 수 있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수준이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도 있다.

배우자 유무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배우자가 있는 경우 우울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배우자가 없는 경우 노인들의 우울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노인에게 있어 배우자의 사망은 결혼을 통하여 충족되었던 욕구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대치되기 어렵기 때문에 오랫동안 살아온 배우자를 상실한다는 것은 매우 큰 고통이고 충격인 것으로 보인다.

여러 연구에서 학자들마다 종교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경우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노인에 비해 우울 수준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다. 이는 노인의 종교생활이 노인의 정서적 안정이나 스트레스 대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실제 종교 유무보다는 신앙심의 깊이가 노인의 우울증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2) 신체·생리적 요인

노인의 신체적 건강상태는 우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많은 선행연구들에 의하면 노인의 건강상태가 노인의 우울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노년기는 노화로 인해 여러 신체적 변화가 나타난다.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의 쇠퇴는 노년기의 보편적인 현상이기에 대부분의 노인들이 경험하는데, 신체적 노화현상은 시각, 촉각, 미각, 후각 등 감각기관의 변화는 물론이고, 운동능력과 근력이 저하된다. 뼈의 퇴행성 변화, 호흡기능의 저하, 혈액 순환의 문제, 심장 기능의 저하, 소화기능의 감퇴, 수면 시간의 변화에 따른 인지 기능의 감퇴 등도 노인의 신체 변화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러한 신체 변화는 젊은 성인에게는 중요한 신호이지만 노인의 경우에는 우울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런 반응이 일어나고 있어서 노인의 우울증이 잘 인식되지 못하게 하는 취약점으로 작용한다.

한국 노인의 우울증 요인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노인의 신체적 건강문제가 노인의 우울증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3/4은 그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한 가지 이상의 만성병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만성병에는 관절염,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동맥경화, 골다공중 등이 대부분이며 그 밖의 암과 내부기관의 쇠약으로 고통을 겪는다. 특히 만성질환의 수가 많고, 장애가 있고, 주관적으로 건강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각할수록 우울 정도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신체적 기능도 노인의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 수행능력인 ADL과 수단적 일상생활수행능력인 IADL이 높을수록 노인의 우울증정도는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3) 정서적 요인

스트레스가 노인의 우울증을 설명하는 중요 요인으로 다뤄지고 있다. 그것은 노인의 우울증에 스트레스 정도가 영향을 주는 요인과 우울과 스트레스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노년기는 배우자의 죽음, 경제적 불안정, 퇴직, 신체적 감퇴, 죽음의 두려움 등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요구되어 타인에게 의존하는 특징이 있다. 이때는 다른 연대에 비해 상실을 체험하기 쉬운 시기로 종전의 역할이 상실되고 새로운 인간관계에서 다른 역할과 기대가 요구되는 시기로 오스굿(N. Osgood)은 노년기를 배우자, 역할, 손질, 건강 등을 상실하는 시기로 이러한 것들이 주요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고 하였다. 노년기는 스트레스를 가져오는 삶의 사건들이 증가하는 반면에 대처자원이나 능력은 저하되는 시기로 스트레스 사건의 영향을 매우 크다. 노인의 스트레스에 대해 살펴보면, 노화 과정은 비가역적이고, 연속적이며, 축적되어 진행된다는 점이다.

노인이 되면 곧 건강이 악화되고 질병에 걸릴 확률 즉, 이환율이 높아지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인데, 60세 이상 노인은 만성 환자율과 만성 이환율이 전체 연령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 되고 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배우자의 사망률이 더 높은 노년기에 배우자의 상실은 노인들에게 아주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데, 배우자가 없는 노인들이 건강문제, 소외감, 가족 간의 갈등 스트레스를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의 상실은 정서적 및 신체적인 면에서 중대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에는 남녀 모두 슬픔, 걱정, 불행감, 두려움 등의 부정적 정서경험을 한다. 이 때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고독감을 경험하여, 사별에 적응하는데 더 큰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변화, 유용성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 노인들은 젊은이들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심리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낀다. 또한 퇴직으로 직업을 통한 사회적 역할이 상실되어 경제관련 스트레스도 은퇴이후 높게 나타났다. 노년기 상실은 다른 연령층과는 다르게 혼란, 방향 감각의 상실, 혹은 망상과 일상 활동에 대한 관심 상실 등으로 나타난다.

노년기 스트레스의 특징은 각 영역별 스트레스 원인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한 영역의 요인이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은퇴의 경우, 노인은 은퇴와 더불어 경제적인 불안감과 사회나 가정에서의 역할의 변화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가 축적되어 고독이나 소외감 및 죽음에 대한 공포에 이르기까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인 면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노인들은 정서적으로 우울한 기분이 분명해도 스스로 이를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슬픔의 표현이 적은 대신 고통의 감정, 공허함, 불안, 불편감 등으로 표현한다. 또한 정서적으로 우울하다는 것을 느끼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반면에 신체 혹은 신체기관에 대한 망상을 흔하게 나타낸다.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다 보니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거나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의 자해적 행동을 나타내기도 한다.

4) 경제적 요인

노인의 우울증 정도에 경제수준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는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우울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주관적 경제수준이 낮을수록 우울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손질원이 본인이나 배우자일수록 우울수준이 낮았다. 경제적 형편의 변화도 우울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적 형편에 의한 자녀와의 갈등도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의료보장 형태에서 건강보험 노인-우울증의 정도가 20.0%이고 의료급여 노인은 35%로 의료급여 노인들의 우울 정도가 높았다.

노인들의 은퇴 및 퇴직은 직업역할의 상실 또는 사회적 역할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후의 소득원의 상실 혹은 경제적 난관에 봉착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IMF 경제위기로 인한 경제 불안정, 조기퇴직 등의 압박적인 상황에서 자살을 선택한 노인들이 많았음은 경제적 상실이 노인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요인이 됨을 시사한다. 직업이 있는 노인의 우울증정도가 직업이 없는 노인에 비해 우울 정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경제적으로 자립한 노인이 가족으로부터 부양을 받는 경우보다 우울 수준이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지만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소득액의 많고 적음보다는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할 경우에 우울 수준이 높게 나타났고, 지각된 경제상태가 낮을수록 노인의 우울증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노년기의 경제적 어려움은 다른 변인들과 연관될 때 우울 정도에 더욱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경제적인 요인은 노인의 우울증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결과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 정리: 증가일로에 있는 노인 자살

지금까지 우리는 노인과 자살의 문제에 대하여 기술했다. 최근에 노인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발달심리학적으로 노년기는 최후의 단계에 있는 것이지만, 노인들이 삶을 온전하게 마치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는 사살은 안타까움을 넘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증가일로에 있는 노인 자살에 대해서 어떤 특징이 있는가에 대해서 고찰해야 한다. 여기에는 노인 자살이 어떤 원인에서 유발되며, 어떤 특이한 점과 관련되며, 그리고 노인 자살은 다른 자살과 비교할 때 어떤 다른 점이 있는가에 대해서도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자살과 우울증에 대하여 다루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