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문양호
▲문양호 목사.
기대하던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 전부터 사역하는 곳 근처 대형서점에 책이 입고되기를 바랐는데, 입고되지 않았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에서 책은 미입고되어 있었다.

책은 좋아 보이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 고민되긴 했지만, 꼭 두고 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리해서라도 한권쯤 구비하려고 하는데....

하지만 이 책을 사려는데, 자꾸 이전에 자주 가던 동네 기독 서점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든다. 마일리지도 일부 있는 것 같아 책을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벌써 십여 년 전부터 이용했던 곳이다. 심지어 서점 사장님이 바뀌었는데도 이용했던 곳이다. 나름 책을 잘 구비해 놓으시기도 했고 친절하셔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몇 년 전 집을 이사한 후로는 거리가 멀어, 일부러 가지 않는 한 그곳에 가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대형서점이 집 근처와 사역하는 곳 근처에 각각 있어 더더욱.... 그런데 며칠 전부터 가보고 싶었다. 아니,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가라는 무언가의 압력이 더 나를 사로잡았다.

그래서 그곳에 갔다. 갔더니 원하는 책이 평대에 놓여 있었다. 그래, 그럴 줄 알았다. 그리고 간 김에 내가 잘 사용하는 자석 북마크도 하나 구매하기로 했다. 계산을 하며 서점 사장님께 요새 서점 경기가 어떠냐고 물었다. 물으면서도 아차 싶긴 했다. 힘들 때 힘드냐고 묻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그런데 돌려 말씀하시지도 않는다. 무척 어렵다고 하신다. 부드럽게 이야기하시지만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몇 년 동안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긴 했었지만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씀하시지는 않았는데....

2014 도서전 기출협

나름 지역 서점의 한계를 벗어나려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인터넷몰을 운영하셔서 대비도 했고, 그 인터넷몰을 이전 고객들이 계속 이용해 주는 편이라 좀 버틸 만하다고 하시지만, 사장님 얼굴이 무척 힘들어 보이신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이 죄책감이 든다. 조금 싸다는 이유로 대형서점만 갔던 것이 나다. 안 그래도 불황인데, 책을 좋아하고 서점을 사랑한다는 나 자신도 더더욱 서점 죽이기에 한몫 한 것은 아닐까!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구매하고 이용하는 전반적인 것에도 책을 사랑하는 방법이 깃들어야 할 듯 싶다.

최근 작은 서점, 특성화된 서점이 생겨난다는 기사를 보곤 한다. 물론 그런 일은 극히 일부다. 굳이 서점으로 밥벌이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살 기본 바탕이 되어 있을 때에 가능한 일이다.

너무 편한 것, 당장의 이득만 따져 내 자신도 '서점 죽이기'에 편승한 듯 싶다. 반성하며 오늘 산 책과 북마크를 만지작거려 본다.

/문양호 목사(북뉴스 편집위원, 함께만들어가는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