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 심포지엄
▲제13회 군선교신학 연구논문공모 당선작 시상식과 제16회 군선교신학 심포지엄 참석자 단체사진. ⓒ이지희 기자

군복음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사역하는 군종목사와 군선교 교역자의 파트너십은 효과적인 군선교 사역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군선교 교역자는 1990년대 이후 활발한 진중교회 건축 운동에 따른 대대급 교회의 증가로 부족한 교역자를 지원하기 위해 2001년 국방부 훈령 제정으로 적극 유입되었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MEAK, 2015년 통계)에 따르면 현역 장교인 군종목사는 262명이며 민간인 신분의 군선교 교역자는 이보다 2.4배 많은 총 642명(전담 426명, 비전담 216명)으로 나타났다.

제16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 심포지엄
▲한국군선교신학회 회장 이종윤 목사가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국방부 훈령 제정으로부터 15년이 흐른 지금, 군종목사와 군선교 교역자의 협력으로 건강한 군선교 사역을 하는 곳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군종활동 주체와 활동 영역, 지휘계통, 교회 재정 운영 등 군종활동에 대한 상호 견해 차이에 의한 갈등과 군선교 교역자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임지 마련을 위한 '사역지 쪼개기' 현상이 일어나는 등 문제도 나타났다. 이러한 갈등은 군종목사와 군선교 교역자의 상생과 협력을 통한 군선교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실제 군선교연구소 대대급분과 연구위원 안만국 목사(성불무리교회)가 올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군종목사 42명 중 66.7%(28명)가 군선교 교역자를 진정한 동역자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군선교 교역자 75명 중 29.4%(23명)만 군종목사들이 진정한 동역자로 인정해주고 있다고 응답해 차이를 보였다.

6일 감리교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는 MEAK 부설 한국군선교신학회(회장 이종윤 목사)가 군종목사와 군선교 교역자의 효율적인 파트너십을 제안하기 위한 제16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 심포지엄을 열어 군선교 사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날 이종윤 목사는 "신학은 몸의 뼈와 같아서 꼭 필요하다"며 "우리 군선교는 신학을 든든히 세우고 그 앞에서 날마다 성장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종윤 목사는 "군종목사와 군선교 교역자가 어떻게 더불어 일하는가를 신학적 입장에서 분명히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같은 목회자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사역하는 만큼 신학적 입장에서 토론하고, 서로 존중하여 앞으로 좋은 협력관계가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파트너십을 통한 군선교사역(군종목사와 군선교 교역자를 중심으로)'을 주제로 한 이날 행사에서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실제적인 파트너십 강화 방안과 군선교 교역자 제도 혁신 방안이 제시됐다.

군종목사와 군선교 교역자, 진정한 동역자 의식 가져야

안만국 목사(성불무리교회)는 '군종목사와 군선교 교역자 간의 효율적인 파트너십 강화 연구 방안'이라는 주제 발제에서 "군종목사로서 군선교 교역자들에게 바라는 핵심 사항은 '모든 사역을 규정과 원칙에 맞게 무리 없이 사역해주기 원하는 것'이고, 군선교 교역자로서 군종목사들에게 바라는 것은 '진정한 동역자로 인정하고 따뜻하게 감싸주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었다"며 두 사역 주체 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양자 간의 인식 변화가 선결 과제임을 지적했다. 안 목사는 이에 대해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함께 선교적 목적 안에서 공생하는 진정한 동역자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제대별 파트너십 강화 방안으로 ▲군사령부급 이상 국방부=군종목사단 대표와 군선교 교역자 간 수시간담회, 각각의 수련회 시 대표자 초청 대화 시간 마련, 연말 군선교사 초청 위로 및 격려 예배, 6.25 구국성회 시 군선교 교역자 참여기회 확대, 장기적으로 통합 수양회 개최 ▲군단급 부대(지역 군목단)=연 1회 민간 성직자 소집 교육 시 현역과 연합행사, 분기 1회 연합 부대 안전 기도회, 군단 교회서 군선교 교역자 초청 헌신 예배, 군단 내 군목 및 군선교 교역자 연합 수련회 ▲사단급 부대=사단 MCF조찬기도회 동역, 대대단위 순회 부대 안전 기도회, 사단교회에서 대대급교회 예배 지원, 사단 내 군목 및 군선교 교역자 연합 수련회, 사단 군목 주기적으로 예하부대 방문 지도 및 격려 ▲각 교단=통합 조찬 기도회 정예화, 수시 대표 간 간담회, 장기적 통합 수양회 실시 등을 제안했다.

안만국 목사는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제도 및 환경 개선 사항으로 "지난 2001년 제정된 '군 종교활동 지원 민간 성직자 관리 훈령'(국방부훈령 제 1338호, 2011년 7월 22일 개정)이 군선교 환경과 시대 환경 변화에 부응하도록 재개정되어야 한다"며 "특히 제11조 2항에서 군종참모(군종장교)는 정기 종교 행사 이외의 특별 종교 행사를 위해서는 민간 성직자의 해당 부대 종교 시설에 대한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어 목회 자율성을 제한할 여지가 충분하고, 자칫 파트너십을 저해할 소지가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위한 '국방부 훈령 개정 위원회'를 조직하고 군선교 교역자 대표를 참여시켜 의견을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교회에서도 군선교 교역자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정서적, 영적, 물질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MEAK와 각 교단 군선교 지원부서 역시 구체적인 후원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을 요청했다.


