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용재 목사) 산하 평신도 단체들이 'NCCK 탈퇴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나서자 감리교 소속 일부 목회자들이 '에큐메니칼운동의 곡해를 염려하는 감리교인들의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만류하는 성명을 23일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보도자료로 낸 이 성명에서 이들은 "만약 감리교단이 NCCK를 탈퇴할 경우, 이것은 시대 역행적인 한국 개신교의 보수화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일이자 기독교 신앙 양식을 철저하게 양분시켜 종교개혁 500년을 맞아 개신교를 재차 분리시키는 일이고 감리교단의 전통을 잇고자 하는 진보성향의 목사와 평신도들 간의 심각한 내분을 통해 교단 형세가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같은 탈퇴 운동이 "WCC(세계교회협의회)와도 담을 쌓는 일이될 것"이라고 한 이들은 "종교개혁 500년을 앞둔 개신교회, 무엇보다 감리교단이 WCC 탈퇴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시대를 분별치 못한 처신이자 정치권에 포섭된 일부 정치 목사들의 판단에 휩쓸린 가벼운 행동거지가 아닐까 심히 걱정스럽다"고까지 했다.

특히 이들은 "북한의 인권 역시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다"면서 "북한 인권에 문제없다 말하는 사람은 세상 누구도 없을 것이다. 인권은 보편적 가치이기에 폐쇄된 북쪽 상황에서 실현되기 더욱 어려울 것이라 충분히 판단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분단 고착화가 장기화될수록, 상호 전쟁 위협을 가중 시키는 한, 북쪽 인권은 보편적 가치로부터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과 달리 '주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북쪽의 자존심을 존중하는 정책적 판단 역시 그래서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우리를 종북이라 하면 상대들이 종미적 사고에 치우쳤다는 뜻일 것이며 좌파라 할 경우 그들이 실상은 천민자본주의에 종노릇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것"이라며 "그렇기에 향후 이런 용어들을 피차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한편, 이 성명서에는 '에큐메니칼운동의 곡해를 염려하는 감리교인들의 모임'이라는 이름 아래 김성복, 김종구, 김종훈, 민영진, 박덕신, 송병구, 신경하, 윤병조, 이광섭, 이정배, 이충재, 전용호, 정지강, 차경혜, 최병천, 황문찬이라는 이름이 함께 올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