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관희
▲홍관희 교수. ⓒ저자 제공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계속되는 위협으로 국가적인 안보 위기 상황에 봉착한 가운데, 그 대안 중 하나로 사드(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가 결정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내부에서는 한 차례 배치 예정 지역을 옮기는 등 찬반 논란이 여전하다. 이에 최근 ‘THAAD와 한반도’(자유민주)를 쓴 안보전문가 홍관희 교수(고려대)에게 현 안보 상황의 정확한 진단과 위기 타개책,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자세를 청취했다.

홍 교수는 지난달 펴낸 이 책에서 사드의 특성과 한국 배치의 배경, 관련 논쟁부터 북한 핵과 미사일 등 국방력 현황, 남남갈등과 북한의 대남 공작, 북한의 체제 모순과 붕괴 징후, 한미 동맹과 미·중 패권 경쟁 등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한반도 통일 전략으로 9가지의 시나리오에 따른 대책을 제안하고 있다. 다음은 홍 교수와의 일문일답.

-책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사드는 단순한 무기 체계이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문제는 아닙니다. 북한의 대남 위협에 대한 우리의 방위 태세와 한미 동맹 등이 종합적으로 연결된 문제입니다. 서점가에 왜곡되거나 소설을 기반으로 한 자료들이 난립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과 자료에 입각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사드를 넘어,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의 위협과 전략, 의도, 우리의 방위 태세, 한미 동맹의 실상, 북한인권 문제, 동북아시아에서의 미중 패권, 나아가 통일 전략 등 핵심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엮었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진실을 정확하게 알리고, 지식인이나 여론 주도층들이 왜곡된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북한의 국방력은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북한은 원래 스커드처럼 낮게 멀리 쏘는 '저고도 미사일'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1-2년 사이 고고도로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거리를 줄이는 대신 높이 쏘는 것이지요. 이는 스커드 미사일을 미리 격추시키던 기존의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당시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Scaparrotti) 한미연합사령관이 순전히 군사안보 작전과 미군 보호 차원에서 본국에 건의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사드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군에서 먼저 요청한 것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왜곡된 시각이 퍼져 있습니다. 야당쪽 일부 전문가들이 '미국의 첨단 무기를 도입하면 미국에 군사적으로 예속된다 내지 편입된다'는 생각 말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첨단무기를 도입해서 사용하면, 결국 우리 것이 됩니다. 폭스바겐 자동차를 국내에 도입한다 해서, 우리나라가 독일에 예속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다만 A/S 차원에서 부품은 사서 들여와야 하고, 운용 방법도 처음엔 배우면서 양국 간 교류가 더 활발해지겠지요.

군사 주권이 미국에 예속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선전선동'입니다. 우리가 먼저 나서서 도입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으니 미국 측에서 자기네들 재정으로 주한미군이라도 지켜야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지요. 그래서 정부가 허락한 것입니다. 그럼 우리 군은 어떻게 하느냐고요? 우리 돈으로 하나 더 사 와야 합니다. 지금 추진 중인 성주 지역 사드로는 수도권 방위가 힘듭니다."

-그래도 군 통수권이 미국에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요.

"한미연합사령부 체제에 대해 사람들이 자세히 모르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각각 지휘체계 하에서 따로 훈련하고 운영됩니다. 그러다 유사시에 단일 지휘체계로 헤쳐 모이면서 미군 대장 연합사령관이 지휘하는 시스템으로 재편성됩니다.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해 말이 많았는데, 이는 한미연합사령부를 폐지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것이 폐지되면 유사시에 미군이 자동으로 개입할 수가 없고, 그때 가서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군 통수권을 침해받거나 빼앗긴 게 아닙니다. 전작권 환수를 '군사 주권을 찾아온다'고 하는데, 뺏기지 않았습니다. 유사시 단일 지휘체계로 가느냐는 한미 양국 대통령의 합의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군 통수권은 여전히 우리에게 있습니다. 다만 유사시 양국 대통령이 합의하면 전투 과정에서만 하나의 사령관이 지휘하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지휘관이 둘이면 필패(必敗)'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몇천 년 전쟁사(史)의 교훈을 봐도 '단일 지도체제'가 필수적입니다.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와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독일 등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체제 가입국들도 전쟁이 날 경우 미군 대장이 지휘하는 군대로 재편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잘 아는 이들 나라도 군사 주권을 빼앗긴 것이 되나요?"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개발 의도가 '대한민국 공격용'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이 북한 핵무기 개발을 '협상용이다, 체제 보호용이다, 자위 차원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왜곡 선동입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해 '하늘이 무너져도 핵을 포기하지 못한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말 그대로, 어떤 경우든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북한은 예전부터 일관되게, 6·25 전쟁 당시 미국의 공중 폭격을 호되게 당하고 나서부터 '핵 개발'이라는 일관된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 목적은 '협상용'이 아니라, 남한의 군사력을 압도하려는 것입니다. 그들은 군사 패권을 장악해 군사적 우위에 서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한 순간도 그들은 적화통일 야욕을 버린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늘 언급하는 '조국의 자주통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쟁이나 핵무기는 곧 '공멸'을 뜻하는데, 북한이 정말 전쟁을 원할까요.

