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이유로 병역거부’ 항소심서 첫 무죄 선고

이대웅 기자 입력 : 2016.10.19 10:27

광주지방법원 형사항소 3부, 검찰 항소 기각

헌법재판소 양심적 병역거부
▲지난해 7월 병역거부 관련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처음으로 항소심(2심)에서 이른바 '종교적 이유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항소 3부는 18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 남성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2명에 대해서도 그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1년 6개월의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성장 과정 등을 볼 때, 종교적 신념과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교와 개인의 양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고, 형사처벌로 이를 제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국제사회도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는 추세이고, 우리 사회도 대체복무제 필요성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600명 정도로 추산되는 병역 거부자를 현역에서 제외한다 해서 병역 손실이 발생하고 기피자를 양산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국가는 소수자 권리 주장에 대해 인내할 것만 요구하지 말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선진국에는 현실적 대책(대체복무제)이 있는데, 이를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대체복무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2000년대 이후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대부분 실형(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는데, 이는 '타협 판결'"이라며 "떳떳하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공동체를 위해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1년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법원 판결 중 무죄 판결은 9건이나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행 병역법 88조는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시저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위헌심판 신청에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으며, 또 한 차례 판결을 앞두고 지난해 7월 공개 변론을 열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남성은 5,723명에 달하며, 이들 중 5,215명이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집단은 ‘여호와의 증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이날 항소심 판결 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수감된 병역거부자들 400명의 양심을 존중하는,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판결이 내려질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현역 가면 비양심이냐", "이걸 빌미로 너도 나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면 누가 나라를 지키는가", "나라를 지켜야 저들도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라며 일제히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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