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교법 입법청원 국민운동본부

2016년 하반기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탐색을 지원하는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됐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 없이 진로탐색, 동아리, 예술·체육 활동 등을 하는 것으로,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진로체험 계획을 세우면 학교가 출석을 인정하는 자기주도 진로체험과 한 학기 두 번 이상의 종일체험 활동도 포함하고 있다. 학생생활기록부에는 서술형으로 기재되며 고교 입시에도 반영하지 않는다. 정부는 2013년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부터 모든 중학교가 교원,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1학기 사이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할 학기를 선택하도록 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교사나 기존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나서야 하며, 마땅한 자발적 참여수업 프로그램이 부족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고 자칫 사교육 시장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공교육의 대안으로 등장한 대안학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안학교 500여 개 중 허가받은 학교는 5%가 안 되며, 대부분은 커리큘럼, 교육비 등에서 법의 간섭과 침해를 피하고자 자발적 미인가 대안학교로 남아 있다. 특히 현재 대안학교법으로는 교회가 원하는 신앙교육과 지성교육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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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자유학교. ⓒ자유학교법 입법청원 국민운동본부

그래서 최근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자유학교다. 지난 4월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발족한 '자유학교법 입법청원 국민운동본부' 김재헌 본부장은 "대안학교는 현행 학교에서 부적응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자유학교는 그것을 뛰어넘어 국가 주도의 교육 형태를 민간이나 개인, 단체가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주일학교도 부흥시켜야 하지만, '선데이(Sunday)' 스쿨뿐 아니라 사실 '에브리데이(Everyday)' 스쿨을 세워야 진정한 기독교 가치를 가진 미래 세대를 양성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의 의무는 있지만 취학의 의무 없는 교육 강국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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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국부로 불리는 그룬트비 목사는 내발적 발전론을 주장하며 자유학교를 세워 평민을 깨우고 덴마크를 부국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었다. ⓒ자유학교법 입법청원 국민운동본부

자유학교는 덴마크의 실천적 사상가이자 목사인 그룬트비에 의해 150여 년 전 시작됐다. '덴마크의 국부'로 불리는 그룬트비 목사는 19세기 중반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영토의 25%를 잃은 조국을 일으키기 위해 스스로의 노력과 능력, 내부의 자원을 찾아내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민족을 축복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내발적 발전론을 주장했다. 이를 구체화 한 것이 자유학교다. 자유초등학교, 자유중학교, 시민대학 등이 세워지면서 평민을 깨우고 이들이 다양성을 가지고 일하게 하면서 덴마크는 부국으로 성장했다. 공립학교에서의 의무교육뿐 아니라 교육부가 제시한 기준에만 맞으면 정부는 별다른 간섭 없이 재정을 지원한다. 교육의 의무는 있지만, 취학의 의무는 없는 덴마크에서 자유학교는 창의성, 자율성, 협동적 실천이라는 핵심적인 정신 위에서 존재한다. 현재 덴마크에는 자유학교가 500여 곳이 있으며 전체 학생의 13.4%가 공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올해 전국 중학교에 도입되는 자유학기제는 아일랜드, 덴마크 등이 모델이 됐다. 덴마크에서는 초중학교 졸업생이 1년간 선택적으로 자유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한 자유학기제(애프터스쿨제)를 운영한다.

이처럼 교육 선진국에서는 국가 행정당국의 간섭은 최소화하고 삶을 가르치는 교육, 내재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학교설립의 자유, 또 학교선택의 자유, 진로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현행 교육법 상 학교 밖 모든 교육은 교육법 위반, 대안학교법 위반, 학원법 위반으로 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유학교법 입법청원 운동 본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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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교법 입법청원 국민운동본부 김재헌 본부장은 “한국교회가 주일학교도 부흥시켜야 하지만, 사실 ‘선데이(Sunday)’ 스쿨뿐 아니라 ‘에브리데이(Everyday)’ 스쿨을 세워야 진정한 기독교 가치를 가진 미래 세대를 양성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지희 기자

자유학교법 입법청원 국민운동본부는 다음 총선인 4년 뒤까지 총 300만 명의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창중앙교회(이병렬 목사), 광명 한소망교회(김성일 목사), 서울 영광교회(김변호 목사), 인천 산곡제일교회(이용범 목사), 부산 말씀교회(김두식 목사), 광주 광산교회(윤홍성 목사) 등 전국 18개 지역 교회에서 세미나와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김재헌 본부장은 "한국교회 회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다음세대를 위한 대안교육밖에 답이 없다"며 "지난 1년간 물밑 작업으로 전국 조직을 만들어 우선 전국 1천여 개의 교회를 돌며 한국교회가 빼앗긴 '교육'이라는 부흥카드를 국가로부터 되찾는 운동을 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오프라인으로 1만3천여 명이 서명했고, 온라인으로는 3천여 명이 서명했으며, 연말까지 10만 명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자유학교법 입법청원 국민운동본부는 자유학교법이 통과되면 중형교회 이상 교회가 학교를 세울 때 국가로부터 지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년에 자퇴생이 7만여 명, 현재 공교육 밖의 학생이 35만 명이라면 교육부 1년 예산 중 일부는 이들 개인이 자유학교, 대안학교, 직업훈련학원 등에서 교육받기 원할 시 바우처 형태로 교육기관에 지급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계속)