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약학회가 지난 10일 서울 신촌성결교회 성봉채플 채움2실에서 제19회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날 김학철(연세대)·김충연(감신대) 박사, 정혜진 박사(cand., 이화여대)가 발표자로 나섰다.

특히 '믿음, 인간의 행위인가 하나님의 선물인가?'를 제목으로 발표한 김충연 박사는 "에베소서 2장 1~10절을 중심으로 여전히 교회와 신학자들 사이에서 논쟁 중인 '믿음'의 출처가 누구, 혹은 어디인지, 그리고 그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를 재고(再考)하려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에베소서) 본문으로부터 해석할 수 있는 것은 구원은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지만, 인간이 그 구원을 경험하고 그것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한 인간의 믿음은 은혜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따르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그럼에도 이 '믿음'을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으로 보려는 학자들은 9절의 시작 즉,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라는 표현에서 그 근거를 찾으려 한다"며 "이들은 만약 믿음이 인간의 행위라면 그것이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라는 9절의 내용과는 상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기서 말하는 '행위'는 '율법의 행위로 구원을 받는다'는 유대교의 가르침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지 인간의 전반적인 모든 행위를 부정하기 위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그렇다면 이런 맥락에서 8절의 '믿음으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구원은 하나님으로부터 기인하지만, 인간의 믿음을 통해 성취되는 것"이라며 "구원이 인간의 행위나 업적으로부터 기인하지 않기 때문에 자랑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은혜로'와 '믿음으로'는 인간의 공로를 암시하는 것과는 정반대를 제시하는 분리 할 수 없는 짝이라고 설명하며 '하나님의 은혜의 행위는 구원의 근거이며, 믿음은 그것에 의해 한 사람의 삶에 효과를 가져오는 수단'으로 보는 링컨의 해석은 옳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Caird와 같은 학자들은 믿음 또한 하나님의 선물로 설명하려한다"며 "그렇다면 믿음이 없어 구원받지 못한 자들은 하나님의 이 선물을 받지 못한 것인가? 믿음이 선물이라면,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는 그러한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 받기를 원하시는'(딤전 2:4) 하나님과 배치되지 않는가? 이렇듯 믿음 또한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보려는 것은 또 다른 보충적인 교리적 해설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앙적인 고백의 해설은 자칫 본문해석을 어렵게 할 수도 있게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믿음은 하나님의 구원을 받아들이고 따르는 인간의 결단이며 수용의 행위인 것"이라며 "링컨이 지적한 바와 같이 구원이 전적으로 하나님에게서 오듯이, 믿음은 하나님이 베푸신 구원에 대한 인간의 행위나 반응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하나님은 구원을 선물로 베푸시고, 인간은 믿음으로 그것을 취해야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에베소서 저자는 인간의 '행위'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행위'가 구원의 출처가 될 수 없음을 말하는 것뿐"이라며 "즉, 선행은 인간 구원의 전제 조건이 아니다. 그러나 믿음을 포함해서 인간의 선한 행위는 구원의 완성으로의 출발점이며 구원 받은 자의 삶의 목적이기도 하다(10절)"고 했다.

김 박사는 "믿음은 인간의 행위인가 하나님의 선물인가? 이에 대한 전통적인 시각은 믿음을 하나님의 선물로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Lincoln, O'Brien, Yee, Hoener, Heil 과 같은 학자들에 의해 새로운 관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이들의 에베소서 연구에 따르면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반응이요, 의지의 표현에 가깝다"고 했다.

아울러 "에베소서 저자는 한편으로는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은혜의 선물임을(인간의 어떠한 행위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기에 자랑할 수 없다. 구원의 시발점은 하나님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은 그 선물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인 믿음이라는 행위의 수단을 통해서 그 구원에 참여하게 되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