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은혜교회 walk for water
▲완주하고 교회로 돌아오는 성도들이 환영을 받고 있다. ⓒ교회 제공
아프리카를 위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가랑비를 맞으며 6km를 걸었다.

서울 낙성대동 큰은혜교회(담임 이규호 목사) 주최 'Walk for Water' 제3회 행사가 지난 주일인 16일 4부예배 후인 오후 3시 30분부터 개최했다.

성도 1,500여 명이 신청했던 이번 행사는 아프리카의 여성·아이들이 하루에 물을 구하기 위해 걷는 평균 왕복 거리인 6km를 함께 걸으면서 물의 소중함을 느끼고, 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에 우물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교회 측은 성도들의 참가비 1만 원을 모아 아프리카 우물 파기 사역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날 6km를 완주한 이들은 885명이었다.

이날 이규호 담임목사의 기도와 어린이부터 장로까지 성도 대표들의 테이프 커팅을 시작으로 순서에 따라 출발했다. 참석자들은 각자 흰 상의를 입은 채, 교회에서 배부한 'Walk for Water' 스티커를 상의 앞뒤에 붙이고 출발했다.

큰은혜교회 walk for water
▲출발선에서 성도들과 함께 이규호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 ⓒ교회 제공
'걷기 대회'가 아니라 ‘함께 걷기’인 만큼, 가족 또는 친분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여유 있게 행진해 나갔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행사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고, 영아들은 유모차나 직접 업거나 안은 채 걷기도 했다. 행렬이 긴 탓에 전화로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아프리카의 고통 받는 이웃들을 위해 끝까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걷기 코스는 큰은혜교회 앞 횡단보도를 출발해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관악구청 앞, 서울대학교 정문과 기숙사를 거쳐 대학교 후문과 호암교수회관을 지나 큰은혜교회까지 돌아오는 총 6km 길이의 2시간 구간이었다.

교회 측은 1km 지점마다 부스를 설치하고 행사 취지를 설명하는 다양한 퍼포먼스나 이벤트를 진행했다. 2km 지점에서는 참가자들이 한 조각씩 붙여서 완성하는 퍼즐을 설치했고, 3km 지점에서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들고 옮기는 물의 무게인 20kg 들기 체험, 그리고 어린이·청소년들에게 VR(가상현실)을 통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3km 지점에서는 성도들과 함께 걸어온 이규호 목사가 직접 성도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청년들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격려하기도 했다.

큰은혜교회 walk for water
▲이규호 목사(가운데)가 3km 지점에서 한 어린이에게 물을 건네고 있다. ⓒ이대웅 기자
4km 지점에서는 포스트잇을 이용해 '탄자니아를 위한 응원 메시지 쓰기'를, 5km 지점에서는 오염수를 정수하는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했다. 출발 지점인 교회로 돌아오게 되는 6km 도착 지점에서는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기념촬영 부스를 설치했고, 완주한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록했다.

일반 도로에서 행사가 진행된 만큼 안전요원들이 건널목마다 배치됐으며, 사고에 대비해 의료팀 차량도 행렬을 따라다녔다.

이번 'Walk for Water' 행사로 모아진 헌금은 NGO 월드쉐어를 통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빈민 지역에 우물을 파 주는 일에 사용된다. 탄자니아에는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고 학교에도 식수 시설이 없어, 아이들이 왕복 6km를 맨발로 걸어 자신과 가족들이 마실 물을 길어 와야 한다.

큰은혜교회 walk for water
▲3km 지점에서 성도들이 ‘물(20kg) 들고 걷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큰은혜교회는 지역 초등학교에 우물을 설치해 학교 생활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고, 인근 주민들에게도 깨끗한 물을 선물할 계획이다.

큰은혜교회는 2013년 탄자니아에 우물 2개를 만들 수 있는 금액 1,080만 원을 월드쉐어를 통해 기증, 초등학교 3곳에 우물을 완공했고, 2014년 백내장에 걸린 아프리카 부룬디 어린이들에게 안과 수술을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걷기'는 '2016 디아코니아 코리아' 콘퍼런스 주제강연에서 이어령 박사(초대 문화부 장관)이 크리스천의 나눔에 있어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이 박사는 "사회복지는 정신적이든 마음으로든 실제로든 걸어야 한다. 이 세상 끝날까지 걸어야 하고, 멈춰선 안 된다. 오늘과 다른 내일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매일 일정 구간을 걷고, 그큼 재정을 적립해서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큰은혜교회의 행사와 같은 방식을 소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