제16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 심포지엄
▲제16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 심포지엄에서 주제발제를 한 안만국 목사(좌측)와 정재원 군종목사(우측). ⓒ이지희 기자

협력선교 위한 '계약직 군무원 제도' 제안

군선교연구소 정책분과장 정재원 군종목사(육군3군단 기린대교회)는 '군선교 교역자 제도 혁신 방안 연구'를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협력선교' 개념의 군선교 적용을 위해 "신분, 나이, 재정 여건이 지나친 불균형 속에서는 협력적 군선교가 되기 어렵다"며 "군종목사의 동역자이자 파트너인 군선교 교역자들이 호소할 수 있는 신분 한계, 재정문제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도를 전략적으로 보완해가는 방향으로 추진,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재원 군종목사는 군선교 교역자 제도 혁신을 위한 9대 방안으로 ▲정원제 ▲정년단축 ▲평정작성 ▲순환보직제: 관리의 체계화 ▲인턴십 제도: 선발과정 강화 ▲비전담 군선교 교역자 관리 ▲군선교교육원 혁신 ▲군선교 교역자 파송교단 정비 ▲후원제도 정비를 꼽았다. 그리고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방안으로 '계약직 군무원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정재원 군종목사는 "이는 군선교 교역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분야인 군내 신분보장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며 "군선교 교역자들을 계약직 군무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정원제, 정년제, 순환보직, 평정작성, 파송교단 정비 및 생활비 지원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군선교 교역자들의 정예화, 체계화, 전문화를 이루는 가장 강력한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이를 위한 타종교와의 합의 및 구체적 절차와 군선교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계약직 군무원 제도'의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제도로 '병영생활 전문 상담관' 제도를 들었다. 병영 내 장병 상담과 사고 예방을 위해 시범운영을 거쳐 2008년부터 본격 시행하면서 올해 369명(2017년 406명 예정)의 병영생활 전문 상담관이 계약기간 2년(1년 단위 재계약)간 기간제근로자로 월 267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고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군선교신학회 실행위원 주연종 목사(사랑의교회)의 사회로 군선교 교역자 회장 양종환 목사의 기도, 이종윤 목사의 기조강연, 주제발제, 한국군선교신학회 실행위원 이규철 목사(안동성결교회)의 논찬 등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이날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부에 군선교 교역자 운영시스템을 위한 정식건의를 할 계획이다. MEAK 총무 김대덕 목사는 "다음세대, 청년전도 사역의 심장부가 바로 군선교 사역"이라며 "특별히 국가안보적 측면과 교회 전도 측면에서 오늘 심포지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목사는 "한국교회 다음세대 사역을 위해 군인교회가 바울 역할, 일반교회가 아볼로 역할을 맡아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정책과 제도로 발전하기 위해 오늘 심포지엄이 동기부여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제16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 심포지엄
▲제13회 군선교신학 연구논문공모 당선작 시상식 후 수상자들과 주요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에서 다섯 번째부터 순서대로 장려상을 수상한 김성훈 군종목사, 우수상을 수상한 오상익 군종목사, 이종윤 목사, 장려상을 수상한 황미선 목사. ⓒ이지희 기자

심포지엄에 앞서 제13회 군선교신학 연구논문공모 당선작 시상식은 한국군선교신학회 실행위원장 최희범 목사의 심사평, 회장 이종윤 목사의 시상과 인사 등으로 이어졌다. 오상익 군종목사(공군 제주관제대대)가 '남·북통합 과정에서 군선교'를 주제로 우수상을 받았고, 황미선 목사(한양대병원 원목실), 김성훈 군종목사(1공병여단)는 각각 '군 장병의 위기 대응방안으로서 신앙활성화에 관한 연구', '장병의 군복무 중 종교 변화와 군선교 전략 연구'를 주제로 장려상을 받았다. 오상익 군종목사는 수상 소감으로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하고 준비하라는 뜻으로 알고 최남단 제주관제대대에서 더욱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섬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군선교신학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심포지엄에서 발제한 논문과 군선교신학 논문공모 사업에서 채택된 논문, 교계 신학교수들로 구성된 연구위원의 연구논문들을 묶어서 단행본으로 출판, 2004년 1권 출판 이후 이날까지 총 15권을 출판했다. 군선교신학 논문집은 한국연구재단에 공식 등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예배는 육군군종목사단장 이정우 군종목사의 인도로 공군군종목사단장 우기식 군종목사의 기도, 국방부 군종정책과 이희찬 군종목사의 성경봉독, CCM 가수 하나향의 찬양, 전준구 로고스교회 목사의 설교(시133:1~3), 한국군선교신학회 실행위원 강사문 목사의 축도 등으로 진행됐다. 전준구 목사는 "안보의 위기, 경제의 위기, 무엇보다 영적인 위기의 시대에 60만 군장병의 영혼을 살리고 지켜 하나님 나라를 이루려면 합력하는 길밖에 없다"며 "군종목사와 군선교사역자들이 각자의 주장과 경험, 지식을 다 내려놓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군선교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