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2016년 10월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10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14일 오전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는 주제로 소외된 이들을 섬기고 있는 인사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회에 앞선 기도회에서는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가 '지극히 작은 자의 하나님(마 25:40)'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사랑의 이중 계명은 한 동전의 양면으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떨어질 수 없다"며 "두 사랑은 그리스도 안에서 교차하고 만나며, 그리스도의 가로와 세로의 십자가가 그 징표"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작은 자를 사랑하고 돕는 '인도주의(人道主義)'를 실천하는데, 믿는 자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작은 자 속에 숨어 계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신도주의(神道主義)'의 실천자여야 한다"며 "하나님의 의가 벌하시는 의가 아니라 구원하시는 의(루터)이듯, 지극히 작은 자를 돕지 않은 자를 벌하시는 '분노'가 마지막이 아니라 그를 돕는 자를 상 주시는 '사랑'이 궁극적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발표에서 원주희 목사(샘물호스피스선교회 회장)는 '가장 소외되고 약한 말기환자들을 섬기는 샘물호스피스선교회'라는 제목으로 "선교회는 국내 처음으로 독립형 호스피스 시설을 1993년 11월부터 용인 백암면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교회와 병원, 단체 및 개인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현대 의학적으로 소생될 수 없는 말기 암환자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한 말기 환자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는 기관"이라고 했다.

원 목사는 "선교회는 90병상 규모의 샘물포스피스병원을 운영하면서 의학적으로 더 이상 치료 불가능하다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낙심한 가운데 죽음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말기 환자들을 생을 마치실 때까지 그리고 환자들이 생을 마치신 후에도 그 유가족까지 하나님의 사랑으로 돌봐주는 일을 하고 있다"며 "저희는 지난 23년간 8,513명의 말기 환자를 섬겼고 2,326명의 환자와 가족들이 세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해외 지부로는 네팔 카트만두 지역에 15병상 규모의 호스피스 시설을 2007년 2월부터 운영 중이며, 국내 지회로는 경북 구미에서 2013년 12월부터 가정 및 병원 방문형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다. 선교회는 호스피스 사역 외에 15병상 규모로 에이즈 환자들을 돌보는 사역도 지난 2007년부터 하고 있다.

한복협 2016년 10월
▲김삼환 목사(오른쪽)가 원주희 목사(왼쪽에서 세 번째)에게 지원금을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사역 목적으로는 "말기 질환으로 더 이상 의학적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잔여 수명이 6개월 전후로 예측되는 말기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생의 마지막 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하나님의 사랑 안에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아울러 에이즈 환자나 성인 자폐증 장애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연약한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원주희 목사는 "호스피스 봉사는 중세기 성지 예루살렘으로 가던 사람들이 하룻밤을 편히 쉬고 갔던 숙박소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기서 아픈 사람들과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숙식과 약을 제공하고 필요한 관심을 베풀어 준 데서부터 시작됐다"며 "호스피스(Hospice)라는 말에는 접대하는 사람(Host)과 손님(Guest)의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는데, 지금은 말기 암이나 에이즈 같은 불치의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봐준다(Care)는 개념으로 사용된다"고 전했다.

원 목사는 "죽음의 절망 앞에 있는 말기 환자가 위엄을 유지하면서 평화로운 마음으로 천국에 대한 믿음과 소망을 갖고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생의 마지막까지 환자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환자의 가족들도 격려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교회가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천한다면, 인간의 죽음을 해결하러 오신 예수님의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된다"며 "특히 호스피스 봉사를 통해 '땅끝 선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노동자들을 섬기는 암미선교회 김영애 선교사가 사역을 보고했다. 21년 전인 1995년 서울 구로공단에서 노엘이라는 필리핀 형제를 만난 것을 계기로 이주민선교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는 그는 "요즘은 이주노동자들의 근무조건이 많이 향상됐지만, 노엘을 만났던 당시만 해도 인권의 사각지대여서 그들에게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지 모른다"며 "선교라 해도 그저 그들의 긴급한 현실적 문제를 돕는 일이 전부"라고 회고했다.

김 선교사는 "여성인 제가 3D 업종의 거친 남자들 속에서 그런 문제들을 대하는 일은 너무 버거웠고, 악덕 기업주들뿐 아니라 질 나쁜 외국인들도 너무 힘들게 했다"며 "그래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를 잡아 지하 50평의 공간이 생겼고, 10년 후에는 선교센터도 짓게 됐으며, 2012년부터는 이주노동자들 외에 다문화가정들이 생겨나면서 센터 이름도 '암미 다문화센터'로 바뀌고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주관 사회통합 프로그램(KIIP) 일반 운영기관으로도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한복협 2016년 10월
▲김영애 선교사, 린튼 박사, 원주희 목사(앞줄 오른쪽부터) 등 이날 발표자들과 김명혁 목사, 김삼환 목사(둘째 줄 왼쪽부터)가 기도하는 가운데, 최복규 목사(맨 뒤)가 축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영애 선교사는 "KIIP에는 주말에 50-60명의 이주민들이 참가해 한글 교육과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한 공부를 하는 등 선교의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고, 상담과 의료진료, 이·미용 봉사, 스포츠 행사 등을 통해 그들이 건강하게 한국 생활에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며 "현재 7개국 90여명의 다국적 이주민들이 예배와 국가별 소그룹을 통해 믿음을 키우고, 필리핀과 페루, 온두라스 등 남미 그룹은 자체 토요 기도모임도 있다"고 보고했다.

김 선교사는 "지난 20여년 동안 선교회를 통해 130여명의 다국적 외국인들이 세례를 받았는데, 그 가운데는 선교가 지극히 어려운 이슬람(이란·방글라데시)과 힌두교권(인도) 출신이 15%나 된다"며 "사역자도 페루, 인도 등지에 5명이 나왔다. 페루의 한 자매는 속만 썩이는 남편을 버리고 한국에 돈을 벌러 왔다가 복음을 듣고 가정을 세우고자 돌아가서 남편을 주님께로 인도했는데, 그 남편이 목사가 된 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사실 1989년 초 터키에 갔다가 선교의 도전을 받아 이주민선교를 시작했고 이를 통해 회교권 선교 열매를 하나라도 얻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그 동안 사역으로 이란인들 6명과 방글라데시인 1명이 세례를 받았고 비록 세례는 받지 않았지만 복음에 열린 마음을 품고 고국으로 돌아간 이들도 있다"며 "선교 사역에서 헌신된 사역자들이 나오는 것만큼이나 회교권 선교의 열매들을 볼 수 있었음이 큰 기쁨이요 보람이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스티브 린튼 박사(북녘 다제내성결핵 치료 유진벨재단 회장)와 임명희 목사(영등포 쪽방촌 노숙인 광야교회)가 발표했다. 기도회에서는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과 회개운동을 위하여(이옥기 UBF 총무)', '한국교회의 윤리적 각성과 사랑운동을 위하여(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 '한국교회의 교회적 각성과 연합운동을 위하여(임석영 은빛선교회 목사)' 각각 기도했다.

이날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는 발표자들에게 각각 100만 원씩을 전하며 격려했으며, 한복협 회장 김명혁 목사가 진행중인 작은교회 방문 사역을 위해 1천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명혁 목사는 매 주일 전국의 작은교회를 방문하면서 그들에게 20만여 원을 명성교회 이름으로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