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도로점용’은 과연 공공을 위한 것인가?

김진영 기자 입력 : 2016.10.14 11:48

원심 파기한 대법원은 “허가의 목적이나 점용의 용도, 공익적 아냐”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가 새 예배당을 건축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대법원이 지난 5월 서초구 주민 황모 씨 외 5인(이하 원고)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 대한 '도로점용허가처분 무효확인'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일부를 파기하고 이를 서울행정법원으로 환송했다.

사랑의교회는 지난 2010년 3월 새 예배당 건축을 위해 서울 서초구 소유의 국지도로인 참나리길 지하 공간 약 1,077㎡에 대한 점용허가를 서초구청에 신청했다. 이곳을 지하주차장 진입 통로와 예배당 시설의 일부로 사용할 목적이었다.

이에 서초구청은 사랑의교회가 새로 짓는 교회에 마련할 어린이집을 기부채납할 것을 조건으로 해당 공간에 대한 교회 측의 점용을, 2010년 4월 9일부터 오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허가했다. 당시 점용목적은 '지하실'로 명시했고, 9개월분에 해당하는 약 1억 3천만 원의 점용료도 받기로 했다.

그러자 서초구 주민 293명은 이듬해 서울시장에게 이와 관련한 감사청구를 한다. 서초구청의 도로점용허가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서울시장은 2012년 서울시 감사청구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사랑의교회 지하예배당이 △보통의 시민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 아니고 △지하실도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서초구청에 도로점용허가처분을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서초구청 측이 이에 불복하면서 끝내 주민소송으로 이어졌다.

원고가 소를 제기한 건, 서초구청이 공공의 시설물인 도로를 사랑의교회라는 특정 집단이 배타적으로 사용하도록 허가했다는 것 때문이다. 그리고 서초구청이 약 10년으로 점용기간을 제한하긴 했으나, 이후 갱신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건축의 규모와 비용 등을 따졌을 때 사실상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영구점용'이어서 더더욱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결국 이들이 소를 제기한 이면에는 '도로를 점용하려면 그 목적이 반드시 공적이어야 하고, 허가 역시 이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러나 1심 재판에서 피고인 서초구청 측과 피고보조참가인인 사랑의교회 측은 공공성에 대한 항변 없이, 이 문제가 주민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먼저 내세웠다. 지방자치법 제17조 제1항이 주민소송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재무·회계 행위'인데, 도로점용허가처분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원고는 주민소송의 대상을 재무·회계 행위로 한정할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도로는 공용의 재산이고, 적어도 이번과 같은 경우 점용료 또한 발생한 만큼, 지방자치법 제17조 제1항에서 주민소송의 대상으로 규정된 '재산의 취득·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끝내 1심 재판부는 서초구청 측과 사랑의교회 측 주장, 곧 '서초구청의 도로점용허가처분이 주민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받아들여 이 사건을 각하했다. 2심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시 말해 사랑의교회가 행한 도로점용이 공익적인지, 그리고 이에 대한 서초구청의 허가는 정당했는지 등은 제대로 다루지도 못한 셈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도로 등 공물이나 공공용물을 특정 사인이 배타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점용허가가 도로 등의 본래 기능 및 목적과 무관하게 그 사용가치를 실현·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주민소송의 대상이 되는 재산의 관리·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또 "이 사건 도로점용허가의 대상인 도로 지하부분은 본래 통행에 제공되는 것이 아니어서 그에 관한 점용허가는 일반 공중의 통행이라는 도로 본래의 기능 및 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보인다"며 "또한 이 점용허가의 목적은 특정 종교단체인 사랑의교회로 하여금 그 부분을 지하에 건설되는 종교시설부지로서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는 것으로써 그 허가의 목적이나 점용의 용도가 공익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도로점용허가는 실질적으로 해당 도로 지하부분의 사용가치를 제3자로 하여금 활용하도록 하는 임대와 유사한 행위"라며 이 같은 서초구청의 허가처분이 주민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했다.

즉, 대법원이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가 "주민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이 소를 각하 한 것을 '파기'하고, 이에 해당하는 원고의 당초 청구를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돌려보낸 것이다. 그러니까 원고 입장에선 '이 사건 도로점용허가처분은 공익성을 담보하고 있지 않기에 무효'라는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비로소 다툴 수 있게 됐다.

주목할 것은 대법원이 판결문을 통해 이미 "허가의 목적이나 점용의 용도가 공익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점이다.

앞서 지난 5월 대법원 판결 후 사랑의교회는 "판결을 존중하고, 지금까지와 같이 교회의 공익적 역할을 묵묵히 감당하겠다"며 "서초구청과는 건물 및 도로 부지의 기부채납, 매년 상당 금액의 임대료 납부 등에 관해 충분히 협의·결정한 사항이므로 (도로점용허가처분의) 타당성 면에서 문제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원고 측 한 관계자는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할 교회라면 그것이 공익적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이전에 과연 그러한 결정이 선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교회 안팎에서 들리고 있는 지탄의 목소리에 사랑의교회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도로라는 것이 단순히 공동의 재산이라는 차원을 넘어 우리의 다음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라고 한다면, 그런 도로를 점용한 사랑의교회가 정말 그들의 말대로 공익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게다가 '서초구청과 충분히 협의해 결정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논리는 그들 스스로 그것이 공익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환송된 사건은 현재 서울행정법원이 심리 중이며, 한 쪽이 승소하더라도 다른 한 쪽의 항소 여지가 커 다시 대법원까지 갈 경우, 앞으로도 법정 공방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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