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미주장신
▲1.5세 출신 신학자인 캐더린 안 교수가 이날 발제했다. UC데이비스와 골든게이트침례신학교(현, 게이트웨이신학교)를 졸업하고 풀러신학교에서 교회사로 Ph.D. 학위를 받은 그는 현재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교수로 섬기고 있다.
교회 내에서 여성의 역할은 무엇인가? 특히 여성 사역자들의 진로는 어떻게 개발되어야 하는가? 남녀평등의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남성 중심으로 이뤄지는 교회 사역 구조에 대해 캐더린 안 교수가 답했다. 그는 "남성과 싸우라"거나 "불평등한 구조를 개선하라"가 아닌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그리스도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부터 회복하라"고 주문했다.

3일(현지시간)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회와 CWMM(Center for Women in Minister and Mission)이 공동으로 "여성 사역자의 진로와 역할"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초대 교회와 여성"을 주제로 발제한 안 교수는 교회 역사학자답게 예수님 시대부터 사도 시대, 교부 시대까지 여성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먼저 설명했다.

그는 "기록과 자료의 한계로 인해 여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는 물론 유대교와 비교할 때에도 기독교나 신약성경에서는 여성에 대한 언급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예수님 자신이 먼저 그 시대에 인간으로 취급받지조차 못했던 여성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만나셨다. 사마리아 여인, 이방 여인, 심지어 창녀들까지 성경에 기록된 것은 그 시대에서는 파격 중의 파격이었다.

1.5세 출신 여성 신학자의 거침없는 촌철살인은 계속 이어졌다. 안 교수는 "예수님의 삶 가운데 중요한 순간에는 늘 여성이 있었다. 예수님은 태어나실 때 15-16세로 추정되는 가녀린 소녀의 몸에서 태어나셨다. 고난 받으실 때 십자가 아래에 있던 자들도 여성이었고 부활하셨을 때에 그 부활을 목격하고 부활의 첫 증인으로 보냄을 받은 사람도 여성이었다. 이런 순간들 가운데 남성들은 도대체 다 어디에 가 있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여성들로부터는 웃음이 나왔고 남성들은 멋쩍은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고린도전서 14장 34절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에 대해 "그 시대 고린도 교회를 소란케 하던 여성들에 대해 바울이 경고한 것이지 이 구절을 갖고 여성들의 사역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이 구절을 '여성은 교회에서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조용히 하란 것'이라 해석한다면, '여자는 잠잠하라'고 말했던 당사자인 바울이 로마서 16장에서 동역자들을 언급하는데 다수가 여성인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라고 했다. 안 교수에 따르면, 그 동역자 가운데 가장 먼저 언급되는 존재인 뵈뵈는 여성이지만 집사였다. 그 당시 집사는 현재의 장로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 언급되는 브리스가는 남편 아굴라보다 먼저 이름이 나온다. 또 안드로니고와 유니아는 헬라 원문에 따르면 사도로 일컬어지는데 이 중 유니아는 여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 교수는 "예수님은 들판이나 호수, 길거리에서 사람만 있으면 말씀을 전하셨다. 여성들도 조직이 없고 건물이 없던 초대교회 시대만 해도 활발히 사역했다. 그러나 후기 교부시대를 거치면서 교회가 황제의 교회, 정부의 교회, 힘과 조직을 갖춘 교회가 되면서 성직자 중심의 교회로 변했고 여성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은 성별을 보지 않으시고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보신다. 그리스도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시는 사역을 잘 감당하면 된다. 왜 남이 하는 사역을 보며 따라 하려고 애쓰나? 나를 아시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가치를 확인하고 그 계획을 따라가는 승리자가 되자"고 격려했다.

여성 미주장신
여성 미주장신
▲세미나에서 질의 응답 시간에 참여한 여성 사역자들.
안 교수의 발제 후에는 다양한 실제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역을 소개하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누었다. 베델한인교회에서 장애인 사역을 하는 박종희 전도사, 뉴욕프라미스교회·감사한인교회에서 수십 년간 부목사로 섬기고 은퇴한 한정자 목사, 그레이스미션대학교 선교무용과 교수이자 전문 무용가인 손문미 선교사, 청소년 선교단체 글로벌유스의 김윤희 대표, LA씨티교회의 써니 김 담임목사 등이 여성으로서의 독특한 사역을 소개했다. 사회는 조직신학자이자 여성신학자인 리폼드대학교의 조진성 학장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