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위 이정환
▲이정환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예장 통합 제100회기 특별사면위원장 이정환 목사(팔호교회)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특별사면에 대해 대해 설명했다.

이정환 목사는 먼저 일각의 '사면 취소' 주장에 대해 "사면 선포는 제100회 총회 결의사항을 이행한 것으로, 총회 결의를 어느 누구도 취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특별사면위원회는 상설 기구가 아니라 제100회 총회가 결의해서 만든 특별기구로, 100회기 내에 사면하도록 결의했다는 뜻"이라며 "특별사면위는 총회 결의에 의해 사면 업무를 진행했을 뿐이고, 총회장에게 보고한 뒤 총회장이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면을 선포한 것으로 총회장이 할 일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다음 주 열릴) 제101회 총회에서는 100회 총회가 결의한 사면에 대해 경과를 보고하는 것으로 끝나고, 이를 받을 것인지 새롭게 결의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사면위는 101회 총회가 시작되면 자동적으로 없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개별적으로 봤을 때는 특별사면위나 임원회가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총회 결의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한 일"이라며 "특별사면위나 총회장, 임원회는 총회 결의를 위배할 수 없다. 사면을 선포하기 전까지는 임원회가 특별사면위에 더 의논하라는 등의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이미 선포한 것은 재론할 수 없다"고 했다.

'주기철 목사의 징계가 번복됐듯, 총회원들이 사면을 철회시킬 수 있지 않으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 목사는 "주 목사님도 '사면' 절차를 밟은 이유는, 총회 결의를 총회 결의로 번복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총회헌법에 따르면 총회장의 행정행위에 위법이나 이의가 있다면 총회장을 상대로 특별심판 청구가 가능하다. 주 목사님은 특별심판 과정 없이 사면으로 복권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사면위는 왜 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의 결정을 따르지 않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이대위에 의뢰해서 결과에 따라 조치한다는 것이 원안이지, 이대위 결정을 따른다는 내용은 애초에 없었다"며 "그렇지 않으면 특별사면위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故 박윤식 목사 건(평강제일교회)의 경우 특별사면위 표결에서 부결됐는데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특별사면위에서는 임원회에 가결된 사항만 보고한 게 아니라 부결된 내용들까지 모두 보고했고, 최종 결정은 총회장과 임원회가 한 것"이라며 "대상 9건 중 4건만 표결 처리했고, 나머지 5건은 일괄 부결됐다"고 말했다.

'총회장이 최종 결정한다는 말은 총회 결의와 어긋나는 일 아닌가'라는 질문에도 "사면 대상에 대한 심사는 특별사면위에서 하고, 최종 결정은 총회장이 하는 것이다. 특별사면위의 역할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면을 건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총회장은 총회헌법상 사면권이 없고 그런 법 규정도 없지만, 제100회 총회가 총회장과 임원회에 이를 위임한 것을 총회장은 집행했다"며 "사면 선포는 총회장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제100회 총회의 결의사항으로, 총회장 개인이 사면권을 갖고 있지 않듯 총회가 허락한 범위 내에서만 할 수 있다. 옳든 그르든 총회 결의를 따라야지,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장신대 교수들과 여러 신학대 교수들이 사면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우리 교단은 총회가 한 일에 대해 얼마든지 진정이나 탄원, 청원과 질의, 재판 청구 등을 통해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는데, 교수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집단행동을 했다"며 "사립학교 교원은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집단행위가 금지돼 있고, 이는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 이 행위는 실정법도 교단법도 위반한 것"이라고 지작했다.

또 "교수들이 어린 애들처럼 속된 말로 패거리 모아서 도장 찍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행동을 했는데, 이래서야 학생들이 데모하고 시위하고 학교나 교단 밖으로 뛰쳐 나가서 성명을 내는 일을 컨트롤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내용에 대해서도 "이대위 운영지침을 왜 지키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특별사면위가 왜 이대위 운영지침을 따라야 하는가"라며 "이대위 운영지침 자체도 모순인 것이, 이단 의혹자들에 대한 심사나 재심의 경우 교단 내 인사들은 소명 기회를 주면서 교단 바깥 인사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번에 사면을 심사하면서 대상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했던 이야기가 바로 '이렇게 소명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하더라. 교수들의 요구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또 한기총 문제를 꺼내면서 '한기총이 이단 문제 때문에 분열됐다'고 하는데, 한기총이 왜 이단 문제 때문에 분열됐나. 대표회장 자리 놓고 정치 싸움 하다 불리해지니 뛰쳐나온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사면 대상인 평강제일교회 측이 국민일보 광고를 통해 '처음부터 잘못이 없었다'는 표현을 했다는 대목에 대해선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한다"며 "그런 내용도 물론 있었지만, 전체 맥락은 앞으로 한국교회 앞에 잘 하고 고치겠다는 나름의 다짐이 함께 들어 있었다. 그렇다면 어디에 방점을 찍고 읽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기독교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 기독교 정신이 있는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과연 나타나고 있는가, 이런 부분들이 너무 안타깝다"며 "저도 이대위에서 9년간 봉사했기 때문에 알 만큼 안다. 책잡으려면 얼마든지 책잡아서 취소시킬 수 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해서 모두가 '내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티만 보고 있다'. 그것보다는 지켜보면서 덮어주자는 것이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도 도저히 안 되겠다면 그때 가서 다시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환 목사는 "사면하는 것은 이단 해지가 아니다. (사면 대상자들에게)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문제들 대부분이 '비본질'적인 것"이라며 "그래서 재교육을 할 것이다. 그렇다고 말 안 들으면 사면을 취소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모두들 교회 개혁과 갱신을 다짐했으니 옆에서 도와주겠다는 것. '갑질'이 아니라, 약한 형제를 돕겠다는 말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