"북한은 계속해서 '통일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순진한 일부 국민들이나 전문가들은 'GDP 차이만 44배인데 어떻게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전쟁은 GDP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지가 중요합니다.

지금 북한은 굶주려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잘 살고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지금 나라를 수호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약합니다. 복지나 환경에는 관심이 많지만, 국방비에는 인색합니다.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안보나 국방 문제에 관심이 대단히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우리의 국방력만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기가 대단히 힘듭니다. 왜냐하면, 핵은 반드시 '공포의 균형'을 이뤄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은 핵으로 막아야 합니다. '핵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 감히 공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모두 멸망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공격하지 못하는데, 이것이 '공포의 균형'입니다. 지금 한반도는 이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위기 상황입니다."

-지금 한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져 있는 상태인가요.

"지금의 군사 균형은 한미 동맹, 주한 미군이 펼쳐놓은 전략 핵무기에 의해 보완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김정은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목표는 '남남 갈등'입니다. '어차피 전쟁 나면 다 죽으니, 북한과 협상하자. 대화로 전쟁을 막아보자. 어떤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는 주장을 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언입니다. 바꿔 말하면 '굴복해서라도 싸우지 않는 것이 전쟁보다 낫다. 우리가 힘이 약하면 김정은에게 굴복해야 한다', 곧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고 김정은 밑으로, 수령독재 체제로 들어가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렇듯 지금은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키자는 사람들과, 우리 민족끼리 화해 협상을 해서 전쟁을 막자는 사람들과의 내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김정은은 핵으로 위협을 가해 우리나라를 유화 정책으로 유도하려고 '핵공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을 향해서는 '자꾸 한국을 도우면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미국을 위협해서 미국민들로 하여금 '왜 우리가 이런 위협을 당하면서까지 한국을 도와야 하느냐'는 의구심 또는 반전(反戰) 여론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금 '선제공격론'도 거론되지만, '북한과의 직접 담판론'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시각입니다."

-그래서 국내 일각에서는 '핵무장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북 간에 '공포의 균형'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이 '핵 우산', 즉 '확장 핵 억제력(Extended Nuclear Deterrence)'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동맹국인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핵을 포함한 모든 무기로 보복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동맹국이니 같이 싸우겠다'보다 훨씬 강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NATO 국가들에게만 했던 약속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어쨌든 남한에는 핵무기가 없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전략 핵무기를 실은 폭격기나 잠수함 등을 상시는 아니고 시시때때로 한국에 주둔시키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확장 핵 억제력' 약속도 미국 내부 사정 때문에 한반도 정책이 바뀌면 끝까지 실현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우리와 달리, NATO 국가들에는 실제로 핵무기가 배치돼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다시 들여오자'거나 '독자적 핵 무장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충분히 일리는 있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독자 핵 무장을 실행할 경우 핵확산 금지조약(NPT) 위반이 되므로 제재가 들어올텐데, 우리나라는 무역을 기반으로 한 국가이므로 여러가지를 각오해야 합니다. 또 미국의 전술 핵무기 배치는 미국 측에서 거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NPT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핵무기 개발 직전 단계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핵 옵션(Nuclear Option)'이라고 하는데, 핵 보유는 아니지만 바로 보유할 수 있도록 최고 준비 단계까지 가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와 함께 '핵 무기 준비 선언'을 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위협이 심각하기 때문에, 유사시 핵 무기를 개발할 준비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NPT 위반이 아닙니다. 거기까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핵 무기 개발은 문제가 있으니 준비 선언까지만 한다면, NPT 위반을 피하면서도 국민 단결까지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드와 한반도
-중국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사드가 자신들을 겨냥한 게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반대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분열돼 있는 틈을 이용하려는 것입니다. 중국의 기본 전략은 미국의 세력과 영향력을 한반도에서 위축 내지는 감소시키고 싶은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영향력을 제거하길 원하지요. 바꿔 말하면, 한반도를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넣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사드가 들어오면 한미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수밖에 없으니, 전략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도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데요.

"한미 동맹은 안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핵심 요소입니다. 우리의 국방력과 한미 동맹이 결합돼야 북한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와 일본, 중국 등 우리나라 주변 3대 강국과 달리 멀리 떨어져 있기에, 영토적 야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일본은 우리나라와 영토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요. 일본과는 독도, 중국과는 동북공정이나 이어도 분쟁, 러시아와는 그들의 남진정책이 맞물려 있습니다.

또 하나, 미국과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 '가치 동맹' 관계입니다. 미국은 청교도들이 건설한 기독교 국가 아닙니까? 미국 대외정책의 핵심 기조 역시 우리 헌법과도 부합합니다. 그러므로 한미 동맹은 참으로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통일 후에도 한미 동맹이 있어야 안보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한미 동맹도 중요하지만, 중국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중국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한이 있어도, 북한 붕괴를 방치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유엔의 대북결의안도 겉으로 이행하는 시늉만 낼 뿐, 실질적인 동참은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에도, 여전히 원유의 90%와 식량의 50%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국에게 북한은 미국을 견제하는 '완충 지대(butter zone)'입니다.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한미 세력을 견제하는 곳이 됩니다. 그러므로 절대로 북한의 붕괴를 방치하지 않고, 어떻게든 도울 것입니다.

