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이제 가을이 깊어갑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질서대로 운행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운행 속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녀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참 평안을 누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인으로 살기 위해 매 주일 예배를 드리며, 저녁 찬양예배, 수요 기도회, 금요철야예배, 새벽기도회, 부흥사경회, 영성훈련, 그리고 교회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도들의 삶은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수년 또는 수십 년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신앙생활을 습관적으로 하므로 변하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실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나름대로 기도와 봉헌, 그리고 봉사를 하면서 자신을 비우고 낮추려는 겸손함으로 살아 보려고 애를 쓰지만,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으로 가득한 것은 어쩔 도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간혹 기도원이나 영성훈련을 다녀오기도 하지만, 그것마저 그때 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기쁨과 감동의 흥분 속에 들떠 있지만, 얼마 못 가 다 잊어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낙심치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당부하십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지체 없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우리에게 늘 필요한 것들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도와주시는데, 정작 우리 신앙인들은 도와주심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생 하나님을 사랑하고 성도들을 사랑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작정하지만 신앙생활은 여전히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그 이유는 내가 원하는 것만 고집하고, 주님의 마음을 잊고 살기 때문인 것을 모르기 때문인 것입니다. 믿음은 내가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것을 잘 받는 것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네게로 오라' 하신 주님 말씀을 믿지 못한 채, 의심하고 부정하는 내 믿음이기 때문인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낙심치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기를 당부하시는데, 내 것에만 집착하고 매달려 내 자신의 덫에 걸려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매일 매일 잘 받아먹으라는 의미이시지만, 아직도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신앙인들 아닐까요?

특히 요즘 같이 각종 재난과 재해에 대한 두려움도, 확실한 믿음의 부재 탓에 늘 불안과 부실한 매뉴얼 때문에 터지는 대형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곧 주님을 잠시라도 잊으며, '우선 곶감이 달다'고 하는 세상의 방식대로,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습관적인 신앙생활에서 오는 탓이 아닐런지요.

그리고 우리 신앙인들은 사람들의 외형만 추구하며 바라보았지, 내면에 있는 진짜 나의 참 모습을 보지 못하므로 늘 긴장과 불안함으로 만족치 못한 믿음의 생활을 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다시 활활 타오르는 기도의 불을 지펴야 하겠습니다. 그 기도에서 내 안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은 내 믿음의 현재 상황을 탓하기보다, 그 상황을 바꾸려 전력투구하는 의지만이 습관적 안일함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나의 세상적인 출세, 욕망, 명예, 그리고 친구를 시기하고 미워했던 것들을 하나 하나 비우다 보면, 몸과 마음이 홀가분해질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세상에서 맛보지 못한 내 안에 기쁨과 행복이 절로 찾아들게 될 것이며, 주님을 향한 믿음이 새롭게 피어오를 것임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특히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 비교하는 것입니다. 외형적인 빈부의 차이, 그리고 지위가 높고 낮음에서 오는 편견, 잘 생긴 사람과 못 생긴 사람을 따지는 외모지상주의, 명예, 그리고 세상의 지위나 권력을 탐하는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 신앙생활은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지나온 믿음의 선배들께서는 초대교회 모습처럼 믿음의 본을 보였지만 이제 세월이 지나면서 퇴색되어 버린 신앙인들을 보면, 실로 참혹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질서는 어디론가 사라진 채, 세상보다 못한 방법으로 각종 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지금 크나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자신의 명예와 권력 그리고 탐욕으로 얼룩진 탓에, 양들은 무조건 순종하라는 올가미에 묶인 채 맹목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 늘 불안하며, 주님이 주시는 참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성도들은 교회의 장로, 목사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당회는 성도들의 어려움을 의논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께 기쁨을 누리는 믿음 속에서 세상을 향한 복음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성도들은 그렇지 못한 채 늘 일상적인 예배와 지도자들의 눈치만 보면서 소통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늘 반복되는 일상적인 신앙생활의 틀에서 벗어나, 모두 주 안에서 한 마음으로 버려야 할 것을 버리고 본래 주님이 주시는 믿음의 신앙인으로 다시 되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태어날 때부터 가졌던 심성들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믿음으로 기도하면서 여태 습관적으로 행했던 삶의 여러 습관들에 변화의 물결을 잔잔하게 일으켜야 하겠습니다.

내가 변하지 않는데, 믿음의 식구들이 변하거나 세상에 변화를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 하나님께 매달리며 전적으로 의지하여, 여태 버리지 못했던 습관적인 것들을 하나하나 비우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쏟아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버림의 열매로 사랑의 향기가 교회 안과 밖으로 울려 퍼짐을 느낄 수 있으므로, 내 안에는 늘 기쁨이 충만해짐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늘 기쁨과 감동의 홍수 속에 충만한 믿음의 생활이 될 것이며, 현재 우리나라 안과 밖의 교회가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 다시 거듭나기를 축복해 봅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