이렇듯 중국은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과 '동맹 관계'입니다. 북중 동맹은 아직 유효합니다. 더구나 쌍방이 침략을 당할 경우 자동으로 군사를 파견한다는 '자동 개입' 조항이 있습니다. 이는 한미 동맹에도 없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동북아 균형자론'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성립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결국 우리는 한미 동맹으로 외교의 길을 뚫어야 합니다. 중국의 편에 서거나 중간자적 위치에서 어중간하게 서 있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도 우리를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국을 우리 편으로 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중국의 세계 전략은 미국 세력을 견제하고 서태평양에서 몰아내겠다는 것입니다. 이 큰 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우리 편으로 끌어오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그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말입니다. 단, 경제와 무역은 안보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호 무역량이 증가하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대단히 높다고 봅니다. 말씀드렸듯 북한은 공산 체제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주체사상이 가미된 북한식 수령독재 체제로 변모했습니다. 하지만 계획경제 체제에서 주민들을 먹여살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주민들은 국가 배급 시스템이 붕괴되자 장마당을 통해 각자 해결 중입니다.

장마당은 시장경제 체제입니다. 북한은 지금 밑바닥에서부터 자본주의 경제가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발생한 부(富)가 국민들에게 흘러 들어가고 있지만, 정부나 당국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와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잔혹한 공개 처형으로 상징되는 '김정은식 공포정치'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인권을 탄압하다 보니, 권력층과 엘리트들이 이반하고 있습니다. 과거 탈북민들은 생계형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거의 체제에 대한 혐오와 공포 때문입니다.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재외 공간에 달러를 독촉하다 보니, 심한 압박을 받고 탈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체제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징후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무너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말씀드렸듯 중국에서 엄청난 물자들을 제공하면서 체제 붕괴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국도 한계에 이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 여론과 국제 제재가 계속되면, 내부에서 '포기하자'는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김정은의 건강 상태입니다. 그는 170cm의 키에 130kg으로, 고도비만에 뇌졸중 병력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체제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입니다."

-김정은이 어떤 인물인지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

"그는 성격이 포악하고 잔인하며,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이코패스(psycho-pathology)라고들 하는데, 이는 비하하는 말이 아니라 정신병리학적 정식 명칭입니다. 화가 나면 다른 사람이 돼 버리는 것이지요. 그런 병을 앓고 있습니다. 화염방사기 처형 등의 소식에서 보듯, 분노를 참지 못합니다.

거기다 나이도 젊어서, 국제정치의 경험과 경륜이 전무합니다. 복잡한 동북아시아의 정치 구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적화통일의 야망을 품고 있습니다. 거기다 충동적이기까지 해서 대단히 위험한 인물입니다. 이를 잘 이해하고 모든 시나리오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이번 책에는 그런 내용들도 담겨 있습니다."

-북한인권 문제도 거론하셨지요.

"아시다시피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을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셨습니다. 인간을 얼마나 고귀하게 여기시는지 알려주는 구절이지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귀한 인권을 주셨기에, 이를 천부인권(天賦人權)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준 양도할 수 없는 권한이며, 이는 유엔 헌장에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인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북한 정권은 수령 독재를 옹위하는 것이 주민들의 최대 임무이자 영광이라고 선전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나름의 인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인권은 각국 나름의 사정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인권의 상대적 성격'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잘못된 관점입니다.

'내재적 접근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인권은 보편적인 것입니다. 중국의 인권과 미국의 인권이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전 보편적 인권 대신 상대적 인권을 주장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북한인권법이 발효됐고, 미국은 12년 전부터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 국민들의 세금으로 북한인권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같은 민족으로서 북한인권에 대해 책임과 역할이 있는 당사자이기에, 미국 못지 않게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런 안보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기독교는 유일신이신 하나님을 믿는 종교입니다. 하지만 공산주의는 무신론에다 '종교는 아편'이라며 배척합니다. 공산주의가 전 세계에서 무너졌는데, 북한에만 남아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불과 북방 40km에, 김정은 수령 독재 체제가 건재합니다. 이렇게 위험한 곳이 전 세계에 또 있을까요.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의 복음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복음을 계속 간직하려면 대한민국을 좌경화나 공산화로부터 막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대단히 혼란스러운데,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이러한 정신으로 철저하고도 분명한 입장을 갖고 단결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사드나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는 확실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천주교인이나 개신교인들 중에 북한에 동조하는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있다는 점이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예수님의 정신을 생각한다면, 인권을 유린하는 마귀와 같은 체제에 동조할 수 있습니까?"

저자 홍관희 교수는 서울대 사범대와 美 조지아대 정치학 박사를 졸업하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연구실장,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후 국방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재향군인회 안보문제연구소장을 지낸 후 현재 안보전략연구소 소장, 자유연합 공동대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와 한국의 국가안보>, <북한자유선언(공저)>, <위기의 한국 안보(공저)>, <한반도 대격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